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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남주 누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어요? 앞으로 남주 누나 말은 귓등으로 들어요.”

형수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평생 이렇게 살라고요? 생리적 욕구는 내가 직접 해결한다 쳐도 수호 씨 형이 안 되면 내가 아이를 가질 수가 없잖아요. 이건 나 혼자 어떻게 할 수도 없다고요.”

나는 형수가 얼마나 불만이 많은지 보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형수가 얼마나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이때다 싶어 형수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럼 나는 어때요? 낯선 남자보다 차라리 나를 선택해요.”

“나도 수호 씨를 선택하고 싶어요. 하지만 수호 씨와는 관계가 관계인지라...”

“만약 형도 그걸 원한다면요?”

나는 이참에 형의 계획을 사실대로 말할 생각이었다.

툭 까놓고 말해 버리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일 수도 있다.

모두 솔직히 말해버리면 서로 속일 필요도 없고.

하지만 형수가 대뜸 말했다.

“그럴 리 없어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머리가 잘못된 게 아니면 모를까?”

“왜 안 돼요? 형도 본인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잖아요. 만약 형도 형수처럼 이혼하고 싶지 않고 또 형수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 한다면요?”

나는 은근슬쩍 형수한테 귀띔했지만 형수는 여전히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리 없어요. 수호 씨는 아직 동성 씨를 모르네요.”

나는 형수의 말에 멍해졌다.

형에 대한 인식이 아직 예전에 멈춰 있는 건 사실이다. 사회의 시련을 겪으면서 그동안 형이 많이 변했는데 그걸 내가 아직 모르고 있으니.

때문에 나는 입을 다물고 형수가 하는 말에 귀 기울였다.

“그러면 형이 왜 무조건 반대할 거라고 생각해요?”

형수는 내 물음에 확신하는 듯 대답했다.

“수호 씨가 본인 동생이니까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다면서요. 툭 까놓고 동성 씨가 없으면 지금의 수호 씨도 없었을 거잖아요.”

나는 형수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내 인생에서 형이 참으로 많이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내 정신적 기둥이 되어주었고 물질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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