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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뭐야? 여자 셜록 홈즈라도 돼? 통찰력과 추리 능력이 너무 뛰어나잖아.’

게다가 말투가 대담한 걸 보니 정말 한 집씩 찾아다니면 나를 찾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 가능성에 나는 다급히 답장했다.

[대체 뭘 원해요?]

[뭐 딱히 원한다는 것보다 기분이 꿀꿀해서 술친구가 필요해요. 원한다면 해줄 수도 있고. 아무튼 난 그놈을 두고 바람피우고 싶으니까.]

나는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문자를 보냈다.

[가는 건 문제없어요. 하지만 불 켜지 마요.]

[알았어요. 본인 정체 들키고 싶지 않은 거죠? 그 요구 들어줄게요.]

나는 결국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기로 결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으니까.

결국 나는 옷장에서 옷을 뒤지다가 형이 오래전에 입었던 작업복을 찾아 입었다.

이렇게 가리면 아마 형수도 나를 알아보지 못할 거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는 15층을 향했다.

물론 여자가 약속을 어기고 불을 켜거나 내 모자와 마스크를 벗기면 어떡하나 여전히 걱정되었지만 다른 길이 없었기에 여자가 약속을 지키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1505호 문을 두드리자 검은색 란제리 속옷을 입은 여자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심지어 지독한 술 냄새를 풍겼다.

여자는 약속대로 불을 켜지 않아 나는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

그때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여자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얼굴 알아보고 매달릴까 봐 이렇게 꽁꽁 싸맨 거예요? 쳇! 난 그쪽처럼 이기적이고 잘난 체하는 남자들한테 관심 없어요. 그놈한테 복수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찾는 일도 없었을 거고.”

여자는 말하면서 당장이라도 넘어질 것처럼 비틀거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여자를 붙잡았다.

“많이 마셨어요. 부축할 테니 안으로 들어가요.”

나는 여자를 안으로 부축해 들어가고는 문을 닫았다.

집안에는 스탠드 등 하나면 켜져 있었는데 희미하고 어두워 안심할 수 있었다.

나는 여자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테이블 위에 쌓인 술병만 봐도 여자가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알 수 있었다.

“너무 많이 마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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