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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83화

Penulis: 유애
“응, 확실히 좋아졌어. 토할 것 같지도 않고, 야자가 들어있는 것 같던데. 여기서도 야자를 구할 수 있나? 아무튼 속이 아주 편해.”

경도는 북쪽에 위치해 있고, 지금은 가을이라 야자가 생산되는 곳이 없을 텐데…… 혹시 야자를 어디에 숨겨두고 있는 건가?

“궁에는 없는 게 없다. 남방에서 생산되는 야자를 받기만 하면 되는걸? 태상황의 귀영위는 대단하다.”

“귀영위?”

“응 귀영위는 태상황 재위 때 성립된 곳으로 민간과 백관 사이를 살피며 소식을 캐거나 전했는데, 부황이 재위하자 귀영위는 태상황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하게 됐지.”

원경릉은 건곤전에서 봤던 검은 옷을 입은 시위들이 생각이 났다.

“말이 심부름꾼이지, 내 생각엔 태상황님이 소식에 밝은 것을 보니 귀영위들이 아직도 세상의 모든 소식을 캐고 있는 것 같아.” 원경릉이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지, 어차피 조정에는 태상황님을 수 없어.” 우문호가 답했다.

원경릉은 방금 우문호가 한 말은 희상궁에게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희상궁은 태상황의 곁에서 여러 해 시중을 들었으니, 아마도 그녀는 귀영위 중에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내가 줄곧 너한테 숨기고 있었던 일이 있는데…….” 우문호가 원경릉을 보며 말했다.

“말해! 나 오늘 기분 좋으니까, 첩을 얻거나 여자에 관한 일 빼고는 다 용서해 줄게.”

“첩을 얻는 일은 아니지만, 여자에 관한 일은 맞다.”

“주명취?” 원경릉이 우문호를 노려보았다.

“주명취가 누구야? 모르는 사람이다.” 우문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원경릉은 그의 팔짱을 끼며 “잘 빠져나가는군”이라고 말했다.

“주명취가 누구더라? 아! 제왕비를 말하는 거구나? 그 여자에 관한 일은 아니고, 기왕비에 관한 일이다.”

“왜? 무슨 일 있어?”

“그저께 기왕비가 관음보살을 선물로 보냈잖아.”

“어. 예쁘던데? 귀한 물건이라고 휘상궁이 잘 보관한다고 가져갔어.”

“그 조각상 등 쪽에 금이 가 있었어.” 우문호는 말을 하다가 화가 치밀었다.

“금 갔어? 아까워라…….”원경릉을 실망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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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문호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낀 원경릉은 “기왕비하고 무슨 일 있었어?” 라고 물었다.우문호는 기왕부에서 있었던 일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그는 기왕비의 마지막 말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원경릉에게 당부했다.“기왕비 혹은 그 주위 사람이 우리 관계를 해하려는 말을 할 수도 있으니 어떤 말도 믿지 마.”원경릉은 웃으며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거 하나 구분 못하게?”라고 말했다.우문호는 속으로 그녀가 자신을 오해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이 둘의 관계가 좋아진 것은 원경릉이 태상황을 치료한 다음인데, 혹시 그녀가 속으로 우문호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어쩌나 걱정했다.그는 원경릉의 속마음을 듣고 싶었지만, 괜히 긁어 부스럼이 생길까 묻지 않았다.태상황이 보내준 국 때문에, 원경릉은 이틀 동안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속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전처럼 심하게 토를 하지 않았다.또한 어의가 가벼운 걷기는 된다고 해서 그녀는 매일 정원에 나와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다.기왕비 사건 이후 우문호는 매번 집을 나서기 전에 그녀에게 주위를 잘 살피고 항상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고, 서일과 어의에게 그녀가 어디를 갈 때마다 놓치지 말고 뒤를 잘 따르라고 경고했다.이틀 후, 원경병이 싱글벙글 웃으며 짐을 싸 들고 왔다.“부친께서 언니를 잘 돌보라고 하셨습니다!”“돌보라고?” 원경릉은 천방지축 원경병이 자신을 돌볼 생각에 웃음이 터졌다.“예! 명령하는 말투긴 했지만, 부친께서는 많이 나긋나긋해졌습니다.”원경병이 없는 정후부는 조용했다.원경병은 지금까지 정후부에 있던 일들을 원경릉에게 전했다.“조모는 최근 들어 밥도, 약도 알아서 잘 챙겨드시고, 운동도 하십니다. 원륜문은 호부(戶部)로 근무지를 옮겼습니다. 아 맞다 누이! 어느 날 둘째 노마님은 집사를 훈계하는데, 그날따라 조모가 이를 막아 집사를 도와주었어요! 그때 둘째 노마님 표정이 얼마나 웃기던지 놀랐는지 눈은 휘둥그레지고, 딱 봐도 기분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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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상궁이 매실탕을 들고 들어오자 원경릉은 목이 말랐는지 단숨에 그릇에 담겨있던 시큼한 매실탕을 들이켰다. “난 어쩜 이렇게 신 걸 잘 먹지?”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희상궁은 웃으며 “매운 것을 잘 먹으면 여자아이, 신 걸 잘 먹으며 남자아이라고 했습니다. 분명 뱃속에 세자가 들어 계신 겁니다.” 라고 말했다.원경릉은 빙그레 웃으며 “성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건강하게만 나와줬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맞습니다. 건강하게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죠.” 희상궁이 말했다.잠시 후, 원경병이 동그란 얼굴이 귀여운 샤오란을 데리고 들어왔다.샤오란은 겁에 질린 눈으로 원경병 뒤에 졸졸 쫓아오며 살짝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다 원경릉과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라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 모습이 마치 겁에 질린 토끼 같았다.“소인 왕비를 뵈어 영광입니다!” 샤오란이 앞으로 나와 절을 했다.“샤오란! 나하고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빨리 일어나서 앉아라.”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원경릉은 샤오란에게서 좋은 감정이 느껴졌다.‘원주도 이 소녀를 좋아했나 보군.’환하게 이를 드러내며 웃는 샤오란이 그녀를 쳐다보고는 “언니!” 라고 소리쳤다. 원경릉은 해맑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슬퍼졌다. ‘이렇게 아름답고 순수한 소녀가 늙은이에게 시집을 간다니……’원경릉은 원경병과 샤오란과 몇 마디를 대화를 나눈 후 속이 또 좋지 않아, 원경병에게 샤오란을 데리고 나가라고 했다. 그러나 샤오란은 밖으로 나가자마자 다시 들어왔다.“언니, 혹시 저 왕부에서 하루 묵어도 되겠습니까? 딱 하루 만요! 절대 막 돌아다니지 않을게요!”원경병은 놀란 얼굴로 “그건 안 돼. 형부가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어. 너는 후부 가서 자고 가.”라고 말했다.샤오란은 실망한 표정이었다.“그럼 하루만 머물러. 오랜만에 오순도순 얘기나 하자.” 원경릉은 샤오란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언니! 고맙습니다!” 샤오란은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원경릉은 녹주에게 샤오

  • 명의 왕비   제 388화

    원경릉이 힘없이 그의 어깨에 기대며 “가지 마, 여기 있어.” 라고 말했다.“애교도 부릴 줄 알아?” 우문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볼에 뽀뽀를 했다.원경릉은 눈을 감았다. 그러자 문득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다시 머리에 떠올랐다.“나는 줄곧 우리 둘만의 세상을 보내고 싶었는데, 한 명이 더 생긴다니.”“둘만의 세상? 둘만의 세상이 뭔데?”“아이가 없는 너와 나를 말하는 거야.”“왕부에도 너랑 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원경릉은 눈을 치켜트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됐다. 설명해 봤자 내 입만 아프다.’저녁밥은 도저히 넘어가지 않았다. 다행히도 상선이 직접 국을 담아 보내주었다. 한 입 먹어보니 지난번과 똑같았다. 답답했던 속이 국을 들이 켜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다.우문호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상선을 보고 “도대체 이게 뭐죠? 제발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절대 안 됩니다. 효과가 좋은 것에는 일정한 해로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태상황님은 왕비님이 아무것도 못 드시는 게 안타까워 이것을 보내시는 겁니다. 만약 밥을 잘 먹고 잘 지낸다면, 이걸 먹을 이유가 없습니다.”“안에는 야자 제비집이 들어있는 게 아닌가요? 해로운 게 하나도 없는데?”제비집이 별다른 좋은 점이 없다는 것은 그녀도 알지만 인체에 해로울 것까지는 없었다.“왕비께서는 고작 두 가지만 알아내신 겁니까?” 상선이 웃으며 물었다.“그리고 약간 감초 맛도 나고, 아닌가? 해열에 좋은 시호가 들어있나?”원경릉이 고개를 갸우뚱했다.우문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감초, 시후, 야자 즙, 제비집 이런 게 다 한 번에 들어갔다고? 맛없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아냐 진짜 맛있어! 근데 먹고 나면 위가 아파.”원경릉이 답했다.“왕비님, 구토가 멈추면 저에게 꼭 알려주세요.” 상선이 웃으며 말했다.그는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건곤전으로 돌아갔다.원경릉은 미간을 찌푸리고 “분명히 아주 이상한

  • 명의 왕비   제 389화

    “그만해! 지금 몇 시인데 그래! 나 차가운 물로 씻고 싶지 않아. 어의가 당부 한 말 잊은 거야?”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버럭 했다. 우문호는 누워서 호흡을 천천히 조절하며 불끈 솟은 마음을 다잡았다. 옆에 있는 이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요괴이고 악마이며 만질 수도 없고 안을 수도 없는 사람이다.“아미타불! 관세음보살!”원경릉은 본래 우문호 놀리는 게 재밌어서 더 그를 자극해 볼 심산이었다. 하지만 열심히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고 있는 우문호를 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미타불!” 그는 계속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눈동자 색이 짙어지면서 손이 천천히 그녀의 등을 감싸자, 원경릉은 옆에 놓인 차 한 모금을 마신 후 싱글벙글 웃으며 눕더니 그를 보며 정색했다.“나를 건드리면 안 돼. 우리 사이에는 삼팔선, 아미타불이 계시니까.”우문호는 욕지거리를 해대며 일어나 옷을 걸치고는 신발을 신고 바닥이 울릴 정도로 쿵쿵 발을 내디디며 나갔다.“왕야 또 냉수욕을 하러 가십니까?” 보초를 서다가 돌아온 서일이 그가 나가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쓸데없는 소리!” 우문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서일은 어깨를 으쓱하며 “내가 기생을 구해준다는데도 싫다고 하시니 누굴 탓하겠어?”라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우문호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이상한 온천 옆에는 냉수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원경릉이 임신한 후부터 이곳에 자주 오게 되자 탕양은 다른 사람을 시켜 그곳에 등불을 남겨두게 하였다. 등불이 어두워서 그가 병풍 쪽에 서서 겉옷을 벗고 안에 입은 침의를 벗으려고 할 때, 갑자기 그림자가 움직이더니 누군가 갑자기 뒤에서 그를 껴안았다.우문호는 웃으며 “안 잤어? 여기까지 따라와서 뭐해 빨리 가서 잠이나 자.”라고 말했다.입술이 그의 어깨에 찍혔다.우문호는 이 여인이 원경릉인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에 놀라서 자신을 껴안은 사람의 손을 잡고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둥근 얼굴, 붉은 뺨, 촉촉한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보고

  • 명의 왕비   제 3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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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마도 아닐 것이오. 아마 금나라 어린 황제가 보낸 사람일 것이오.”“그가 어찌 마마를 찾는 것입니까?”주 아가씨는 몹시 놀랐다. 금나라는 늘 진국왕이 주도하고 있어, 그 어린 황제는 존재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건 나도 모르겠소.”그 어린 황제가 왜 갑자기 자신을 찾는 것인지 택란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전에 알아본 바로는 자기가 죽은 줄 알고, 어빙술을 사용해 진국왕을 공격했다고 했기에, 택란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들이 다섯째를 어찌 찾는 것인지 알아보시오.”“알겠습니다. 사람을 보내 알아보겠습니다. 이제 막 돌아오셨으니, 먼저 들어가서 쉬시지요. 오시느라 고되었을 것입니다.”주 아가씨는 밖에 서 있는 키 큰 남자를 힐끗 보더니 바로 알아차리곤 말했다.“저분이 바로 서 대인입니까? 그가 마마를 호위한 것입니까?”“맞소. 서일 삼촌이네. 거처를 마련하여 머물게 해주시게. 절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누군가가 나를 찾아다닌다는 사실을 모르게 해야 하오. 이틀 후, 이곳을 떠나게 할 것이오.”서일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가 금나라 어린 황제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 북당 전체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금나라의 어린 황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가 이를 알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되었다.주 아가씨가 호명에게 가서 서일을 잘 안배하라는 공주의 명을 전하자, 호명이 웃으며 말했다.“서 대인께서 오셨군요. 제가 술을 준비하여 잘 대접해야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제게 맡기십시오. 절대 밖으로 나가지 못할 것입니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사람을 보내 약도성에서 가장 좋은 술을 사 오게 하고는, 일단 서일을 취하게 하기로 계획했다.서일은 오느라 고생을 많이 했지만, 강북부에 도착해 황자들과 헤어지자마자 특별히 택란을 약도성까지 데려다주었다. 택란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약도성의 상황을 살폈다.처음에 그는 거처에 정착한

  • 명의 왕비   제3155화

    우문호는 즉시 얼굴에 기쁨을 띠며 종이를 구겼다.“뭘 가져왔는가? 한 잔 마시겠네. 지금 목이 말라 죽을 지경이네!”목여 태감이 바로 들어와 차를 올리며 말했다.“어의가 처방한 화기와 열을 내려주는 약입니다. 약간 달면서도 쓴맛이 나는데, 등심초와 하기초, 그리고 연심을 조금 넣어, 열을 내리기에 제일 맞을 겁니다. 폐하께서 쓴맛을 싫어하실까 봐 꿀대추도 하나 넣었습니다!”그는 약을 탁자 위에 놓고 부채를 찾아 부쳐주려 했지만, 우문호는 이미 손으로 약그릇을 들어 가까이 가져가 불며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날씨가 조금 추운 탓에 약이 미지근한 상태로 전달되어, 몇 번 불어 마시기에 딱 적당했다.그는 약을 단번에 마시고 그릇을 내려놓은 후, 목여 태감을 바라보며 말했다.“역시 자네가 세심하군. 앞으로 짐의 기거와 음식은 자네가 더 신경 쓰게.”“이것은 소신의 본분입니다!”목여 태감은 다소 감격하며 말했다.“자네는 짐이 원로 신하들과 얼마나 격하게 싸웠는지 모르네. 앞으로 자네가 옆에 있으면서 짐을 도와 몇 마디 해주시게. 도통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니.”목여 태감이 안쓰럽게 말했다.“폐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폐하가 계신 곳에는 항상 제가 함께하며 결코 폐하 홀로 싸우지 않게 하겠습니다.”우문호의 침울했던 눈빛이 갑자기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 원 선생이 언제나 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었기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 심지어 그녀는 늘 그의 삶에 후회가 남지 않게 하려 노력하고 있었다.우문호 부모님의 생신도 잊지 않았고 숙왕부의 어르신들도 그녀는 최선을 다해 돌보며 곁을 함께 했다. 그와 동시에 원경릉은 자기 일도 바쁘게 처리하고 있었다.가끔 피곤하다고 느낄 때 그녀를 떠올리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곤 했다.“폐하? 지금 황후마마를 그리워하시는 것입니까?”목여 태감은 바로 그의 마음을 알아채고 웃으며 말했다.“시간도 조금 있으니, 소월궁으로 돌아가 황후마마와 함께 식사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좋네. 어서 돌아가세!”

  • 명의 왕비   제3154화

    목여 태감은 필요에 대한 결핍을 느꼈다.사실 우문호는 그가 힘들까 봐 걱정되어 그를 배려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태상황을 그렇게 오랜 세월 모셨으니 그의 노고가 매우 컸고, 그가 편안한 노년을 보내기를 바랐던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계속 바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한가해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의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무공도 뛰어난 데다 신체 능력도 젊은이들보다 크게 뒤떨어지지도 않았다.갑자기 그를 쉬게 하면 그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그리고 현재 어서방이든 소월궁이든, 그가 비록 그곳에 있긴 했지만 우문호가 사람을 시켜 일을 처리할 때 그를 시키는 일은 전혀 없었다. 매번 그 스스로 나서서 하려고 했다. 어쩌면 우문호가 그를 늙어서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태감!” 원경릉이 그를 불렀다. 그러고는 약간 걱정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폐하께서 요즘 늦게 주무시고 신경이 조금 날카로워지셨네. 몸에 열이 많은 것 같은데, 태감이 보기에 어의를 불러 몇 해열탕을 몇 첩 지어야 할 것 같소?”목여 태감은 긴장하며 말했다. “폐하께서 열이 오르셨다고요? 그렇다면 어의를 불러 맥을 짚어 봐야 합니다.”“맥을 짚을 필요는 없네. 내가 보아하니 열이 오른 것 같네. 태감이 약 몇 첩을 지어 잘 달인 뒤 어서방으로 보내 주시게.” 목여 태감이 다급히 말했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소인이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문을 나섰다. 아주 바빠 보였다. 다시 활력이 생긴 것 같았다.원경릉은 몇 자 적고는 녹주를 시켜 어서방으로 보내 우문호에게 전달하게 하였다. 의정 논의가 잠시 쉬어가는 시기에 들여보냈고, 그의 공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일러두었다.녹주는 쪽지를 받아 어서방 밖에서 기다리다가, 잠시 틈이 생기자 어전 시위에게 전달하며 황제께 전해 드리라고 했다. 이어서 황후 마마께서 보내신 것이라고 덧붙였다.우문호는 오늘 대신들과 아주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그가 이전에 발탁했던 한

  • 명의 왕비   제3153화

    원경릉은 그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잘 생각 하셨소, 내 사람을 시켜 전골을 내오라 하겠소.”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아내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턱을 괴었다. 그는 스스로가 귀찮은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평생을 되돌아보면 가장 큰 행운은 그녀를 만난 것이었고, 그녀와 함께하는 매일매일이 가슴 벅찼다.그는 그저 아톰도 그러기를 바랄 뿐이었다.만약 아톰의 마음속에 일곱째 아가씨가 없다면, 아톰이 평생 장가를 가지 않는다 해도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껏해야 몇 마디 잔소리를 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럼에도 너무나 좋은 사람이었기에 그는 안타까웠다.둘은 전골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이들이 곁에 없는 날들이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우문호는 최근 공무가 바빠 식사 후에 보고를 가져와 검토하였고 원경릉은 옆에서 그를 보필하며 이따금 몇 마디 말을 건넸다. 밤은 고요했지만 아주 평화로웠다.보고를 다 읽었을 때는 이미 자시가 되어 있었다. 목여 태감이 이미 여러 차례 들어와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고 재촉했었다.우문호는 아직 잠이 오지 않았지만 원 선생이 그 때문에 밤을 새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그는 그녀를 껴안고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원경릉은 그에게 며칠 후에 어딘가에 다녀와야 한다고 말했다. 겸사겸사 양여혜가 이끄는 다른 팀의 신약 데이터도 살펴보고, 추 상궁의 피를 조금 뽑고 돌아가 검사해서 약의 억제 효과를 확인하려 했다.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돌아와 조정을 해야 했다.“얼마나 가 있는 것이오?” 우문호가 물었다.“일주일 정도. 나도 너무 오래 있을 수는 없소. 추 상궁 쪽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오.” 원경릉이 답했다.“그럼 좋소. 내 경호까지 바래다 드리겠소.”“필요 없소.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왔다 갔다 하는 게 너무 번거롭지 않소!”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우문호가 말했다. “알겠소. 아이들도 가고, 냉정언이랑 홍엽도 떠나고, 서일도 가고, 탕양도 가고, 이제 당신까지 가니,

  • 명의 왕비   제3152화

    “급한 일이 아니면 일단 잠시 미뤄 두게. 짐이 자네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으니…”“정말 급한 일입니다. 신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탕양은 말을 마치자마자 예를 갖추어 인사하고 몸을 돌려 쏜살같이 도망치듯 달려갔다.우문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녀석, 정말 재빠르게 도망치는군. 누가 잡아먹겠다고 했나, 그저 속마음을 좀 털어놓으려 했을 뿐인데. 저 이기적인 놈, 내 또 누구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겠나?” 목여 태감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폐하, 탕 대인께서는 폐하께서 잔소리하실까 봐 그러시는 겁니다!” “짐이 언제 잔소리를 했단 말이냐? 몇 번…아니 열몇 번, 많아야 백 번 정도 말했을 뿐이지 않나?” 우문호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네 그럼요, 폐하께서는 잔소리하지 않으십니다!” 목여 태감이 웃으며 말했다. 황제가 탕 대인을 매우 아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일이었다. 황제는 그가 홀로 밖에서 고생하는 것을 안쓰러워하며, 집에는 그를 정성껏 보살펴 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짐이 그를 설득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사람마다 뜻이 있는 법이고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다면 내버려두는 수밖에. 다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네. 사람의 일생이란, 정말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꼭 붙잡아야 하는 법 일세.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가 되어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겠나?”“짐도 잔소리가 좀 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저 이 일에 대해서만 잔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야. 감정적인 일은 억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이 급하구나.”목여 태감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있었다. 이전 사례로 보아 황제는 또 한동안 탕 대인 일로 잔소리를 늘어놓을 터였다. 탕 대인 일이라면 황제가 탕 대인보다 더 안달복달이었다.정말이지, 태감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황제만 애가 타 죽을 지경이었다.우문호는 소월궁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았고, 원경릉은 책을 보면

  • 명의 왕비   제3151화

    탕양은 손을 뻗어 일곱째 아가씨의 손등을 살짝 눌렀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지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안내인도 있고, 지도도 있으니, 독산 어디든 원하시는 곳에 가실 수 있습니다. 사람을 써서 사전에 모든 위험을 제거해 드릴 겁니다. 아시겠지만 독산에 위험이 제거되면 관광지로 개발해 입장료를 받고 사람들을 들일 수 있습니다. 어떠십니까?”“관광지로 개발한다고요? 그거 참 기발한 생각이네요. 하지만 그렇다면 독산을 저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군요?” 일곱째 아가씨는 냉소했다.“15년 동안은 아가씨께서 독점하시고, 그 후에는 수익의 3할을 가져가시는 겁니다!”일곱째 아가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개발, 물론 좋은 일이다. 좋은 곳, 좋은 경치는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마땅하다. 게다가 그가 말한 것처럼 입장료를 받고 조정의 협력까지 더해진다면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어쨌든 조정은 다섯 곳의 성지를 발전시키려 할 테니,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을 그곳으로 불러들이려 할 것이다.게다가 황제는 현재 나라를 다스리는 데 총력을 쏟고 있었다. 경제가 발전되고 북당이 점점 부유해지니 돈을 좀 들여서 놀러 다니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고, 이는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다.그녀도 이제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해 봐야 했다. 독산은 정말 좋은 곳이고, 그녀의 꿈이 깃든 곳이다. 독산에서 여생을 보낸다니,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 가문의 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계약하죠!”이렇게 성급하게 5백만 냥짜리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평소 신중했던 일곱째 아가씨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하지만 부자에게 있어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번쯤 돈을 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었다.“일곱째 아가씨께서는 역시 호탕하시군요! 과연 여장부십니다!” 탕양이 웃으며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첨은 그만 하시고, 말씀하시지요. 제 안내인은 어디 있나요? 제가 직접 한번 가 보고, 정말 독산 전체를 다

  • 명의 왕비   제3150화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에요?”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공부에서 오는 길입니다. 복지 시설 건립 건에 작은 문제가 생겼거든요. 지금은 다 처리했습니다.” “탕대인께서 나서셨으니, 안 될 일이 없겠죠.” 일곱째 아가씨는 탕양의 일 처리 능력을 인정하였다.그녀는 차 재료를 넣고 잠시 끓인 후, 탕 대인에게 따라 주며 말했다. “입술이 바싹 말라 다 트셨네요. 어서 드세요.” “그럼 잘 마시겠습니다!” 탕양은 차를 받아 들고 몇 번 불더니, 단숨에 마셔 버렸다. 차가 뜨거웠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말 몹시 목이 말랐던 모양이다.그가 두 잔을 마시고 나서야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 “저를 찾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탕양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상단에서는 혹시 약도성 재건 사업에 참여할 생각을 해 보셨는지요? 안심하십시오, 손해 보실 일은 없을 겁니다.”“저는 민간 상단입니다. 어떻게 성 재건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 폐하께서 된다고 하셨으니, 분명 문제없을 겁니다.” 탕양이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탕 대인, 이런 좋은 일을 어쩌다 저희 상단이 맡게 된 것입니까? 혹시 대인께서 뒤에서 저희를 위해 힘써 주신 건 아니신지요? 어쨌든 호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은혜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민간 상단이 약도성의 재건에 참여하려면 막대한 은화를 지출해야 하는데, 재건 이후 그녀의 상단에 돌아갈 이익은 아마 봉토 정도 일 것이다.약도성은 택란 공주의 영지이고, 철광이 많으며, 정세도 이미 안정되었으니 채굴은 시간문제이다.하지만 광산은 예로부터 조정의 소유였으니, 민간 상단에 봉해 줄 리가 없다. 그러니 설령 봉토를 내린다 해도 쓸모없는 산지나 몇 개 주어질 뿐일 것이다.일곱째 아가씨가 이 일을 엄청난 호재라고 말한 것은 탕양의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함일 뿐, 사실 그녀는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탕양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 명의 왕비   제3149화

    홍엽이 조용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물었다. “공무를 보러 가는 것이냐?”“저는 원래 공사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무를 보러 가는 것도 여행이라 할 수 있죠.”냉정언이 온화한 눈빛으로 냉명여를 바라보았다. “손자도 이제 다 컸으니, 함께 데리고 나가 바깥세상을 경험해 볼 때가 되었지.”냉명여가 고개를 들었다. 냉정한의 눈빛은 다시 싸늘하게 변했다.이 집안에서 냉정한은 엄격했으며, 홍엽은 편애를 받았다. 그렇기에 둘은 서로 보완이 되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짐부터 싸야겠네요. 얼마나 가 있는 겁니까?”홍엽이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면 되니 일수는 생각할 필요 없다. 어쨌든 우문호는 항상 나에게 짐을 지우고 있었으니, 우리도 즐길 때가 되었지.”냉정언이 복수하듯 말했다.홍엽이 웃었다. “정말 그럴 만도 합니다.”그의 수양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 무척이나 기뻤다.홍엽이 우문호에게 품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자신과 수양딸 사이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자신의 수양딸임에도 우문호가 독점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과한 처사였다.황제가 된 사람들의 성격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세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원숭이가 조용히 성을 빠져나갔다. 흠차라고는 하지만 어떠한 허례허식도 없었다.그들이 떠난 뒤, 탕양도 약도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탕양은 최근 몇 년 동안 바쁘게 일하며 많이 늙었고, 머리카락은 흰머리가 수북했다.그는 이전에 우문호의 최측근 신하였으며 지금은 우문호의 전반적인 심부름꾼이었다. 관직이 내려져 고용된 것이 아닌, 그저 유용한 사람으로써 투입된 것이었다. 그는 우문호에게 직접 보고를 올렸으며, 어떤 관청에서도 그를 관리할 수 없었다.근래 몇 년 동안 그는 병부에서 군사를 정리하고 호부에서 전국의 땅과 세금을 다루며 새로운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부에서 심사에 참여하고 형부에서 중대 사건을 옆에서 다루었다.황후는 탕대인이 벽돌과도 같아 필요한 곳 어디에서든 쓰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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