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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80화

눈물을 흘리는 원경릉을 보자 우문호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우문호, 나 집에 가고 싶어.” 원경릉은 그만 울음을 떠트리고 말았다.

그녀는 집이 그리웠다.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 준 음식, 외손주를 위해 하나하나 소중하게 고른 손바닥만 한 옷과 양말, 엄마의 정겨운 잔소리…… 그 모든 것이 그리웠다.

그녀는 문득 시공간 속에 버려진 기분이 들었다.

‘엄마는 내가 여기에 있는 걸 알까?’

우문호는 그녀가 조모를 그리워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의 눈물을 닦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래, 그래. 내가 녹주한테 말해서 조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할게. 조모님께 부탁해서 여기 있다 가시라고 할게. 어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더욱 서럽게 울었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왜 이렇게 우는지 영문을 몰랐다. 그는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괴로웠다.

그때 희상궁이 깜짝 놀란 얼굴로 들어왔다.

“왕야! 태상황님께서 오셨습니다!”

“뭐?” 우문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짭니다! 밖에 사람들이 와있으니 희상궁보고 먼저 나가보라고 하겠습니다.”기상궁이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맙소사, 태상황이 얼마 만에 궁 밖으로 나오신 거지? 태상황이 초왕비를 보러 나온 건가?

원경릉은 울음을 그치고 우문호를 마주 보았다.

‘이거…… 실화냐? 태상황님이 오셨다고?’

황후와 현비는 몰라도 태상황님이 오실 리가 없었다.

“평상복을 입으셨어?” 우문호가 물었다.

“아니요. 의장을 입고 오셨습니다.”

“나 나갔다가 올게.”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말했다.

그는 쏜살같이 뛰어나갔다.

밖에 나가니 의장을 입은 태상황과 상선이 함께 걸어오는 것이 보였고, 그 뒤에는 의경들과 수많은 궁인들이 줄줄이 서있었다.

“황조부님을 뵙니다.” 우문호가 고개를 숙이고 정중히 인사를 했다.

태상황은 검은 반룡포에 관을 썼고, 깔끔하게 수염을 민 모습이 왠지 모르게 활기차 보였다. 그의 걸음걸이는 사뿐하고 가벼운 것이 오랫동안 병에 시달리던 사람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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