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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1화

원경릉을 진맥한 어의

우문호의 마음은 초조해서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데, 손가락으로 붉은 실을 지그시 누르는 조어의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조어의는 손가락을 누르자 마자 눈썹을 들어올리더니 원경릉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무슨 일이야?” 우문호가 물었다.

조어의는 예를 표하며, “소신이 붉은 실로 진맥하도록 윤허하시니 감읍합니다!”

우문호는 머리에 열이 올라서 눈을 흘기며 조어의 귓가에 큰 소리로 쩌렁쩌렁하게: “방금 직접 손목에 진맥하라고 했지 않느냐.”

조어의가: “규정이 이렇습니다.”

원경릉이 팔을 뻗어 조어의에게, “무슨 병인지 있는 그대로 말씀해주세요.”

원경릉은 방금 안에서 목욕할 때 약 상자를 흘끔 보니 별다른 약은 없고, 엽산제와 착상을 돕는 주사제만 있었다.

그래서 자기가 큰 문제는 없구나 생각하고 있다.

조어의는 눈을 감고 왼손을 진맥하고 오른손으로 바꾸고, 오른손을 짚었다가 또 다시 왼손으로 바꾸었다.

우문호는 마음이 급해서 조어의를 저리 치워버리고, 자기가 의술을 배워 오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을 할 즈음 드디어 조어의가 눈을 뜨고 묻길: “왕비마마 달거리는 얼마나 늦어졌습니까?”

원경릉이 웃으며: “방금 시작했어요.”

조어의가 의아해하며 한숨을 쉬고: “그건 달거리가 아니라 왕비마마는 가슴에 울혈이 있고 기혈이 다소 부족한지라, 태아가 불안정해 유산 기미를 보이는 것입니다.”

우문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슨 헛소리인가? 태아가 불안정하다니? 왕비가 언제 회임을 했다고? 진맥을 제대로 한 게 맞느냐?”

조어의는 침착하게 귀를 한 번 후비며 우문호의 목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티를 내고, “활맥이 짧은 게 끊이지 않습니다. 왕비마마는 지금 가슴에 울혈이 있으시니, 생각컨데 오늘밤 노한 기운이 심장에 미치면 습관성 유산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소신이 일단 약방문을 써드릴 테니 바로 왕비마마께서 드실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태아가 불안정하고 피가 비쳤으니 앞으로 며칠은 침대에 꼼짝 말고 누워 쉬셔야만 합니다.”

우문호는 당황해서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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