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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3화

우문호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방금 내가 다 말씀 드리지 않았는가?’우문호는 난처한 듯 눈썹을 만졌다.

“짐의 뜻대로 하게. 나가봐.” 명원제가 말했다.

우문호는 고개를 저으며 “아뇨, 부황, 소자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럼 짐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냐?”명원제가 분노했다.

“부황.” 우문호가 한 걸음 걸어 나오며 “원걸은 공을 세웠습니다. 공을 세운 신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면, 다른 신하들이 어떤 마음을 갖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명원제는 화난 표정으로 우문호를 노려보았다.

“네가 할 수 없다면, 내가 다른 사람을 시켜 처리하면 된다. 나가거라!”

우문호가 반박을 하려고 하자 목여태감이 다가왔다.

“소인이 왕야를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목여태감은 우문호에게 더 이상 명원제를 자극하지 말라는 눈짓을 보냈다.

우문호도 부황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물러났다. 지금 그가 나선다고 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공수를 한 채 “소자 이만 물러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목여태감이 그를 배웅하러 문밖으로 나왔다. 그는 우문호에게 할 말이 있는 듯 몸을 기울였다.

“오늘 새벽에 제왕부 사람이 황상을 찾아와 제왕비의 임신 소식을 알렸습니다.”

우문호는 평온한 눈빛으로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태감.”이라고 말했다.

목여태감은 탄식하며 “왕야 이만 돌아가시지요. 원걸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황상도 알고 계십니다. 추후에 황상께서 원걸에게 반드시 보상을 내릴 겁니다.”라고 말했다.

우문호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추후에 보상을 한다고 해도, 정의를 잃은 마음은 어떻게 회복시킨단 말인가.

궁에서 나온 그는 관아로 돌아가지 않았다. 명원제가 한 말을 신하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날 경조부의 많은 병사들 모두가 원걸이 최선을 다한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원걸이 벌을 받게 된다면 경조부의 많은 병사들이 사기를 잃고, 국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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