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329화

우문호는 원경릉의 얼굴을 꼬집었다.

“서일이 너는 입으로 미움을 산다고 하던데, 그 말이 딱 맞구나.”

원경릉은 그의 어깨에 기댄 채 “네 생각엔 부황께서 주명취를 벌하실 것 같아?”라고 물었다.

우문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보았다.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어.”

“내 생각엔 그냥 넘어갈 것 같아. 물론 내가 부황님을 찾아간 게 아무런 효과가 없지는 않을 거야. 부황님은 적어도 원걸을 벌하시지는 않겠지.”

우문호도 원경릉의 생각과 같았기에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주수보가 그날 주명취를 위해 사정 하는 것을 미루어보아 주명취가 자신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황도 일곱째를 위해서 주명취에게 벌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주명취가 어떻게 되든 우문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단지 원걸이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그는 원경릉이 내심 서운할까 걱정이 됐다. 자신을 희생해서 원걸을 빼냈지만, 정작 죄를 지은 주명취는 무탈하니 말이다.

‘부황께서 뭐에 단단히 씐 게 틀림없다. 눈앞에 죄인을 보지 못하다니.’

그 시각 제왕부.

주명취는 제왕의 침상에 걸터앉아 한 손에는 탕을 한 손에는 수저를 들고 있었다. 그녀가 수저로 탕을 휘휘 젓자 김이 모락모락 올라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

“자, 입 벌리세요!”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왕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그의 턱에는 상처가 보였다. 검붉은 상처가 있음에도 그의 얼굴은 흉악해 보이기는커녕 가련하게 느껴졌다.

제왕이 손을 내밀어 “본왕 스스로 먹겠다.”라고 말하며 그릇을 뺏었다.

주명취는 멍한 얼굴로 그가 꿀꺽꿀꺽 탕을 마시는 것을 보았다.

마치 급한 일이라도 있는 듯 탕을 서둘러 마시는 그를 보고 주명취가 조용히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제왕은 그릇을 한쪽으로 치워두고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눈빛을 피했다.

“아니, 너도 다쳤는데 내 시중을 들게 할 수는 없지.”

“왕야를 돌보는 게 부인으로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