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릉은 얼른 우문호와 아이들과 함께 가서 인사를 올렸으나 우문호는 사실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계란이를 기화에게 제자로 팔아 버린 일을 아직 제대로 따지기 전이기 때문이었다.안풍친왕이 말했다. “내가 당신들을 좀 도와주지.”“에?” 원경릉은 좀 의외라고 생각해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희가 어디로 가는지는 어떻게 아신거죠..?”“누군가가 명령을 내리며 너희가 가는 걸 도와주라고 하더군.” 안풍친왕비가 답했다.“누가요?” 원경릉이 직설적으로 물었다.그러자 만두가 바로 옆에서 대신 답했다. “주진이 그랬어요. 큰 증조할머니의 아빠가 라진이시라고.”안풍친왕비가 웃으며 만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주 똑똑하군!”원경릉은 정말 누가 도와줄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그 자리에 신뢰감이 상승했다. 그 중 우문호가 가장 기뻐하며 얼른 가서 예를 취했다. “큰 할아버지, 큰 할머니, 그럼 전부 두 분께 맡기겠습니다.”안풍친왕이 말했다. “최선을 다할 뿐이야. 다른 건 아무것도 보증할 수가 없네.”소요공이 곁에 있다가 안풍친왕비에게 물었다. “사부님, 저희가 이번에 가는 곳이 전에 말씀하셨던 시공국이 아닌지요?”“그렇게 옛날 일을 아직도 기억하는 게야?” 안풍친왕비가 다소 놀라워하며 말했다.“기억하죠. 사부님이 하신 한 마디, 한 마디 다 기억하고 말고요!” 소요공이 뿌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안풍친왕비가 소요공을 흘끔 보고는 한 마디 했다. “때론 너무 똑똑히 기억하는 것도 좋지 않아. 적당히 어슴푸레한 게 복이야.”소요공이 웃었다. “그렇긴 하네요.”다들 모이자 다시 앞으로 나갔다. 도장에 도착하니 날이 이미 상당히 저물어 해가 지고 달이 뜨는 중이라 해와 달이 동시에 하늘에 걸친 모습이 상당히 아름다웠다.모두 무심하게 하늘을 감상하고 도장의 도사와 인사를 나눈 뒤 경호로 갔다.해질녘 경호는 경치가 각별했는데 푸른 호수는 마치 짙고 푸른 옥 같고, 소용돌이는 옥에 있는 문양 같았다. 소용돌이 하나씩 원을 그리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휘
하지만 원래 두 시간이면 가만히 마음의 슬픔을 다독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서로 손을 맞잡고 도장에 올라가는데 두 시간은 말 그대로 참혹한 고문이였다. 도장에는 밥과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우문호는 한 입도 먹지 않고 원경릉도 먹지 않았다. 사실 앉아 있는 사람 모두 안풍친왕 부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식욕이 없었다.안풍친왕 부부는 마파람에게 눈 감추듯 금방 다 먹더니 일어나서 나갔다.삼대거두는 몇 숟갈 뜨다 말고 서일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나갔다. 남겨진 다원 부부(다섯째 우문호와 원경릉 부부)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봤는데, 짜증나긴 했지만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해서 더 말해봤자 잔소리밖에 안 됐다.원경릉은 우문호가 점심을 별로 먹지 않았는데 저녁도 거의 먹지 않아 걱정이 되어 애써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나랑 같이 밥 제대로 먹자.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우문호가 알았다고 하며 젓가락을 들었으나 두 손이 떨리고 눈시울이 빨개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아무 말이나 몇 마디 주고받다가 그릇을 내려놓고 서로 마주보았다. 그리고 우문호가 식탁에 손을 뻗어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속삭였다. “나랑 같이 도장 신선에게 참배하러 가자.”그러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함께 일어나 길잡이 아이를 따라 이곳에 봉납되어 있는 모든 신선에게 참배했다. 우문호는 아주 경건하게 향을 피우고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길잡이 아이가 요구한 모든 규칙을 하나도 빠짐없이 따라했다.우문호는 이미 손 쓸 방도가 없었다. 그저 신불에 기대는 수밖에 없었으며 이 도장에 봉납되어 있는 신선 중에 진짜 신선이 있으면 저들이 안전하게 그쪽에 도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호해 달라고 빌었다.원래는 우문호와 원경릉만 같이 참배하려 했으나 밖에서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도 전부 들어와 같이 참배하고 아빠가 꿇어앉으면 자기들도 같이 꿇어앉고 아빠가 절하면 자기들도 따라
“초 정확하게 잴 수 있지?” 안풍친왕비가 묻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어요!”“좋아. 다음은 제일 중요한 시공간 왜곡의 문제인데 너희들이 들어간 뒤에 어쩌면 광원 길의 교착 왜곡에 맞닥뜨릴 수 있어. 이 왜곡때문에 그 자리에서 맴돌다 보면 어쩌면 통로에 회오리바람이 불지도 몰라. 왜곡과 회오리바람이 너희들이 진행하는데 영향을 줘서 걸음을 늦출 테니 속도가 느려질 거야. 그냥 81초가 아니야. 반드시 마음속으로 암묵적으로 얼마나 오래 멈췄었는지 잘 헤아려뒀다가 그러헥 지연된 만큼 감안해서 81초를 제대로 세야 해. 이해 되지?”원경릉은 당황스러워 안색이 살짝 변했다. 정확한 초시계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초를 정확히 잴 수가 있어? 특히 멈추거나 회오리바람으로 걸음이 늦춰질 경우 남은 게 몇 초인지 확실히 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또 중요한 건 이 81초마저도 편차가 있어서 전후 1~2초정도에 광원이 있고 출구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그런 편차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커서 정확히 출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0.3~0.4%에만 불과했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는 걱정이 되어 물었다. “자신 있지?”원경릉은 초조한 우문호의 눈빛을 보며 답했다. “최선을 다해야지.”그때 찰떡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원경릉의 다리를 꽉 안았다. “엄마, 제가 세는 거 도와드릴게요. 저도 엄마를 도울 수 있어요.”“네가? 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겠어?” 원경릉이 깜짝 놀라 물었다. 안풍친왕이 입을 열었다. “소용돌이 안에서 사람을 볼 수 있기만 하면 소리를 전할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보는 건 네가 보는 것과 같아서 왜곡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 그래도 우리는 일련의 과정과 모든 광원의 통로를 다 볼 수 있어. 따라서 약간은 널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만 정확한 시간은 우리도 몰라. 왜냐하면 너희들이 들어간다는 건 우리와 시공간이 달라져 시간적 지연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시간은 스스로 직접 파악해야 해
아이들도 원경릉을 둘러쌓는데 긴장한 모습이 한가득이었다.그러자 원경릉이 눈물을 꾹 참고 그들을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 우리는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 아빠랑 잘 기다리고 있어.”우문호는 일시에 원경릉의 책임이 너무도 막중해 진 것을 알고 정신줄을 놓을 수 없었다. 슬픔과 눈물을 가까스로 견디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꼭 조심하고. 만두에게 언제든 가보라고 해서 당신이랑 서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 다행이네.” 우문호는 원경릉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고 조금의 문제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듯 결심에 찬 말투로 말했다.“응, 당연하지!” 원경릉은 우문호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 모습을 가슴에 깊이 새겼다.“자, 준비하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안풍친왕의 얼굴에도 그제서야 한줄기 측은함이 번졌다.둘은 천천히 떨어져, 원경릉은 다시 우문호와 아이들을 한 번씩 바라보더니 호숫가에 섰다.소용돌이는 호숫가에서 대략 5~6m 거리에 있어 소요공과 태상황은 스스로 뛰어내릴 수 있지만 원경릉과 주재상은 누군가가 꼭 도와줘야 한다. 또한, 비록 시간 차는 호수에 뛰어내린 뒤 다시 조정해야 하지만 차이를 1초 이내로 통제해야 한다.“기억해, 우리가 세는 81초는 너희들의 한 걸음씩이야.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0.5m 간격을 반드시 지켜. 0.5m는 이렇게......” 안풍친왕은 스스로 보폭을 0.5m에 맞춰 걸으며 먼저 시범을 보여주었다. 주재상은 볼 수 없었지만 모두가 잡아서 이끌어 주었다.“준비됐나?” 안풍친왕비가 네 사람에게 묻자 넷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재상과 태자비가 먼저 뛰어내리니 태자가 데리고 가도록. 그리고 소용돌이에 도착한 뒤에는 반드시 바로 손을 놔야 해. 태자, 수면을 스치며 지나야지, 절대로 물에 발을 담가서는 안 되고. 할 수 있겠나?”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습니다!”“좋아, 여섯째, 십팔매. 두 사람은 태자비가 움직인 직후 바로 움직이도록. 동시에 입수할 수 없더라도 최대한 간격을 좁혀야
주재상과 원경릉이 막 뛰어 내리자마자 소요공과 태상황도 곧바로 뛰었다. 이렇게 첫 번째 난관은 다행히도 아주 잘 통제되어 소용돌이가 빠르게 돌더니 순식간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넷이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전에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기류가 몰아쳐 왔다. 넷은 자세를 바로 하고 기류를 떠받쳤으나 어디로 가야 차마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바로 그때 안풍친왕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가, 얼른! 한 걸음, 한 걸음 초를 세면서!”네 사람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서로 손을 잡은 뒤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두 걸음, 1초, 2초…그때 불꽃이 흩어지듯 순식간에 빛이 반짝이며 지나가고 한줄기 왜곡된 길이 보였다가 곧바로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이 지속되었다. 네 명의 심장 뛰는 소리가 북소리처럼 울리는 가운데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행여 보폭을 잘못 잡을까 봐, 초를 잘못 셀까 봐, 두 손에 손을 꼭 잡고 실패할까 봐 모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한 13걸음 정도 걸었을 때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덮쳐와 네 명의 다리와 얼굴을 강타했다. 칼날 같은 바람에 피부가 아프고 바람에 밀려 몇 걸음 뒤로 후퇴하는 바람에 모두 당황했다. 얼른 초를 거꾸로 세려다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방금 뒤로 밀려나갈 때 몇 걸음이나 물러섰는지 그래서 남은 거리는 대체 얼마나 되는지 갈피를 못 잡아서였다.참고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없는 지금 계속 앞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는데 갑자기 만두 소리가 들렸다. “엄마, 방금 보폭으로 가면 아직 76초 남았어요.”그러자 원경릉은 심기일전해서 재빨리 76초부터 다시 세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안풍친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야. 다시 밀려나는 바람에 착오가 있어서 적어도 2초 정도는 차이가 날 거야. 나를 믿고 지금부터 74초를 세면 된다.”원경릉은 얼른 다시 초수를 조정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자 대뇌가 마치 슈퍼컴퓨터가 된 것처럼 순식간에 회오리바람의 저항력과 시공간의 역류를 고려해 이동한 초와 전진 속도에 따른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낸 뒤 얼른 호숫가로 돌아와 눈도 깜박하지 않은 채 숨죽이고 있었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우문호에겐 81초란 개념이 있었으므로 마음속으로 따라서 셌다. 안풍친왕이 그들에게 주의를 줄 때나 찰떡이가 얘기할 때 우문호는 심장이 정말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정신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 상태였으나 안풍친왕과 아이들이 그들을 지켜보는데 자신이 방해되어 실수라도 할까 봐 차마 이름조차 부르지 못했다.81초가 지난 뒤에 안풍친왕이 걱정하며 말했다. “나갔어? 나간 거지?”만두가 답했다. “나갔어요. 그런데 맞나요?”모두 고개를 흔들며 찰떡이가 말했다. “몰라, 똑똑히 못 봤어… 빛이 너무 빨랐고 녹색 점이랑 붉은 점은 하나도 안 보였어.”그러자 우문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못 봤어? 너희들한테 보이는 거랑 저들에게 보이는 게 같은데.. 그럼 저들도 못 봤다는 거 아니야?”안풍친왕이 위로했다. “일단 걱정하지 말자. 재상이가 봤다는 말을 들었으니 문제없을거야.”하지만 우문호는 이미 울상이 되었다. “주재상은 아무것도 못 보는데 그 사람이 대체 어떻게 봐요…?”그제서야 모두 깨닫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주재상은 실명해서 볼 가능성이 그 중 가장 없는 사람이었다.우문호가 다급한 마음으로 답 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마구 묻기 시작했다. “그럼 도착한거예요, 못한거예요? 잘못간거 아닌가요? 잘못 갔으면 어떡합니까? 거기도 경호가 있겠죠…?”아이들은 원래 침착한 편이었는데 우문호가 이렇게 말하니 그들도 당황스러운지 일제히 안풍친왕 부부를 쳐다봤다.안풍친왕비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일단 돌아가서 천천히 기다려 보자. 순조롭게 도착했으면 그쪽에서도 바로 통지가 올 거야.”우문호는 전신에 힘이 다 없어진듯 호숫가 바위에 걸터앉아 실성한 사람처럼 바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안풍친왕이 이 모습을 보고는 우문호를 잡아끌었다.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도 마. 네가 뛰어내리는 건 조금도 도움
“분명 아닐 겁니다!” 원경릉이 하늘을 보며 말했다. 이 하늘은 북당의 하늘과 완전 딴판이었다. 북당의 하늘은 별이 총총하고 특히 이렇게 달빛이 그다지 밝지 않고, 온 하늘이 별로 뒤덮였는데 지금은 별이 몇 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 약간 익숙한 오염의 느낌이 났다.그들은 주재상을 부축하며 조심히 산에서 내려갔다.산은 황폐해 엄청나게 많은 잡초가 우거져 있어 발을 딛기도 힘들었다. 심지어 산비탈을 지나가는데 누군가가 지나간 흔적도 없었고 갈수록 황폐한 것이 잡초가 사람 키만큼 자라 어쩔 수 없이 비켜 가면서 길을 찾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셋은 다행히도 그나마 어슴푸레한 달빛을 빌려 윤곽을 알아볼 수 있었다.반면 주재상은 좀 힘든지 여기저기 몇 번을 부딪쳤으나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날이 점점 추워졌는데 특히 산속이라 안개가 깊고 한기가 스며들어 걷기가 더욱 힘들어졌다.한편, 광원시 경찰서에는 긴급 명령을 하달해 광원시의 백여 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정봉산에서 촬영 중에 길 잃은 엑스트라 몇 명을 수색하도록 했다.엑스트라는 총 4명으로 3명은 노인이고 한 명은 여자인데 그중 노인 하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봉산 최저 기온은 무려 영하로 내려가 노인은 견디지 못할 것이므로 최선을 다해 수색하도록 했다. 로양이 직접 출동해 정봉산 아래 지휘 본부를 차리고 경찰들에게 통신 장비와 밤길을 다닐 수 있게 준비시켜 충분한 물과 전투식량을 가지고 수색에 들어가도록 했다.정봉산은 관광특구로 저녁 6시가 되면 모든곳이 문을 닫아서 원래 촬영팀은 6시경에는 하산해야 했지만 몇 명이 낙오되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자,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 출동을 요청한 것이였다. 관광특구 직원은 실종 사실을 SNS에 올렸고, 부근의 많은 주민들이 찾는 것을 돕거나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다수의 블로거들과 유튜버들이 든 카메라도 가세했다.산 아래 지휘 본부에는 주진과 원경주도 로양 곁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경주는 산에 올라가
원경주도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우선 엄마를 위로했다. “문제없을 게 틀림없으니까 초조해하지 마시고 우선 기다립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출동해서 찾고 있으니 여기 있는 게 확실하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거예요.”“그래, 기다려보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전화를 끊자마자 원경주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주진을 바라 보았다. 그들이 너무나도 걱정 되었다.양여혜도 재빨리 차를 몰고 도착했다. 위아래 검은 슈트에 긴 머리를 뒤로 틀어 올려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인상이었다.양여혜는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는 임시 지휘 본부로 들어갔다.“어떻게 됐어요? 찾았나요?” 그러고는 바로 로양에게 물었다.“아직 소식이 없어. 문제없다고 확신하지?” 로양이 다시금 확인했다.양여혜가 잠시 미간을 찡그리더니 답했다. “문제 없을거예요. 제가 당겼으니까. 하지만 앞뒤로 2~3년의 편차가 있을 수도 있어서 떨어지는 곳은 차마 제가 수정할 수기 없었어요. 왜곡 정도는 지금이 최고치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점점 평소대로 회복하겠죠.”“앞뒤 2~3년이라고? 그건 좀 곤란한데.” 로양이 경찰서에 얼른 전화를 걸어 정봉산에서 과거 2~3년 사이 누군가 산꼭대기에서 동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동사 사건은 있었지만 고전 복장을 한 사람이 동사한 사건은 없었다고 했다.“바꿔 말해 과거 2~3년이 아니니 계산 착오가 있었다면 앞으로 2~3년이란 얘기니 그건 쉽지 않겠어요. 지금 시공간 왜곡이 상당히 심각해서 우리도 2~3년 후에 가서 그들을 데리고 돌아올 확률이 높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가 갈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사람들이 시공간의 통로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똑같이 잘못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럴 경우 잘못이 발생할 비율이 더 높죠. 왜곡이 너무 심해서 출구를 판별할 수 없으니까요.” 양여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주진과 원경주는 옆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심장이 얼어붙었다. 2~3년 후일 경우엔 원경릉과 주재상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