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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48화

작가: 유애
원경릉은 얼른 우문호와 아이들과 함께 가서 인사를 올렸으나 우문호는 사실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계란이를 기화에게 제자로 팔아 버린 일을 아직 제대로 따지기 전이기 때문이었다.

안풍친왕이 말했다. “내가 당신들을 좀 도와주지.”

“에?” 원경릉은 좀 의외라고 생각해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희가 어디로 가는지는 어떻게 아신거죠..?”

“누군가가 명령을 내리며 너희가 가는 걸 도와주라고 하더군.” 안풍친왕비가 답했다.

“누가요?” 원경릉이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만두가 바로 옆에서 대신 답했다. “주진이 그랬어요. 큰 증조할머니의 아빠가 라진이시라고.”

안풍친왕비가 웃으며 만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주 똑똑하군!”

원경릉은 정말 누가 도와줄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그 자리에 신뢰감이 상승했다. 그 중 우문호가 가장 기뻐하며 얼른 가서 예를 취했다. “큰 할아버지, 큰 할머니, 그럼 전부 두 분께 맡기겠습니다.”

안풍친왕이 말했다. “최선을 다할 뿐이야. 다른 건 아무것도 보증할 수가 없네.”

소요공이 곁에 있다가 안풍친왕비에게 물었다. “사부님, 저희가 이번에 가는 곳이 전에 말씀하셨던 시공국이 아닌지요?”

“그렇게 옛날 일을 아직도 기억하는 게야?” 안풍친왕비가 다소 놀라워하며 말했다.

“기억하죠. 사부님이 하신 한 마디, 한 마디 다 기억하고 말고요!” 소요공이 뿌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풍친왕비가 소요공을 흘끔 보고는 한 마디 했다. “때론 너무 똑똑히 기억하는 것도 좋지 않아. 적당히 어슴푸레한 게 복이야.”

소요공이 웃었다. “그렇긴 하네요.”

다들 모이자 다시 앞으로 나갔다. 도장에 도착하니 날이 이미 상당히 저물어 해가 지고 달이 뜨는 중이라 해와 달이 동시에 하늘에 걸친 모습이 상당히 아름다웠다.

모두 무심하게 하늘을 감상하고 도장의 도사와 인사를 나눈 뒤 경호로 갔다.

해질녘 경호는 경치가 각별했는데 푸른 호수는 마치 짙고 푸른 옥 같고, 소용돌이는 옥에 있는 문양 같았다. 소용돌이 하나씩 원을 그리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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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 2749화

    하지만 원래 두 시간이면 가만히 마음의 슬픔을 다독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서로 손을 맞잡고 도장에 올라가는데 두 시간은 말 그대로 참혹한 고문이였다. 도장에는 밥과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우문호는 한 입도 먹지 않고 원경릉도 먹지 않았다. 사실 앉아 있는 사람 모두 안풍친왕 부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식욕이 없었다.안풍친왕 부부는 마파람에게 눈 감추듯 금방 다 먹더니 일어나서 나갔다.삼대거두는 몇 숟갈 뜨다 말고 서일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나갔다. 남겨진 다원 부부(다섯째 우문호와 원경릉 부부)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봤는데, 짜증나긴 했지만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해서 더 말해봤자 잔소리밖에 안 됐다.원경릉은 우문호가 점심을 별로 먹지 않았는데 저녁도 거의 먹지 않아 걱정이 되어 애써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나랑 같이 밥 제대로 먹자.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우문호가 알았다고 하며 젓가락을 들었으나 두 손이 떨리고 눈시울이 빨개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아무 말이나 몇 마디 주고받다가 그릇을 내려놓고 서로 마주보았다. 그리고 우문호가 식탁에 손을 뻗어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속삭였다. “나랑 같이 도장 신선에게 참배하러 가자.”그러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함께 일어나 길잡이 아이를 따라 이곳에 봉납되어 있는 모든 신선에게 참배했다. 우문호는 아주 경건하게 향을 피우고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길잡이 아이가 요구한 모든 규칙을 하나도 빠짐없이 따라했다.우문호는 이미 손 쓸 방도가 없었다. 그저 신불에 기대는 수밖에 없었으며 이 도장에 봉납되어 있는 신선 중에 진짜 신선이 있으면 저들이 안전하게 그쪽에 도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호해 달라고 빌었다.원래는 우문호와 원경릉만 같이 참배하려 했으나 밖에서 불안하게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도 전부 들어와 같이 참배하고 아빠가 꿇어앉으면 자기들도 같이 꿇어앉고 아빠가 절하면 자기들도 따라

  • 명의 왕비   제 2750화

    “초 정확하게 잴 수 있지?” 안풍친왕비가 묻자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어요!”“좋아. 다음은 제일 중요한 시공간 왜곡의 문제인데 너희들이 들어간 뒤에 어쩌면 광원 길의 교착 왜곡에 맞닥뜨릴 수 있어. 이 왜곡때문에 그 자리에서 맴돌다 보면 어쩌면 통로에 회오리바람이 불지도 몰라. 왜곡과 회오리바람이 너희들이 진행하는데 영향을 줘서 걸음을 늦출 테니 속도가 느려질 거야. 그냥 81초가 아니야. 반드시 마음속으로 암묵적으로 얼마나 오래 멈췄었는지 잘 헤아려뒀다가 그러헥 지연된 만큼 감안해서 81초를 제대로 세야 해. 이해 되지?”원경릉은 당황스러워 안색이 살짝 변했다. 정확한 초시계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초를 정확히 잴 수가 있어? 특히 멈추거나 회오리바람으로 걸음이 늦춰질 경우 남은 게 몇 초인지 확실히 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또 중요한 건 이 81초마저도 편차가 있어서 전후 1~2초정도에 광원이 있고 출구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그런 편차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커서 정확히 출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0.3~0.4%에만 불과했다. 우문호는 원경릉의 안색이 변한 것을 보고는 걱정이 되어 물었다. “자신 있지?”원경릉은 초조한 우문호의 눈빛을 보며 답했다. “최선을 다해야지.”그때 찰떡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원경릉의 다리를 꽉 안았다. “엄마, 제가 세는 거 도와드릴게요. 저도 엄마를 도울 수 있어요.”“네가? 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겠어?” 원경릉이 깜짝 놀라 물었다. 안풍친왕이 입을 열었다. “소용돌이 안에서 사람을 볼 수 있기만 하면 소리를 전할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보는 건 네가 보는 것과 같아서 왜곡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 그래도 우리는 일련의 과정과 모든 광원의 통로를 다 볼 수 있어. 따라서 약간은 널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만 정확한 시간은 우리도 몰라. 왜냐하면 너희들이 들어간다는 건 우리와 시공간이 달라져 시간적 지연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시간은 스스로 직접 파악해야 해

  • 명의 왕비   제 2751화

    아이들도 원경릉을 둘러쌓는데 긴장한 모습이 한가득이었다.그러자 원경릉이 눈물을 꾹 참고 그들을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 우리는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 아빠랑 잘 기다리고 있어.”우문호는 일시에 원경릉의 책임이 너무도 막중해 진 것을 알고 정신줄을 놓을 수 없었다. 슬픔과 눈물을 가까스로 견디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꼭 조심하고. 만두에게 언제든 가보라고 해서 당신이랑 서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 다행이네.” 우문호는 원경릉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고 조금의 문제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듯 결심에 찬 말투로 말했다.“응, 당연하지!” 원경릉은 우문호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이 모습을 가슴에 깊이 새겼다.“자, 준비하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안풍친왕의 얼굴에도 그제서야 한줄기 측은함이 번졌다.둘은 천천히 떨어져, 원경릉은 다시 우문호와 아이들을 한 번씩 바라보더니 호숫가에 섰다.소용돌이는 호숫가에서 대략 5~6m 거리에 있어 소요공과 태상황은 스스로 뛰어내릴 수 있지만 원경릉과 주재상은 누군가가 꼭 도와줘야 한다. 또한, 비록 시간 차는 호수에 뛰어내린 뒤 다시 조정해야 하지만 차이를 1초 이내로 통제해야 한다.“기억해, 우리가 세는 81초는 너희들의 한 걸음씩이야.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0.5m 간격을 반드시 지켜. 0.5m는 이렇게......” 안풍친왕은 스스로 보폭을 0.5m에 맞춰 걸으며 먼저 시범을 보여주었다. 주재상은 볼 수 없었지만 모두가 잡아서 이끌어 주었다.“준비됐나?” 안풍친왕비가 네 사람에게 묻자 넷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재상과 태자비가 먼저 뛰어내리니 태자가 데리고 가도록. 그리고 소용돌이에 도착한 뒤에는 반드시 바로 손을 놔야 해. 태자, 수면을 스치며 지나야지, 절대로 물에 발을 담가서는 안 되고. 할 수 있겠나?”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습니다!”“좋아, 여섯째, 십팔매. 두 사람은 태자비가 움직인 직후 바로 움직이도록. 동시에 입수할 수 없더라도 최대한 간격을 좁혀야

  • 명의 왕비   제 2752화

    주재상과 원경릉이 막 뛰어 내리자마자 소요공과 태상황도 곧바로 뛰었다. 이렇게 첫 번째 난관은 다행히도 아주 잘 통제되어 소용돌이가 빠르게 돌더니 순식간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넷이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전에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기류가 몰아쳐 왔다. 넷은 자세를 바로 하고 기류를 떠받쳤으나 어디로 가야 차마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바로 그때 안풍친왕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가, 얼른! 한 걸음, 한 걸음 초를 세면서!”네 사람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서로 손을 잡은 뒤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두 걸음, 1초, 2초…그때 불꽃이 흩어지듯 순식간에 빛이 반짝이며 지나가고 한줄기 왜곡된 길이 보였다가 곧바로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이 지속되었다. 네 명의 심장 뛰는 소리가 북소리처럼 울리는 가운데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행여 보폭을 잘못 잡을까 봐, 초를 잘못 셀까 봐, 두 손에 손을 꼭 잡고 실패할까 봐 모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한 13걸음 정도 걸었을 때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덮쳐와 네 명의 다리와 얼굴을 강타했다. 칼날 같은 바람에 피부가 아프고 바람에 밀려 몇 걸음 뒤로 후퇴하는 바람에 모두 당황했다. 얼른 초를 거꾸로 세려다가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방금 뒤로 밀려나갈 때 몇 걸음이나 물러섰는지 그래서 남은 거리는 대체 얼마나 되는지 갈피를 못 잡아서였다.참고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없는 지금 계속 앞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는데 갑자기 만두 소리가 들렸다. “엄마, 방금 보폭으로 가면 아직 76초 남았어요.”그러자 원경릉은 심기일전해서 재빨리 76초부터 다시 세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안풍친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야. 다시 밀려나는 바람에 착오가 있어서 적어도 2초 정도는 차이가 날 거야. 나를 믿고 지금부터 74초를 세면 된다.”원경릉은 얼른 다시 초수를 조정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자 대뇌가 마치 슈퍼컴퓨터가 된 것처럼 순식간에 회오리바람의 저항력과 시공간의 역류를 고려해 이동한 초와 전진 속도에 따른

  • 명의 왕비   제 2753화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낸 뒤 얼른 호숫가로 돌아와 눈도 깜박하지 않은 채 숨죽이고 있었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우문호에겐 81초란 개념이 있었으므로 마음속으로 따라서 셌다. 안풍친왕이 그들에게 주의를 줄 때나 찰떡이가 얘기할 때 우문호는 심장이 정말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정신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 상태였으나 안풍친왕과 아이들이 그들을 지켜보는데 자신이 방해되어 실수라도 할까 봐 차마 이름조차 부르지 못했다.81초가 지난 뒤에 안풍친왕이 걱정하며 말했다. “나갔어? 나간 거지?”만두가 답했다. “나갔어요. 그런데 맞나요?”모두 고개를 흔들며 찰떡이가 말했다. “몰라, 똑똑히 못 봤어… 빛이 너무 빨랐고 녹색 점이랑 붉은 점은 하나도 안 보였어.”그러자 우문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못 봤어? 너희들한테 보이는 거랑 저들에게 보이는 게 같은데.. 그럼 저들도 못 봤다는 거 아니야?”안풍친왕이 위로했다. “일단 걱정하지 말자. 재상이가 봤다는 말을 들었으니 문제없을거야.”하지만 우문호는 이미 울상이 되었다. “주재상은 아무것도 못 보는데 그 사람이 대체 어떻게 봐요…?”그제서야 모두 깨닫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주재상은 실명해서 볼 가능성이 그 중 가장 없는 사람이었다.우문호가 다급한 마음으로 답 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마구 묻기 시작했다. “그럼 도착한거예요, 못한거예요? 잘못간거 아닌가요? 잘못 갔으면 어떡합니까? 거기도 경호가 있겠죠…?”아이들은 원래 침착한 편이었는데 우문호가 이렇게 말하니 그들도 당황스러운지 일제히 안풍친왕 부부를 쳐다봤다.안풍친왕비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일단 돌아가서 천천히 기다려 보자. 순조롭게 도착했으면 그쪽에서도 바로 통지가 올 거야.”우문호는 전신에 힘이 다 없어진듯 호숫가 바위에 걸터앉아 실성한 사람처럼 바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안풍친왕이 이 모습을 보고는 우문호를 잡아끌었다.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도 마. 네가 뛰어내리는 건 조금도 도움

  • 명의 왕비   제 2754화

    “분명 아닐 겁니다!” 원경릉이 하늘을 보며 말했다. 이 하늘은 북당의 하늘과 완전 딴판이었다. 북당의 하늘은 별이 총총하고 특히 이렇게 달빛이 그다지 밝지 않고, 온 하늘이 별로 뒤덮였는데 지금은 별이 몇 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 약간 익숙한 오염의 느낌이 났다.그들은 주재상을 부축하며 조심히 산에서 내려갔다.산은 황폐해 엄청나게 많은 잡초가 우거져 있어 발을 딛기도 힘들었다. 심지어 산비탈을 지나가는데 누군가가 지나간 흔적도 없었고 갈수록 황폐한 것이 잡초가 사람 키만큼 자라 어쩔 수 없이 비켜 가면서 길을 찾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셋은 다행히도 그나마 어슴푸레한 달빛을 빌려 윤곽을 알아볼 수 있었다.반면 주재상은 좀 힘든지 여기저기 몇 번을 부딪쳤으나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날이 점점 추워졌는데 특히 산속이라 안개가 깊고 한기가 스며들어 걷기가 더욱 힘들어졌다.한편, 광원시 경찰서에는 긴급 명령을 하달해 광원시의 백여 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정봉산에서 촬영 중에 길 잃은 엑스트라 몇 명을 수색하도록 했다.엑스트라는 총 4명으로 3명은 노인이고 한 명은 여자인데 그중 노인 하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봉산 최저 기온은 무려 영하로 내려가 노인은 견디지 못할 것이므로 최선을 다해 수색하도록 했다. 로양이 직접 출동해 정봉산 아래 지휘 본부를 차리고 경찰들에게 통신 장비와 밤길을 다닐 수 있게 준비시켜 충분한 물과 전투식량을 가지고 수색에 들어가도록 했다.정봉산은 관광특구로 저녁 6시가 되면 모든곳이 문을 닫아서 원래 촬영팀은 6시경에는 하산해야 했지만 몇 명이 낙오되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자,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 출동을 요청한 것이였다. 관광특구 직원은 실종 사실을 SNS에 올렸고, 부근의 많은 주민들이 찾는 것을 돕거나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다수의 블로거들과 유튜버들이 든 카메라도 가세했다.산 아래 지휘 본부에는 주진과 원경주도 로양 곁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원경주는 산에 올라가

  • 명의 왕비   제 2755화

    원경주도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우선 엄마를 위로했다. “문제없을 게 틀림없으니까 초조해하지 마시고 우선 기다립시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출동해서 찾고 있으니 여기 있는 게 확실하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거예요.”“그래, 기다려보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전화를 끊자마자 원경주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주진을 바라 보았다. 그들이 너무나도 걱정 되었다.양여혜도 재빨리 차를 몰고 도착했다. 위아래 검은 슈트에 긴 머리를 뒤로 틀어 올려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인상이었다.양여혜는 두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는 임시 지휘 본부로 들어갔다.“어떻게 됐어요? 찾았나요?” 그러고는 바로 로양에게 물었다.“아직 소식이 없어. 문제없다고 확신하지?” 로양이 다시금 확인했다.양여혜가 잠시 미간을 찡그리더니 답했다. “문제 없을거예요. 제가 당겼으니까. 하지만 앞뒤로 2~3년의 편차가 있을 수도 있어서 떨어지는 곳은 차마 제가 수정할 수기 없었어요. 왜곡 정도는 지금이 최고치였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점점 평소대로 회복하겠죠.”“앞뒤 2~3년이라고? 그건 좀 곤란한데.” 로양이 경찰서에 얼른 전화를 걸어 정봉산에서 과거 2~3년 사이 누군가 산꼭대기에서 동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동사 사건은 있었지만 고전 복장을 한 사람이 동사한 사건은 없었다고 했다.“바꿔 말해 과거 2~3년이 아니니 계산 착오가 있었다면 앞으로 2~3년이란 얘기니 그건 쉽지 않겠어요. 지금 시공간 왜곡이 상당히 심각해서 우리도 2~3년 후에 가서 그들을 데리고 돌아올 확률이 높지 않아요. 게다가 우리가 갈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사람들이 시공간의 통로를 지나야하기 때문에 똑같이 잘못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럴 경우 잘못이 발생할 비율이 더 높죠. 왜곡이 너무 심해서 출구를 판별할 수 없으니까요.” 양여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주진과 원경주는 옆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는 심장이 얼어붙었다. 2~3년 후일 경우엔 원경릉과 주재상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 명의 왕비   제 2756화

    그러자 주진과 원경주는 거의 동시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팽팽했던 긴장이 조금 풀리며 등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산비탈을 따라 내려가자고 원경릉이 먼저 말을 뱉었지만 오히려 원경릉 본인이 기진맥진한 나머지 힘이 따라주질 않았다. 원경릉은 아직 산후조리 중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세 사람은 썩 괜찮아 보였다. 차가운 바람이 연달아 몰아치니 머리도 무거워져서 원경릉은 한 걸음도 내딛을 수가 없었다. 결국 망토를 두르고 앉아 헐떡거리며 숨을 마구 내쉬었다.소요공은 원경릉이 거의 탈진한 것을 보고는 걱정되는 듯 말했다. “차라리 제가 경공을 시전해 사람이 있는지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원경릉이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안 돼요. 여기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데 길이라도 잃으면 우리를 찾아서 돌아올 수 없어요. 그럼 우린 헤어지게 될 겁니다.”“못 돌아올 정도는 아니죠. 여기서 기다리세요. 제가 사람을 못 찾으면 꼭 다시 돌아올 테니까 이렇게 하는 걸로 합시다!”태상황은 소요공이 미덥지 않아 안절부절못하더니 결국 따라 나섰다. “나도 같이 가지!”그러고는 뒤를 돌아 주재상에게 말했다. “꼬맹이는 여기서 꼼짝하지 마. 아무 데도 가지 말아. 알았지? 우리가 사람을 찾으면 너희를 찾으러 돌아올 테니까.”“그래, 조심하고!” 주재상도 여기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저들이 먼저 찾으러 나가보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태상황과 소요공은 경공을 시전해 숲을 지나서 산 아래로 내려갔다.이 산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 그들이 가는 길 내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연달아 산을 넘고 개천을 건너 드디어 산 아래에 도착하자 널찍한 길이 보였다.“십팔매, 이 길은 아주 평탄하군. 대체 뭐로 만든 거지? 길 양쪽에 이렇게나 많은 풍등도 걸려 있어!” 태상황이 고개를 들어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등을 한동안 쳐다보았는데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이였다.소요공도 쭈그리고 앉아 손으로 도도를 두드려보더니 놀라서 말했다. “아주 단단해. 풍등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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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155화

    우문호는 즉시 얼굴에 기쁨을 띠며 종이를 구겼다.“뭘 가져왔는가? 한 잔 마시겠네. 지금 목이 말라 죽을 지경이네!”목여 태감이 바로 들어와 차를 올리며 말했다.“어의가 처방한 화기와 열을 내려주는 약입니다. 약간 달면서도 쓴맛이 나는데, 등심초와 하기초, 그리고 연심을 조금 넣어, 열을 내리기에 제일 맞을 겁니다. 폐하께서 쓴맛을 싫어하실까 봐 꿀대추도 하나 넣었습니다!”그는 약을 탁자 위에 놓고 부채를 찾아 부쳐주려 했지만, 우문호는 이미 손으로 약그릇을 들어 가까이 가져가 불며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날씨가 조금 추운 탓에 약이 미지근한 상태로 전달되어, 몇 번 불어 마시기에 딱 적당했다.그는 약을 단번에 마시고 그릇을 내려놓은 후, 목여 태감을 바라보며 말했다.“역시 자네가 세심하군. 앞으로 짐의 기거와 음식은 자네가 더 신경 쓰게.”“이것은 소신의 본분입니다!”목여 태감은 다소 감격하며 말했다.“자네는 짐이 원로 신하들과 얼마나 격하게 싸웠는지 모르네. 앞으로 자네가 옆에 있으면서 짐을 도와 몇 마디 해주시게. 도통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으니.”목여 태감이 안쓰럽게 말했다.“폐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폐하가 계신 곳에는 항상 제가 함께하며 결코 폐하 홀로 싸우지 않게 하겠습니다.”우문호의 침울했던 눈빛이 갑자기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 원 선생이 언제나 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었기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 심지어 그녀는 늘 그의 삶에 후회가 남지 않게 하려 노력하고 있었다.우문호 부모님의 생신도 잊지 않았고 숙왕부의 어르신들도 그녀는 최선을 다해 돌보며 곁을 함께 했다. 그와 동시에 원경릉은 자기 일도 바쁘게 처리하고 있었다.가끔 피곤하다고 느낄 때 그녀를 떠올리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곤 했다.“폐하? 지금 황후마마를 그리워하시는 것입니까?”목여 태감은 바로 그의 마음을 알아채고 웃으며 말했다.“시간도 조금 있으니, 소월궁으로 돌아가 황후마마와 함께 식사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좋네. 어서 돌아가세!”

  • 명의 왕비   제3154화

    목여 태감은 필요에 대한 결핍을 느꼈다.사실 우문호는 그가 힘들까 봐 걱정되어 그를 배려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태상황을 그렇게 오랜 세월 모셨으니 그의 노고가 매우 컸고, 그가 편안한 노년을 보내기를 바랐던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계속 바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한가해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의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무공도 뛰어난 데다 신체 능력도 젊은이들보다 크게 뒤떨어지지도 않았다.갑자기 그를 쉬게 하면 그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그리고 현재 어서방이든 소월궁이든, 그가 비록 그곳에 있긴 했지만 우문호가 사람을 시켜 일을 처리할 때 그를 시키는 일은 전혀 없었다. 매번 그 스스로 나서서 하려고 했다. 어쩌면 우문호가 그를 늙어서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태감!” 원경릉이 그를 불렀다. 그러고는 약간 걱정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폐하께서 요즘 늦게 주무시고 신경이 조금 날카로워지셨네. 몸에 열이 많은 것 같은데, 태감이 보기에 어의를 불러 몇 해열탕을 몇 첩 지어야 할 것 같소?”목여 태감은 긴장하며 말했다. “폐하께서 열이 오르셨다고요? 그렇다면 어의를 불러 맥을 짚어 봐야 합니다.”“맥을 짚을 필요는 없네. 내가 보아하니 열이 오른 것 같네. 태감이 약 몇 첩을 지어 잘 달인 뒤 어서방으로 보내 주시게.” 목여 태감이 다급히 말했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소인이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문을 나섰다. 아주 바빠 보였다. 다시 활력이 생긴 것 같았다.원경릉은 몇 자 적고는 녹주를 시켜 어서방으로 보내 우문호에게 전달하게 하였다. 의정 논의가 잠시 쉬어가는 시기에 들여보냈고, 그의 공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일러두었다.녹주는 쪽지를 받아 어서방 밖에서 기다리다가, 잠시 틈이 생기자 어전 시위에게 전달하며 황제께 전해 드리라고 했다. 이어서 황후 마마께서 보내신 것이라고 덧붙였다.우문호는 오늘 대신들과 아주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그가 이전에 발탁했던 한

  • 명의 왕비   제3153화

    원경릉은 그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잘 생각 하셨소, 내 사람을 시켜 전골을 내오라 하겠소.”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아내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턱을 괴었다. 그는 스스로가 귀찮은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평생을 되돌아보면 가장 큰 행운은 그녀를 만난 것이었고, 그녀와 함께하는 매일매일이 가슴 벅찼다.그는 그저 아톰도 그러기를 바랄 뿐이었다.만약 아톰의 마음속에 일곱째 아가씨가 없다면, 아톰이 평생 장가를 가지 않는다 해도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껏해야 몇 마디 잔소리를 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럼에도 너무나 좋은 사람이었기에 그는 안타까웠다.둘은 전골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이들이 곁에 없는 날들이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우문호는 최근 공무가 바빠 식사 후에 보고를 가져와 검토하였고 원경릉은 옆에서 그를 보필하며 이따금 몇 마디 말을 건넸다. 밤은 고요했지만 아주 평화로웠다.보고를 다 읽었을 때는 이미 자시가 되어 있었다. 목여 태감이 이미 여러 차례 들어와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고 재촉했었다.우문호는 아직 잠이 오지 않았지만 원 선생이 그 때문에 밤을 새우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그는 그녀를 껴안고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원경릉은 그에게 며칠 후에 어딘가에 다녀와야 한다고 말했다. 겸사겸사 양여혜가 이끄는 다른 팀의 신약 데이터도 살펴보고, 추 상궁의 피를 조금 뽑고 돌아가 검사해서 약의 억제 효과를 확인하려 했다.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돌아와 조정을 해야 했다.“얼마나 가 있는 것이오?” 우문호가 물었다.“일주일 정도. 나도 너무 오래 있을 수는 없소. 추 상궁 쪽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오.” 원경릉이 답했다.“그럼 좋소. 내 경호까지 바래다 드리겠소.”“필요 없소.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왔다 갔다 하는 게 너무 번거롭지 않소!”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우문호가 말했다. “알겠소. 아이들도 가고, 냉정언이랑 홍엽도 떠나고, 서일도 가고, 탕양도 가고, 이제 당신까지 가니,

  • 명의 왕비   제3152화

    “급한 일이 아니면 일단 잠시 미뤄 두게. 짐이 자네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으니…”“정말 급한 일입니다. 신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탕양은 말을 마치자마자 예를 갖추어 인사하고 몸을 돌려 쏜살같이 도망치듯 달려갔다.우문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녀석, 정말 재빠르게 도망치는군. 누가 잡아먹겠다고 했나, 그저 속마음을 좀 털어놓으려 했을 뿐인데. 저 이기적인 놈, 내 또 누구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겠나?” 목여 태감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폐하, 탕 대인께서는 폐하께서 잔소리하실까 봐 그러시는 겁니다!” “짐이 언제 잔소리를 했단 말이냐? 몇 번…아니 열몇 번, 많아야 백 번 정도 말했을 뿐이지 않나?” 우문호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네 그럼요, 폐하께서는 잔소리하지 않으십니다!” 목여 태감이 웃으며 말했다. 황제가 탕 대인을 매우 아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일이었다. 황제는 그가 홀로 밖에서 고생하는 것을 안쓰러워하며, 집에는 그를 정성껏 보살펴 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짐이 그를 설득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사람마다 뜻이 있는 법이고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다면 내버려두는 수밖에. 다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네. 사람의 일생이란, 정말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꼭 붙잡아야 하는 법 일세.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가 되어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겠나?”“짐도 잔소리가 좀 심했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저 이 일에 대해서만 잔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야. 감정적인 일은 억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이 급하구나.”목여 태감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있었다. 이전 사례로 보아 황제는 또 한동안 탕 대인 일로 잔소리를 늘어놓을 터였다. 탕 대인 일이라면 황제가 탕 대인보다 더 안달복달이었다.정말이지, 태감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황제만 애가 타 죽을 지경이었다.우문호는 소월궁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았고, 원경릉은 책을 보면

  • 명의 왕비   제3151화

    탕양은 손을 뻗어 일곱째 아가씨의 손등을 살짝 눌렀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지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안내인도 있고, 지도도 있으니, 독산 어디든 원하시는 곳에 가실 수 있습니다. 사람을 써서 사전에 모든 위험을 제거해 드릴 겁니다. 아시겠지만 독산에 위험이 제거되면 관광지로 개발해 입장료를 받고 사람들을 들일 수 있습니다. 어떠십니까?”“관광지로 개발한다고요? 그거 참 기발한 생각이네요. 하지만 그렇다면 독산을 저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군요?” 일곱째 아가씨는 냉소했다.“15년 동안은 아가씨께서 독점하시고, 그 후에는 수익의 3할을 가져가시는 겁니다!”일곱째 아가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개발, 물론 좋은 일이다. 좋은 곳, 좋은 경치는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마땅하다. 게다가 그가 말한 것처럼 입장료를 받고 조정의 협력까지 더해진다면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어쨌든 조정은 다섯 곳의 성지를 발전시키려 할 테니,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을 그곳으로 불러들이려 할 것이다.게다가 황제는 현재 나라를 다스리는 데 총력을 쏟고 있었다. 경제가 발전되고 북당이 점점 부유해지니 돈을 좀 들여서 놀러 다니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고, 이는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다.그녀도 이제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해 봐야 했다. 독산은 정말 좋은 곳이고, 그녀의 꿈이 깃든 곳이다. 독산에서 여생을 보낸다니,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 가문의 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계약하죠!”이렇게 성급하게 5백만 냥짜리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평소 신중했던 일곱째 아가씨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하지만 부자에게 있어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번쯤 돈을 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었다.“일곱째 아가씨께서는 역시 호탕하시군요! 과연 여장부십니다!” 탕양이 웃으며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첨은 그만 하시고, 말씀하시지요. 제 안내인은 어디 있나요? 제가 직접 한번 가 보고, 정말 독산 전체를 다

  • 명의 왕비   제3150화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에요?”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공부에서 오는 길입니다. 복지 시설 건립 건에 작은 문제가 생겼거든요. 지금은 다 처리했습니다.” “탕대인께서 나서셨으니, 안 될 일이 없겠죠.” 일곱째 아가씨는 탕양의 일 처리 능력을 인정하였다.그녀는 차 재료를 넣고 잠시 끓인 후, 탕 대인에게 따라 주며 말했다. “입술이 바싹 말라 다 트셨네요. 어서 드세요.” “그럼 잘 마시겠습니다!” 탕양은 차를 받아 들고 몇 번 불더니, 단숨에 마셔 버렸다. 차가 뜨거웠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말 몹시 목이 말랐던 모양이다.그가 두 잔을 마시고 나서야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 “저를 찾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탕양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상단에서는 혹시 약도성 재건 사업에 참여할 생각을 해 보셨는지요? 안심하십시오, 손해 보실 일은 없을 겁니다.”“저는 민간 상단입니다. 어떻게 성 재건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 폐하께서 된다고 하셨으니, 분명 문제없을 겁니다.” 탕양이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탕 대인, 이런 좋은 일을 어쩌다 저희 상단이 맡게 된 것입니까? 혹시 대인께서 뒤에서 저희를 위해 힘써 주신 건 아니신지요? 어쨌든 호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은혜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민간 상단이 약도성의 재건에 참여하려면 막대한 은화를 지출해야 하는데, 재건 이후 그녀의 상단에 돌아갈 이익은 아마 봉토 정도 일 것이다.약도성은 택란 공주의 영지이고, 철광이 많으며, 정세도 이미 안정되었으니 채굴은 시간문제이다.하지만 광산은 예로부터 조정의 소유였으니, 민간 상단에 봉해 줄 리가 없다. 그러니 설령 봉토를 내린다 해도 쓸모없는 산지나 몇 개 주어질 뿐일 것이다.일곱째 아가씨가 이 일을 엄청난 호재라고 말한 것은 탕양의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함일 뿐, 사실 그녀는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탕양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 명의 왕비   제3149화

    홍엽이 조용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물었다. “공무를 보러 가는 것이냐?”“저는 원래 공사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무를 보러 가는 것도 여행이라 할 수 있죠.”냉정언이 온화한 눈빛으로 냉명여를 바라보았다. “손자도 이제 다 컸으니, 함께 데리고 나가 바깥세상을 경험해 볼 때가 되었지.”냉명여가 고개를 들었다. 냉정한의 눈빛은 다시 싸늘하게 변했다.이 집안에서 냉정한은 엄격했으며, 홍엽은 편애를 받았다. 그렇기에 둘은 서로 보완이 되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짐부터 싸야겠네요. 얼마나 가 있는 겁니까?”홍엽이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면 되니 일수는 생각할 필요 없다. 어쨌든 우문호는 항상 나에게 짐을 지우고 있었으니, 우리도 즐길 때가 되었지.”냉정언이 복수하듯 말했다.홍엽이 웃었다. “정말 그럴 만도 합니다.”그의 수양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 무척이나 기뻤다.홍엽이 우문호에게 품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자신과 수양딸 사이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자신의 수양딸임에도 우문호가 독점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과한 처사였다.황제가 된 사람들의 성격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세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원숭이가 조용히 성을 빠져나갔다. 흠차라고는 하지만 어떠한 허례허식도 없었다.그들이 떠난 뒤, 탕양도 약도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탕양은 최근 몇 년 동안 바쁘게 일하며 많이 늙었고, 머리카락은 흰머리가 수북했다.그는 이전에 우문호의 최측근 신하였으며 지금은 우문호의 전반적인 심부름꾼이었다. 관직이 내려져 고용된 것이 아닌, 그저 유용한 사람으로써 투입된 것이었다. 그는 우문호에게 직접 보고를 올렸으며, 어떤 관청에서도 그를 관리할 수 없었다.근래 몇 년 동안 그는 병부에서 군사를 정리하고 호부에서 전국의 땅과 세금을 다루며 새로운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부에서 심사에 참여하고 형부에서 중대 사건을 옆에서 다루었다.황후는 탕대인이 벽돌과도 같아 필요한 곳 어디에서든 쓰일 수

  • 명의 왕비   제3148화

    “좋은 생각이십니다. 가능한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조정의 은혜를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냉정언은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그리고 잠시 멈칫하고는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그리고 공주님을 보살 피라는 말씀이시지요?”“역시 지혜로운 수보구나. 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꿰뚫어 보고 있어.”우문호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폐하께서 공주님을 아끼시는 건 궁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인이 궁에 들어오기 전에 폐하께서 갔다 오실 줄 알았습니다.”“짐이 생각 해보았지. 지금 때에 약도성에 들리면 이득이야. 조정을 향한 백성의 믿음도 생기고, 결코 짐이 백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뜻이 될 테니 말이야. 하지만 내가 조정을 떠나면 나에게 반심을 가진 자들이 모여서 내란을 일으킬 수 있어. 자네를 수보의 신분으로 보내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이네.”냉정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옳으신 말씀입니다. 사실 소인은 폐하께서 직접 가실 것 같아 설득을 해볼 생각이었습니다.”우문호는 애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짐이 자식들 때문에 나랏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으로 보이는가.”“공주님이라면 그럴지도 모르지요.”냉정언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인이 폐하를 너무 얕보았나 봅니다.”“짐도 구분은 할 줄 아네. 쉽게 위험 속에 몸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야.”게다가 그는 집에서 제일 약한 사람이 아닌가. 냉정언이 답했다.“네, 알겠습니다. 홍엽 공자에게 일러 두겠습니다. 내일 출발 할 수 있게 말입니다.”“홍엽 공자도 가는 것인가?”우문호가 눈을 크게 떴다.“소인이 오랜만에 나가는 외출 입니다. 제 아들도 바깥 세상 한번 구경 시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우문호가 의미심장한 태도로 답했다.“그래, 명여도 데려가게. 사내 아이는 많이 둘러 보는 게 좋지.”“명어 그 아이는 홍엽 공자를 잘 따릅니다.”냉정언이 말했다.“그래, 네가 누굴 데려가든 상관없다.네가 가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우문호는 허공에 손을 흔들었다.말을 끝나

  • 명의 왕비   제3147화

    하지만 새해의 기쁨도 초 닷새 날까지뿐이었다.초 엿샛날이 되자 각 부서들이 하나둘씩 출근하기 시작했다.우문호의 표정이 좋지 않다.출근 때문이 아니라 택란이 약도성에 다녀오겠다는 말 때문이다.약도성은 큰 화재 때문에 재건설을 했다.그녀는 직접 두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게다가 형제들도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원경릉은 우문호를 하룻 밤 내내 설득하기 바빴다.곧이어 우문호는 위왕과 안왕에게 임무를 주었다. 강북부에 도착하면 즉시 그에게 보고를 하라는 내용이었다.위왕과 안왕은 억울하기 그지없었다.왕의 위치에 오르니 사람도 변한다는 사실이 와닿았다.우문호는 한 사람씩 배웅을 해주었다.하지만 아이들은 반겨 하지 않았다.그들의 삼촌을 지켜줘야 할 뿐만 아니라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문호는 자신의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옆에 있던 서일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그 이유는 출장 비용을 황후가 흔쾌히 내어 주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또다시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역란은 자신이 벌써 열 살이라며 강조했다.나이가 어떻게 되든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역란아, 아바마마가 마음이 아프다.궁에 남아 나와 더 놀아주지 않겠어?”마차가 지나가고, 경단이 역란에게 물었다.“이만하면 됐습니다. 조금만 더 지내면 싫어하실 거예요.”역란이 혀를 내밀고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이 녀석아.”경단은 역란의 말에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적당한 거리가 아련함을 만든다.’마차가 천천히 성 밖을 나갔다.한편, 어서방 안.30분 전, 우문호가 냉정언에게 바둑을 두자고 불렀다.몇 판을 졌지만 우문호는 화도 내지 않고, 바둑판을 엎지도 않았다.다음 판이 또 시작되자 냉정언이 그를 말렸다.“폐하, 무슨 일이 있으시면 말씀을 하세요. 계속하셔도 저한테 질 뿐입니다.”“지지 않을 걸세!”우문호가 그를 노려 보았다.냉정언이 차를 한 입 들이켰다.“그래서 무슨 일 이십니까?”우문호의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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