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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0화

우문호는 기왕의 얼굴에서 묘하게 기세등등한 표정을 보았다. 조회(朝會)에서 주수보가 자신을 비판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상했기에 우문호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주수보는 국사(國事)를 매우 중시하는 사람으로서 오늘 조회에서 한 말이 틀린 얘기는 아니다. 이 살인 사건은 그의 말대로 백성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그래서 주수보는 가능한 한 빨리 사건을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찾아낸 단서라고는 목격자라고 하기도 애매한 바보 한 명과 개 한 마리뿐인데……. 과연 이 단서들을 이용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퇴조(退朝) 후에 우문호가 초왕부에 돌아왔다. 그는 원경릉이 회왕부에 간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이렇게 가만히 있지를 않는 것이냐.’

관아로 돌아온 우문호는 신하들에게 일주일 내에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황제의 뜻을 전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관아에서는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우문호는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한숨 쉴 시간에 빨리 단서를 찾아라! 사건 현장에 가서 사람들을 탐문하고 주변을 더 샅샅이 뒤져 흉기라도 찾아오라는 말이다!”

‘왕야께서 저렇게까지 화를 내시는 걸 보니 보통 일이 아닌 게 분명해.’우문호의 천둥같은 호령에 관아는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며칠 동안 우문호는 원경릉이 잠에서 깨지 않은 이른 아침에 나가서 그녀가 잠이 든 후에 돌아왔다. 원경릉은 그가 사건을 처리하는 것을 자신이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되도록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고,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상처도 점차 회복되었다.

예전처럼 행동이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발로 땅을 딛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시간을 내서 정후부에 들르기도 했다. 그녀는 조용히 가서 노마님에게 약을 지어주고는 쥐도 새도 모르게 왕부로 돌아왔다.

회왕부도 태평했다.

노비는 회왕부를 내부를 철저하게 조사해 의심이 가는 사람들은 싹 제거했다. 이 소식을 듣고 부중(府中)에서도 한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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