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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3화

시체를 부검하는 원경릉

서일이 고개를 저으며 어쩔 줄 몰라: “소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너를 도왔는데, 내가 너에게 부탁하는데도 네가 도와주지 않으니, 이런 걸 바로 배은망덕이라고 하는 거야.”

서일이 난감한 표정으로 왕비를 보니, 차갑게 화가 있어 일순간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녹주도 앞으로 나와 사정하며, “서일은 왕야의 가장 측근에서 사건에 대해 고민했잖아, 왕비마마께서 흔쾌히 도우시겠다는데 왕비마마를 도와주는 게 어때? 그리고 막상 왕야께 알려진다고 해도 왕비마마의 명령이었다고 감히 저항할 수 없었다고 하면 돼지.”

서일은 왕야께서 자기를 잘라버릴 걸 알지만, 사건조사가 지금까지 진전이 없고, 왕비마마는 지금까지 계속 기적을 일으키셨으니 혹시 왕비마마께서 보시고 뭔가 발견해 내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서일은 고개를 들어: “좋습니다. 하지만 왕비마마 오래 머무시면 안되고, 시체 안치소는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지만 누군가 그쪽으로 순찰을 하다가 발견되면 반드시 왕야께 알려집니다.”

“알았어!” 원경릉이 한마디로 수락하고 녹주에게: “넌 여기를 지키다가 만약 왕야께서 오시면 내가 화장실에 갔다고 얘기해라.”

“예, 알겠습니다,” 녹주가 말했다.

서일이 등롱을 들고 원경릉을 데리고 나갔다.

시체 안치소는 경조부 관아 좌측 뒤쪽에 있는데 대략 50제곱미터 크기로 세워진 건축물이다. 벽은 비교적 얇고 창이 2개있지만 둘 다 닫혀 있다.

입구에 두개의 등이 걸려있어 엷은 붉은 등불이 시체 안치소 문을 온통 시뻘겋게 비추니 한밤중엔 특히나 음산하고 공포스럽다.

서일이 덜덜 떨며 걸어 들어가다가 원경릉을 흘끔 보고, “왕비마마께서는 안 무서우십니까?”

“뭐가 무서운데?”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넌 여기서 기다려, 누가 오면 나한테 알리고.”

“소인은 왕비마마를 따라 들어가겠습니다.” 서일은 원경릉 혼자 안에서 놀라서 실신할 까봐 걱정이 되었다. 입으론 아니라고 하지만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디 있어? 안에 그렇게 많은 시체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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