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릉을 찾아 봉의각으로 간 우문호우문호가 화를 내며: “어째서 오늘밤 이렇게 낭패를 본 건 난데, 결국 잘못한 것도 내가 되는 건데??”“왕야께선 잘못 하신 게 없으시지요.” 탕양이 내숭의 최고 경지를 시전하며, “하지만 왕비마마도 틀리지 않으셨습니다. 잘못된 건 이 일 자체지요. 이 일 자체가 거론돼서는 안되는 일인 겁니다. 예를 들자면 왕비마마께선 왕야께서 이전에 어떤 여인이 있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실 때 왕야는 마음속으로 기쁘셨습니까?”우문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별로 안 기뻤지, 하지만 적어도 오늘밤처럼 이렇게 처참한 기분은 아니었어.”“처참한 기분은 잠깐입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건 왕비마마께서 왕야를 진심으로 중시하신 다는 것입니다. 마음 속에 왕야가 계시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소인 생각에는 왕야께서 고분고분 왕비께 가서 잘못을 인정하시는 게 나을 것으로 사료됩니다.”우문호가 눈을 부라리며, “잘못을 인정해? 방금 내가 잘못한 거 아니라며.”“이건 잘잘못과 상관없습니다. 부부사이에 잘잘못과 시시비비가 어디 있나요? 맞춰주고 사랑해 줄 뿐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요.”탕양이 계속 권했다. 두 주인이 사이가 틀어져서는 곤란하지. 초왕부가 겨우 요 며칠 평안하게 지내지 않았는가 말이다.우문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아, 탕양이 말한 대로 생각해 보고, “네 말도 맞네. 왕비도 내가 신경 쓰이니까 이렇게 하는 게 틀림없어. 만약 왕비가 듣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내가 오히려 걱정했겠지.”“바로 그렇다니까요?” 탕양이 권하며, “왕야 어서 봉의각에 가셔서 달래 주세요, 여자는 좀 맞춰주면 좋아집니다.”우문호가 일어나, “넌 여기 남아, 나 혼자 가면 되니까.” 탕양에게 자신이 여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꼴을 보여줄 순 없다. 이건 체면 문제다.탕양이 미소를 지으며: “예, 소인이 사람을 시켜 탕을 올리라 하지요, 왕비마마와 왕야 두 분이 같이 마시세요.”우문호가 성큼성큼 나가는 것을 보고 탕양은 복도에 서서 웃음을 띤 채,
기왕비의 병하지만 문제가 바로 우문호가 앞으로 원경릉에게만 전심을 다 할 수 있느냐 여부다. 우문호는 그 일에 대해 한마디로 말했다. 황자는 전부 이래.이 시대에 지위가 좀 있다고 하는 남자는 전부 처첩을 몇 씩이나 두고 있다. 우문호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원경릉에 대한 감정도 사랑인지 확실하지 않고, 사랑이라 해도 감정은 지나가는 거라 일평생 첫 마음을 유지할 수 없다.현대의 이혼율이 높아지면 높아졌지 떨어지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다.하지만 현대는 적어도 이혼이라도 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남편이 변심해서 첩을 들여도 정실 부인은 묵묵히 참아내야 한다. 심지어 현모양처가 되려면 남편을 위해 첩도 들여줘야 한다. 이 생은 특히나 비굴하고 억울하게 보내야 할 것 같다.“왕비마마, 주무셔야 할 시간입니다.” 희상궁이 왔다.원경릉이 앉아서 상궁을 불러, “상궁, 뭐 좀 물어볼 게. 북당 황실 친척 중에 첩을 들이지 않으신 분이 계셔?”“그건…… 지금 첩을 들이진 않으셨지만 앞으론 첩을 들이셔야 해서. 자손을 번창하게 하셔야 하니. 왕비마마 이 일은 괘념치 마세요.”“손왕도 첩을 들이지 않았어.” 원경릉은 둘째 아주버님이 생각났다.“손왕 전하도 첩을 들이셔야 합니다. 손왕비께서 이미 손왕 전하께 첩을 천거하셨어요.” 희상궁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원경릉이 탄식하며, “일생을 한 여자에게 수절한 사람은 없어?”“있죠, 첩을 들일 돈이 없는 평민들이요.” 희상궁이 웃으며, “하지만, 누가 가난한 사람과 결혼하고 싶겠어요? 평범한 여자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처지가 돼서 일평생 먹고 사는 근심 없기를 바라지요.”그렇지, 의식주가 제일 중요하지, 그거에 비하면 남편이 첩을 들이는 것쯤 용인할 수 있다.“부군이 첩을 들이지 못하게 한 여자도 있어?”희상궁이: “있지요, 하지만 투기하는 여자라고 해서 아무도 그녀와 왕래하지 않고 명예가 땅에 떨어질 겁니다.”그렇다. 투기하는 여자라고 낙인 찍히고 아무도 그녀와 상대하지 않는다. 먹과 가까
페병에 걸린 기왕비와 기왕의 야심기왕비는 진짜 결핵에 걸렸다.어의가 확진을 내리자 기왕은 상당한 돈을 쥐어 주고 어의의 입을 막았다.하지만 전에 의원이 맥을 짚은 적이 있는지라 소문을 아주 막을 수는 없었다.기왕비가 회왕부에서 원경릉에게 속마음이 까발려진 다음 날 결핵이 시작되었다.그저 감기인줄 알고 의원을 불러 약을 짓게 했는데 약을 먹을수록 기침이 심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결핵은 갑자기 발작해서 증세가 심각하다.발병한지 다섯째 날에는 고열이 시작되고 기침이 멈추지 않아 오밤중에 어의를 청했다.결핵에 걸렸다는 건 머리에 죽음이란 두 글자를 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하지만 기왕비가 절망하지 않은 것은 원경릉이 회왕을 낫게 할 수 있다면 의원도 자신을 반드시 낫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결코 원경릉의 의술이 천하제일이라고 인정할 수 없었다.기왕비가 몰랐던 건 원경릉의 의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원경릉은 단지 치료할 약을 가지고 있을 뿐이란 사실이지만. 몇 년간 오래 끄는 결핵도 있지만 급하게 발병할 경우 결핵은 굉장히 급속도록 악화된다.기왕비는 급속도로 악화되는 부류였다.어의가 처방한 약은 일시적으로 억제해도 낫게 할 수는 없다.기왕은 왕비의 병으로 고민했지만 마음은 그런대로 괜찮았다.오늘은 이미 여섯째 날이다.사건을 해결하는 기한까지 이틀 남았다.기왕비가 병으로 앓아 누워있으나 어진 왕비의 진면목을 발휘하고 있으니 기왕에게는 좋은 기회다.홍수(紅袖)가 기왕비를 부축해서 일어나는데 기왕이 다가와 기왕비의 손을 잡으며, “그냥 누워있으시게.”“괜찮습니다!” 눈두덩이가 푹 꺼진 기왕비는 시녀를 시켜 두꺼운 면으로 만든 마스크를 얼굴에 하고 있어서 기왕은 할 필요가 없었다.좌우의 사람들을 물리고, 기왕비는 기왕에게: “사건이 마지막 기한에 이르러 초왕이 문책을 당해 직위에서 해제되면 왕야께서 자진해서 나서세요. 삼일내에 이 사건을 해결시면 아바마마께서 왕야를 높이 평가하실 게 틀림 없습니다. 살인청부업자 쪽에는 가족과 처첩을 거느
연쇄 살인 사건 해결되나경조부의 사건 담당 조직은 원래 한 세트로 난관에 빠졌을 땐 돌파할 방법이 다같이 없다.그러나 지금은 실마리가 있어 모든 게 잘 되고 있다. 그래도 물론 기한 내에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왜냐하면 의심이 가는 용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입증에 시일이 걸리고, 입증 후 용의자의 소재를 파악해 체포해야 사건이 일단락되기 때문이다.바꿔 말해 보름 이상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범인을 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단 얘기다.하지만 우문호와 경조사 사람들이 모두 안도하는 건 현재 범인은 대략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용의자는 바로 합령도(合嶺道)에 사는 산화랑(散花郎) 주지(周知)다. 알다시피 강호에 산화랑이란 별칭은 암기, 독침에 능해서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사람이란 뜻이다.범인을 확정하기만 하면 기한 내에 범인을 잡아들이지 못해도 황제 폐하와 주재상도 별 말이 없을 것이다.그런데 하늘이 우문호를 돕는지도 모르겠다.그날 주지가 밤 해시에 근교 낡은 절에 나타날 것이라는 익명의 신고가 들어왔다.우문호는 진위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람을 데리고 잠복했는데 정말 주지를 그 자리에서 체포했다.관아로 돌아와 심문하니 주지가 자백하는데 세부 내용이 전부 들어맞았다.경조사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기뻐했으나 우문호는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지의 행적을 신고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주지가 의외로 잡아떼지 않고 전부 술술 불었다는 점으로, 왜 어린 아기에게는 손을 쓰지 않았느냐는 말에 상당히 설득력 있게 범인도 쌍둥이 자식이 있어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우문호는 곧바로 합령도에 사람을 보냈으나 주지의 가족은 이미 떠나고 없었으며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고 들었다.합령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주지는 분명 쌍둥이 아들딸이 있었고 이제 막 돌이 되었다고 했다.모든 게 단 하나 허점없이 딱 들어맞고, 주지는 살인 경위도 설명할 수 있었으며 흉기인 식칼까지 내놓았는데 검시관이 조사해보
기왕과 기왕비의 흑심우문호는 사건의 경위를 순서대로 설명했으나 원경릉이 시체를 검시한 것과 어떤 사람이 익명으로 주지의 소재를 알려 주었다는 사실은 감췄다.원경릉의 공을 박탈 하고자가 아니라 하필 기왕이 여기 있어 기왕에게 원경릉이 이 사건에 발을 담근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익명으로 제보가 들어온 것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잠시 황제 폐하께 알릴 수 없었다.기왕은 범인의 이름이 주지라는 말을 듣고 벌써 안색이 굳어졌다.명원제가 우문호를 크게 칭찬하니 기왕의 마음에 미움이 차 올랐지만 얼굴은 오히려 잘되었다며 흐뭇한 기색이어야 했다.명원제의 서예 연습을 지켜볼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다가, 씩씩거리며 궁을 나와 기왕비의 방으로 직행했다.기왕비는 막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가 기왕이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왕야 무슨 일이십니까?”기왕이 노려보며, “넌 알고 있었지, 우문호가 사건을 해결해서 주지가 걸려들었다는 거?”기왕비는 깜짝 놀라, 얼른 몸을 일으키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럴 리가!”“나도 원래 그럴 리 없다고 생각 했어.” 기왕이 천천히 다가가며 냉정한 눈빛으로, “하지만 사건의 경위를 들어보니 초왕이 근교의 낡은 절에서 주지를 체포했고, 주지도 살인사실을 남김없이 자백했다더군.”기왕비는 기왕의 얼굴이 흉악해 지는 것을 보고, “왕야께서는 왜 그런 눈으로 신첩을 보십니까?”기왕이 차가운 목소리로: “왕비, 주지가 왜 교외의 낡은 절에 가야 했을까?”기왕비가 당황해서, “신첩도 모릅니다, 아픈지 며칠이 되어 그쪽 얘기를 전혀 전달받지 못했습니다.”기왕비의 얼굴도 점점 냉정해 지며 거의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말투로: “신첩 이제야 알겠습니다. 왕야께서 신첩을 의심하시는 군요. 신첩이 왕야를 위해 일을 계획했으나 결국 이 공을 우문호에게 주었다는 말씀이지요?”기왕은 한동안 그녀를 노려보다가 겨우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왕비가 당연히 그럴 리 없겠지.”기왕비는 텅 빈 눈동자로, “부부는
만취한 우문호기왕비가 폐병으로 죽어도 아무도 그녀의 사인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고 부모와 형제는 계속 기왕을 지지할 것이다. 혹시라도 기왕이 다시 한 번 상심할까 황제는 기왕을 더 측은하게 여겨 결국 기왕비는 회왕을 돌보다가 안타깝게 병을 얻은 것으로 될 것이다. 멀쩡하게 살인사건의 공로를 우문호에게 넘겨준 건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만약 이런 식으로 기왕을 압박하지 않으면 기왕비는 철저하게 이용 가치를 잃게 된다.기왕비를 잃으면 백배는 고통을 겪을 것이란 걸 끊임없이 상기시켜 줘야 기왕을 장악할 수 있다.경조부는 오늘밤 공로를 치하하는 분위기다.우문호는 술을 잔뜩 마셨는데 오늘 밤은 허물없이 경조부 관원들이 권하는 축하주를 마셔서 정신을 차리고 보면 과음상태로 과음도 이만저만 많이 마신 게 아니다.서일이 우문호를 초왕부 입구까지 데려다 주니 우문호는 마차를 내리자마자 문간에 있는 늙은 회화나무에 한바탕 토했다. 완전 인간 분수로 서일이 보고는 덜덜 떨린 정도로 사람이 토하다 죽을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우문호가 다 토하더니 술이 좀 깨서 서일을 가리키며 호통을 치는데, “너……운전 그 따위로 할 거야?”서일이 우문호를 부축하며, “예, 예,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소월각으로 돌아가십시다.”우문호는 서일의 손을 뿌리치며, 노기 충천해서: “부축할 필요 없다. 난 봉의각으로 갈 거야.”“예, 알겠습니다. 왕비마마께 가십시다.” 서일이 따라가면서 보니 우문호가 갈지자로 허위허위 걷는데 넘어질까 걱정이다.“가서 죄를 물을 것이다!” 우문호가 청천벽력같이 외쳤다. “지가 뭔 데? 날 그렇게 대할 수가 있어?”“왕야, 목소리 좀 줄이세요!” 서일이 차마 입을 틀어막지는 못하고 말했다.이 말을 왕비께서 들으시면 또 화를 내시겠네.우문호는 비틀비틀 소리를 지르며 봉의각 입구에 도착했다.문 앞의 나무를 붙들고 다시 한번 거하게 토하는데 다바오조차 슬금슬금 피해서 저 멀리 도망갔다.우문호는 다 토하고나서 계속 쩌렁쩌렁 소리를 치며, “
우문호는 머리를 움켜쥔 채 집중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관계없는 이들은 다 나가거라!”그가 손을 휘저으며 중얼거렸다. 그의 말을 듣고 기상궁과 기라가 황급히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우문호는 격동된 표정으로 원경릉을 바라보며 “너…… 화내지 마.”라고 말했다.“나 화 안 났어.” 원경릉이 답했다.“거짓말!”우문호는 그저께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원경릉이 화를 내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너 취했구나!”원경릉이 말했다.그는 탁자를 내리치더니 “본왕은 취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원경릉은 그의 부어오른 손바닥을 보며 “됐어. 나 화 안 났어.”라고 말했다.“난 네 말을 믿지 않아, 너는 분명히 화났다! 네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 본왕이 말했지 않았느냐, 근데 넌 계속해서 또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술기운 탓인지 그가 주절주절 계속 말을 했다.“그래, 내가 잘 못 했어. 내가 괜한 걸 물어봤네.”원경릉은 이틀 내내 괴로웠기에 지금, 이 순간 그와 입씨름하기 싫었다. “물어봐도 돼, 근데 지겹게 계속 묻지는 마. 본왕이 말했잖아 아니라고, 근데 넌 안 믿고, 또 물어보고.”우문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러자 듣고 있던 그녀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나 계속 안 물어봤어, 너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잖아.” “본왕이 말했잖아 아니라고!”그의 눈에는 원망스러움이 담겨있었다.아, 가소롭다. “솔직히 말해봐 맞잖아!”우문호는 노발대발하며“아니라고, 네가 나를 우습게 생각하니까 본왕이 그랬을 거라고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원경릉은 어리둥절했다.“무슨 뜻이야? 내가 너를 우습게 생각한다고? 내가 너를 어떻게 생각한다는 건대?”“아!니!라!고!” 우문호는 한 글자 한 글자 원망의 눈빛을 담아 원경릉에게 내질렀다.“자세히 설명해봐!”원경릉이 그의 눈을 쳐다보자 우문호는 순간 흠칫하며 뒷걸음질을 칠 뻔했다. 술기운 때문인지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아무튼 아니야…….”원경릉은 손사래를 치며 “그래, 아니라고
우문호는 고개를 숙여 원경릉의 손목을 살짝 물었다. 그는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그의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다. 그가 그녀를 깨문 자리에는 물린 자국도 남지 않았다.“우리 이제 그만 싸우자. 싸우면 마음만 다쳐.”그는 슬픈 얼굴로 그녀의 눈을 보았다.원경릉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래. 우리 그만 싸우자.”라고 말했다.“안아줘.”우문호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안더니, 한순간에 그의 무거운 몸이 그녀를 덮쳤다.원경릉은 웃으며 “바닥에서 이러지 말고 할 말 있으면 침상으로 올라가서 하자.”라고 말했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우문호, 일어나!” 원경릉이 그의 등을 두드렸다. 그때, 그녀의 귓가에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원경릉은 그의 밑에 깔린 채 힘없이 두 팔을 늘어뜨렸다.‘좋아 잠들었다 이거지?’그녀는 하는 수없이 서일을 불러 그를 침상으로 옮겼다. 원경릉은 잠자는 그의 등을 토닥토닥 어루만졌다. 해장국이 도착해서 그를 깨우려고도 했지만, 그는 잠에 깊게 들었는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하는 수없이 우문호를 자게 내버려 두었다.그녀는 잠옷을 입고, 그의 가슴에 기대 누웠다. 그의 말을 믿어도 될까? 정말 궁녀가 못생겨서 그랬다고? 그녀는 방금 전 상황을 생각하니 웃음이 터졌다. 원경릉이 화를 낼까 봐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가 원경릉을 많이 아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정말 신경쓰지 않았다.‘근데 정말 그의 말이 맞을까?’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품을 연거푸 하더니 잠이 들었다.얼마나 잤을까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녀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떴다가, 쏟아지는 졸음에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얼마 후 우문호는 정신이 들었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안은 채 그녀의 귀에 자신을 입술을 가져다 댔다.피곤했던 원경릉은 “좀 더 자.”라고 말했다.“안 잘래, 안 졸려!”우문호는 입을 삐죽거리더니“네가 이틀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