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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4화

기왕과 기왕비의 흑심

우문호는 사건의 경위를 순서대로 설명했으나 원경릉이 시체를 검시한 것과 어떤 사람이 익명으로 주지의 소재를 알려 주었다는 사실은 감췄다.

원경릉의 공을 박탈 하고자가 아니라 하필 기왕이 여기 있어 기왕에게 원경릉이 이 사건에 발을 담근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익명으로 제보가 들어온 것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잠시 황제 폐하께 알릴 수 없었다.

기왕은 범인의 이름이 주지라는 말을 듣고 벌써 안색이 굳어졌다.

명원제가 우문호를 크게 칭찬하니 기왕의 마음에 미움이 차 올랐지만 얼굴은 오히려 잘되었다며 흐뭇한 기색이어야 했다.

명원제의 서예 연습을 지켜볼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다가, 씩씩거리며 궁을 나와 기왕비의 방으로 직행했다.

기왕비는 막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가 기왕이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왕야 무슨 일이십니까?”

기왕이 노려보며, “넌 알고 있었지, 우문호가 사건을 해결해서 주지가 걸려들었다는 거?”

기왕비는 깜짝 놀라, 얼른 몸을 일으키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럴 리가!”

“나도 원래 그럴 리 없다고 생각 했어.” 기왕이 천천히 다가가며 냉정한 눈빛으로, “하지만 사건의 경위를 들어보니 초왕이 근교의 낡은 절에서 주지를 체포했고, 주지도 살인사실을 남김없이 자백했다더군.”

기왕비는 기왕의 얼굴이 흉악해 지는 것을 보고, “왕야께서는 왜 그런 눈으로 신첩을 보십니까?”

기왕이 차가운 목소리로: “왕비, 주지가 왜 교외의 낡은 절에 가야 했을까?”

기왕비가 당황해서, “신첩도 모릅니다, 아픈지 며칠이 되어 그쪽 얘기를 전혀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기왕비의 얼굴도 점점 냉정해 지며 거의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말투로: “신첩 이제야 알겠습니다. 왕야께서 신첩을 의심하시는 군요. 신첩이 왕야를 위해 일을 계획했으나 결국 이 공을 우문호에게 주었다는 말씀이지요?”

기왕은 한동안 그녀를 노려보다가 겨우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왕비가 당연히 그럴 리 없겠지.”

기왕비는 텅 빈 눈동자로, “부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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