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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9화

상선은 태상황을 모신 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수십 년 동안 그의 눈치는 전혀 늘지 않았다.

상선은 멋쩍은 표정으로“그럴 필요 없으십니다…….”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미소를 지으며 태상황의 관자놀이를 눌렀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점점 아이 같아진다고 하더니, 태상황도 관심이 고픈 어린아이 같구나.’

얼마나 주물렀을까, 태상황이 그녀에게 앉으라고 하더니 떡을 하나 주었다.

“다친건 다 나았느냐?”태상황이 물었다.

“괜찮습니다!” 원경릉이 떡을 집어들고는 방글방글 웃으며 대답했다.

“바보 같긴, 넌 단명하고 싶은거지?”태상황은 늘 그렇든 독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원경릉은 입을 삐죽거리며 “소인. 그렇게 쉽게 안 죽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태상황이 모진 소리를 할 것을 예상했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태상황은 소처럼 큰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보았다.

“이전에 네가 입궁했을 때, 과인이 너를 꾸짖으며, 모든 일에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라고 했던 거 기억하느냐? 설마 무뇌라서 잊은 건 아니겠지?”

원경릉은 태상황의 말에 ‘무뇌’라는 말에 입이 떡 벌어졌다. 과거에도 저런 말이 있었다니.

“알죠. 압니다. 제가 잠깐 방심했나 봅니다.” 원경릉은 욕을 먹어도 싸다. 회왕이 독을 먹고 죽을 뻔했던 그날, 그녀도 초왕부로 돌아갈 때, 마땅히 주위를 경계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적들이 회왕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만 했지, 그녀까지 죽이려고 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방심하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태상황이 이런 말을 해봤자 뭐 하겠느냐는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

가끔 보면 머리는 좋은데 다른 방면으로 젬병인 부류가 있다. 원경릉이 그 부류에 속한다.

이런 부류들은 한 가지의 결말로 수렴하는데, 그 결과는 바로 죽음이다.

태상황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어서방 태감이 와서는 “왕비, 황상께서 부르십니다.”라고 말했다.

태감의 말을 듣고 원경릉은‘오’하고 일어나서 태상황에게 인사를 했다.

“잠깐만!”태상황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원경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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