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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29화

호비가 슬그머니 명원제의 손을 놓았다. 마음 속에 한줄기 실망이 싹 튼 것이다. 자신은 그녀를 수년동안 사랑해 왔고 심지어 생사를 함께 하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몇 년간 궁에 있으면서 황귀비가 자신을 세심하게 돌봐주는 것이 마치 엄마처럼 느껴졌다. 이런 비유가 맞지 않겠지만 호비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였기에고 황귀비를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황귀비와의 감정에 각별히 신경을 썼으며 단순히 신경을 쓰는 정도가 아닌 황제의 사랑에 못지 않았다. 호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일단 떠오르는 사람이 황제가 아닌 바로 황귀비일 정도였다.

황귀비는 호비에게 안정감을 주는 측면에서는 황제보다 한참 위에 있었다.

호비의 사랑은 처음부터 비천해서 입궁할 때 황제 주변에 다른 여인들이 있을 것을 알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지금의 편애는 호비 마음에 자괴감을 들게 했다. 호비의 사랑은 후궁의 수많은 마마들의 고독과 바꿔 이룬 것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거기엔 황귀비가 있었다.

호비가 입궁하기 전에 황제는 황귀비를 좋아했었다. 황귀비는 오래 자식이 없었지만 계속 총애가 식지 않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황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황귀비의 이익을 희생할 것을 택했다.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사람인데 말이다.

호비는 원래 기뻐야만 했지만 마음이 스산했다.

인삼을 보내자 할머니가 보고 비로소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인삼은 가능할 게 틀림없습니다. 시도해보지요.”

내의원 약방에서는 이미 할머니를 도와 필요한 약을 다 준비해두고 눈늑대봉의 복수초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경릉이 계속 주재상에게 약을 쓰는데 약 상자 안에 옥시토신때문에 마음이 여전히 불안했다. 누군가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는 건가 두렵기도 했다.

약 상자가 자신의 제어 하에 있지만 본인도 알지 못하는 잠재의식이 주변의 위기를 감지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런 감각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다른 건 소홀하기 쉬운 원경릉 성격에 약 상자가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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