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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37화

명원제는 황귀비의 난처해 하면서도 격앙된 얼굴을 바라봤다. 황귀비가 언제 지금처럼 미친듯이 예민한 적이 있었던가? 더듬어 보았지만 없었다. 명원제는 당황스러워 어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요 며칠동안 터진 일로 명원제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미 버림받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잠시 후 명원제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짐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다. 짐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네가 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짐을 가장 잘 헤아려야 하거늘.”

“그럼 폐하께서도 신첩을 가장 잘 아셨어야 지요.” 황귀비가 살짝 턱을 들고 얼굴에 슬픔과 실망의 빛을 띠며 말을 이어나갔다. “용종을 해치려 했다는 한마디에 신첩은 가슴을 칼로 갈가리 도려내는 것 같습니다. 폐하께서 전에 신첩에게 물으셨죠. 호비를 총애하는 게 신경 쓰이냐고. 아직도 신첩에게 이 말을 물으신다면 신첩은 기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신첩이 생각하기로 폐하께서는 후궁의 다른 비빈들이나 막 입궁한 수녀들에게 물어보시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푸대접을 당해서 폐하의 용안 한 번 뵙지 못한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신첩은 감히 모험할 수 없으니까요. 고명한 의술을 가진 태자비가 와서 호비 뱃속에 용종을 지키고자 해도, 어의가 조금의 자신도 없다는데 태자비라고 무슨 용 빼는 재주가 있겠습니까?”

명원제가 말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호비가 그렇게 당신을 믿는데 당신도 호비 생각을 해야지. 호비가 낙태를 하더라도 어의에게 태자비를 청하지 못하게 했으니 이 점에서 정말 짐을 실망시켰다.”

황귀비는 더는 말이 안 통한다는 듯 자리를 뜨기로 했다. 의연하고 냉담한 눈빛이 산산이 부서지며 말했다. “폐하를 실망시켜드려 신첩 송구합니다. 신첩이 폐하께 대들고 폐하께 무례하게 굴어 덕을 잃었으니 후궁을 대표하는 것이나 다스리는 것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신첩은 장문전으로 옮겨 이제부터 밖으로 나오지 않겠습니다. 폐하 용서하지 마세요!”

명원제가 다시 화가 난 듯 소리쳤다. “이십 여년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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