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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44화

명원제는 자신과 인연이 없는 아들을 흘끔 보더니 악몽에 빠진 사람처럼 머리속이 새하얘지더니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결국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원경릉은 너무 괴로워 뒤로 돌아 몰래 눈물을 훔치는데 깊은 무력감이 밀려왔다.

채명전 하인들이 낮게 흐느끼는 소리에 명원제가 불쾌해 하며 눈을 흘기자, 궁인들은 입을 틀어막고 함부로 티를 내지 못했다.

호비는 마음이 너무도 괴로워서 명원제의 이런 행동을 보며 마음이 상당히 답답해져서 울음을 그치고 말했다. “폐하, 신첩 곁에 있으실 필요 없으십니다. 신첩 홀로 좀 고요하게 있고 싶습니다.”

호비는 요 며칠동안 자신을 신첩이라 지칭하고 명원제를 극존칭 했는데 후궁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법도에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호비가 전에 명원제 앞에서 이런 적이 별로 없어서 명원제는 상당히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어쩌면 채명전의 분위기가 너무 답답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경릉이 여기 있기 때문일수도 있어서 명원제도 호비에게 감히 뭐라고 말하기 힘들었다. 몇 마디 위로의 말을 남기고 원경릉에게 호비 곁에 있어주라고 한 뒤 떠났다.

명원제가 나가자 호비가 비로소 한숨을 토해냈다.

원경릉이 곁에 앉아 위로해주었다. “마마 너무 괴로워 마세요. 몸이 제일 중요합니다.”

호비가 쓴웃음을 짓자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괴롭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나도 방법이 없었어. 이 아이와 내가 인연이 없었으니.”

“마마께서는 아직 미령하시고 앞으로 자신의 아이를 더 가지실 겁니다.” 원경릉이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했다. 원경릉은 이 말이 막 아이를 잃은 엄마에게 조금도 위로가 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호비가 손을 뻗어 눈물을 닦고 화려한 침대 휘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최근 줄곧 회의감이 들어, 내가 잘못한 게 아닐까 하고.”

“에?” 원경릉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호비가 원경릉에게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늘 숨이 막히는 것 같애.”

원경릉이 호비의 손을 꼭 잡았다. “곧 좋아질 겁니다!”

호비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좋던 아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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