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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3화

둘의 냉전과 구사의 충고

원경릉은 꼭 이런 식으로 우문호를 대해야만 해?

우문호는 얼어붙을 듯한 목소리로, “네 맘대로 해!”

휙 돌아서 가버렸다.

뒤로 원경릉의 공손한 목소리가 전해 온다. “전하를 배웅합니다.”

우문호는 화가 치밀어 이를 갈며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뭐 하자는 건데? 내가 너를 쥐면 터질까 불면 꺼질까 애지중지해야는 거야?

원경릉은 돌계단에 서서 우문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 게 한 건 우문호가 더럽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원경릉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방금 전에 두 기생이랑 재미 보고 나서 바로 원경릉한테 와서 수작을 부리다니, 그녀는 우문호의 애완동물이 아니다.

원경릉이 천천히 방으로 돌아오니 기상궁이 조용히: “왕비마마, 왕야를 왜 이렇게 대하십니까?”

원경릉이 기상궁을 보고, “내가 방금 예의에 어긋났던 점이 있었어?”

기상궁은 말문이 막혔다.

예의를 갖췄지요, 너무 갖춰서 문제지만요!

우문호는 씩씩거리며 소월각으로 돌아왔는데 뭔가 목구멍에 걸린 듯 좀처럼 석연치가 않다.

어제까진 사랑을 속삭이다가 오늘 돌변하다니 원경릉은 자기가 뭐 라도 되는 줄 아나?

손으로 만지지도 못하게 하다니 입궁해서 황조모에게 아직 합방을 못했다고 말한 게 누군데?

원경릉의 쌀쌀맞은 눈빛을 떠올리니 둘 사이 거리가 천리나 되는 것 같아 우문호의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지는 것 같다.

밤새 두 사람은 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구사가 밖에서 기다리다가 원경릉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차를 가까이 대령하며 원경릉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원경릉은 오늘 청색에 검은 구름무늬 비단에 자수가 없는 깔끔한 옷을 입고 녹주는 원경릉이 편하도록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 올려 뒤에서 보면 머리가 두 개 고리로 사려져서 간드러지면서도 청순하다.

기다리고 있는데 우문호가 나왔다.

원경릉은 바로 두 걸음 물러나 예를 갖추며, “왕야 안녕하십니까!”

우문호는 밤새 치밀어 오른 화를 누르고 또 눌러서 겨우 억제했는데 원경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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