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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화

한 번도 제왕에게 소리를 지른 적이 없는 주명취가 어쩌다 이렇게 변한걸까? 제왕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혼인을 한 이래로 그녀는 온화하고 신중하며 사람들에게 친절했다. 심지어 하인들에게도 허세를 부리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았으며, 늙은 상궁들에게는 깍듯이 예의를 지켰다.

그랬던 그녀가 이렇게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다니.

‘아마 많이 놀랐을 거야.’

제왕은 주명취를 꼭 안아주며 “괜찮다. 흥분하지마라.” 라고 말했다.

주명취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그녀 스스로도 지금 추태를 부리는 것을 인식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제왕은 단순해서 이렇게 추태를 부려도 절대 자신을 싫어하지 못할 것임을 주명취는 안다.

사실 제왕도 남편감으로 나쁘지 않다. 현재 부황에게 가장 총애를 받고 있으며,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녀는 문득 호숫가에서 자신이 원경릉에게 내뱉은 천박한 말들이 떠올라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자신의 입에서 어떻게 그런 저급한 말들이 튀어나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원경릉이 왜 너를 호수로 떠밀었느냐? 그 여자 정말 미친거 아니야?” 제왕이 물었다.

주명취는 방금 전에 벌어진 일들을 회상했다. 그녀는 회왕부(懷王府)에서 원경릉이 호수 부근에 서있는 것을 보고는 원경릉을 호수로 떠밀어 죽여버리고 싶었다. 주명취는 살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원경릉을 호수로 밀었는데, 계산을 잘못해 자신도 같이 호수에 빠진 것이다.

물에 빠지는 순간에 그녀는 조부(祖父)의 말이 떠올라 몸이 벌벌 떨리며 살인 충동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왕 물에 빠진거 원경릉을 이대로 살려두기는 싫었다.

그녀는 원경릉의 머리를 힘껏 수면 아래로 눌렀다. 원경릉이 강하게 반항을 하며 주명취에게 상처를 입히면 그것을 우문호에게 보여줘 원경릉의 나쁜 심보를 증명하고, 주명취의 상처를 본 우문호가 원경릉을 더욱 증오할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왜 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걸까?’

“원경릉은 구제불능이야. 본왕은 당시에 그녀가 좀 바뀐 줄 알았는데.” 제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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