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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6화

냉정언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제 아무리 세상 이치를 통달한 수재라도해도 힘 있는 사람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황제께서 제왕비는 부르지 않고, 초왕비에게만 입궁하라고 명하셨지 않습니까? 이렇게 된 이상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른지는 황제가 신경 쓸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짐이 초왕비를 입궁하라고 명한 것은 잘 한 일인가?”

명원제는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잘하고 못하고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초왕비가 입궁했을 때, 변명도 들을 필요없이 그녀가 저지른 죄의 죗값을 치루게 하면 됩니다. 죗값은 황제께서 정하시면 되겠네요.”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느냐?”

“소인의 생각을 그렇습니다.”

“그게 옳다고 생각하냐고!”

“…… 예 그렇습니다.”

명원제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으면서, 왜 냉정언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는걸까.

명원제는 냉정언의 대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의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먼저 죄를 물어야 겠군. 그녀가 속죄하는 방법은 회왕의 병을 고치는 것 뿐. 짐은 이번만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 일단 원경릉의 죄를 사면해 줘야겠어. 후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다시 죄를 묻는거지. 경의 생각이 참 좋구만!”

“폐하의 찬사에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라며 냉정언이 바둑판을 만지작거리더니 “그럼 한판 더 두시겠습니까?” 라고 물었다.

명원제는 손을 저었다.

“뭘 또 바둑을 둬? 자네는 요즘 일이 없느냐? 정사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지금 젊은이들을 좀 봐! 얼마나 학문에 몰두하는지! 자네 이러다가 점점 뒤떨어진다? 짐을 위해서 학문을 소홀히 하지 말거라!”

명원제의 말을 듣고 냉정언은 물러갈 수밖에 없었다.

‘황제의 총애를 받는 신하로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니.’

두 시간 후, 원경릉이 어서방으로 불려왔다. 그녀는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자 명원제 그녀를 노려보며 “왕비의 행동 하나하나가 황실을 대표하는 것을 모르느냐! 너는 회왕부에 문병을 하러 가면서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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