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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4화

잠자리 시중을 드는 여인과 할퀸 자국

우문호는 몸을 옆으로 돌려 원경릉을 등지고 화난 걸 감추며, “셋에서 다섯쯤.”

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하나 둘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셋에서 다섯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현대인으로 사실 남자가 잠자리 시중을 드는 여자를 두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데, 자손을 왜 번창하게 하려는 지도 솔직히 납득이 안된다.

원경릉도 우문호에게 등을 돌렸다. 마음 속에 화가 난건 그 여자들을 생각해서다.

녹주를 예로 들면, 여자는 다 잠자리 시중을 들고 싶지 않다. 어떤 사람이 남자의 출산 도구가 되고 싶겠는가? 하지만 강력한 권력 앞에 그녀들은 굴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회적 지위가 낮기 때문이다.

그런 가엾은 여자들이 이렇게 우문호 같은 나쁜 놈에게 유린당해야 하는가?

그러나 지금 그녀들을 초왕부에서 내보내면 이 봉건사회에서 그들이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 있을까?

원경릉은 화가 났고, 우문호도 화가 났다.

원경릉의 말이 무슨 뜻이지? 우문호를 어떤 사람으로 본 거야? 잠자리 시중이라니, 우문호는 후궁이나 첩조차 두지 않고 정비 하나만 뒀는데, 원경릉 이 여자 역시 밉상이라 상종하고 싶지 않다.

두 사람은 씩씩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동안 하늘이 밝아왔다.

우문호가 먼저 일어나 나가서 탕양과 몇 마디를 주고 받더니, 탕양에게 관아로 가서 우문호가 오늘 오후에나 관아에 갈 거라고 전하게 했다.

원경릉도 일어나 녹주에게 옷 갈아입는 것을 도움 받지 않고, 자기 옷을 집어 병풍 뒤에서 스스로 갈아입었다.

기상궁이 우문호의 옷을 가져와 하나씩 벗기고 다시 하나씩 입히고 띠를 매 준다. 원경릉이 화장대 앞에 앉아서 보며 자기도 모르게: “손 다친 거도 아닌데 왜 혼자서 옷을 못 입을까?”

이 말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로, 이런 귀공자님들은 콧대가 높으셔서 밥도 자기 손으로 안 먹고 떠먹여 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젯밤새 부글부글 화가 끓어 올라, 얼른 토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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