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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40화

Author: 유애
어떻게 오셨어요?

원경릉이, “제가 전에 그 원경릉이 아니란 걸 알아요, 쭉 제가 ‘환혼’했다고 알고 있죠.”

할머니가, “너한테 정말 잘하는지는 있다가 내가 직접 봐야 겠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손녀의 얼굴을 보고, “네 지금 이 얼굴이랑 원래 얼굴이 어느 정도 닮았구나, 오기 전에 문이가 네 상황을 알려줬고, 임선생도 얘기를 해서 네가 의대를 세우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마땅한 의사를 찾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니 이 늙은이도 병원 계약이 거의 끝나가니 와서 널 돕는 게 어떨까 하고, 그래서 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란다. 여기서 널 지키며 너 혼자 외톨이로 두지 않게 말이야, 대신 넌 날 먹여 살리고 임종도 지켜 주렴.”

원경릉이 듣고 순간 너무 기뻐서, “정말요? 할머니 정말 너무 좋아요.”

할머니는 원경릉 손목에 상처를 만지며 여전히 가슴이 아파서, “네가 배운 걸 여기서도 잊지 않고 있는 걸 대흥국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 네 얘기를 하며 상당히 존경하는 것이 할미까지 어깨가 으쓱하더라.”

할머니는 안도하며 기뻐했다.

원경릉은 약간 의외인 것이, “정말요? 대흥 사람들이 전부 절 알아요? 할머니, 저 임선생님은 어떤 분이세요? 할머니를 데리고 오셨다고 했는데 설마 타임머신을 가지고 계신 건가요?”

할머니는 원경릉의 손을 끌고 가서 천천히 이곳으로 온 과정을 설명했다.

당시에 문이가 원경릉의 소식을 가지고 온 뒤 원경릉의 아빠는 병원에 가서 할머니에게 알렸고 할머니는 감격과 함께 가슴이 아픈 나머지 일시적으로 병세가 악화되었다. 마침 원경릉 할머니가 있는 한의대학 동료 임교수의 증손녀 양여혜(楊如慧)가 심장외과 전문의라 그녀에게 할머니의 수술을 부탁했다.

문이도 할머니가 수술 받으신다는 얘기를 듣고 비행기를 타고 와서 문병을 와서 마침 양여혜와 딱 마주쳤다. 알고 보니 양여혜는 문이의 여동생 주치의였던 것이다.

양여혜는 섭정왕이 문이의 여동생을 치료하도록 보낸 의사로, 문이는 양여혜가 섭정왕과 관계가 있음을 확신했다. 그래서 몰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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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 1241화

    할머니와 우문호의 만남원경릉이 이해되지 않는 것이, “대흥은 왜 자기네가 직접 학교를 열지 않죠?”할머니는 손녀가 여기 온 뒤로 머리가 둔해 졌구나 생각하며, “그럼 우리 나라는 왜 매년 그렇게 많은 학생을 유학 시키지? 그 중에 의대생도 상당할 텐데, 왜 그러니?”원경릉이 또 머리를 때리고 푸념하듯, “할머니, 임신한번에 3년씩 바보가 된다더니 진짠 가봐요, 두 나라의 의학 수준이 다르니 당연히 필요하죠, 하지만 만약 그렇다0면 우리 북당 사람도 대흥에 가서 의학을 배워야 양국이 진짜 공평한 거죠!”할머니가 작은 소리로, “이런 일은 권력자들이 알아서 하라고 맡기고, 우리 의사들은 정치에 관해서는 묻지 않기로 하자.”할머니와 손녀는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는데 만아가 와서 왕야가 왔다고 전했다.오늘 성안가(成安街)에 인명 사건 일어나 두 명이 죽었다. 남녀 1명씩으로 남자는 홀아비로 아내가 죽은 뒤 두 아들을 키워, 아들이 모두 성인이 되어 나가서 생계를 꾸리는데 부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먹고 사는 걸 걱정할 처지는 아니었다.죽은 여자는 남자의 옆집 이웃으로 홀아비의 침대에서 죽었는데 둘 다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점심때 신고를 받았는데 포도대장이 휴가 중이라 우문호가 가서 현장 검증을 했다. 두 명이 사망한 상태가 처참하기 그지 없는 것이 남자는 성기를 잘린 뒤 몸을 십여 군데를 칼로 잘랐고, 여자는 혀를 잘라내고 귀와 코도 전부 베었을 뿐 아니라 손가락과 발가락을 마디마디 다진 뒤 여기저기 버려서 땅바닥에 피가 낭자하고 참혹했다.우문호는 오늘 흉악 사건 현장에서 하급관리와 함께 사망한 여자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찾았는데, 집안, 마당, 모퉁이까지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저녁 때 사람들이 철수하고, 우문호는 성안가에서 바로 이리 저택으로 왔다. 고작 길 두개를 사이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까웠을 뿐 아니라, 우문호는 저녁에 야근한다고 원경릉에게 얘기하고 오는 김에 밥도 먹으려고 했다.하지만 오늘 일을 처리할 때 몸에 혈흔이 점점이 튀었는데

  • 명의 왕비   제 1242화

    할머니와 우문호의 대면우문호는 입가에 웃음이 얼어붙으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말 가족이라고? 저쪽 사람이 왔다고? 그럼 원경릉을 데리고 가는 거 아냐?우문호의 뇌리에 몇 번이고 울면서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하던 원경릉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족이 찾아 왔으니 원경릉은 분명 따라갈 게 틀림없다. 가족에 대한 감정이 각별하니까.“자기야, 우리 들어가서 얘기해.” 원경릉이 할머니를 부축하며 본관으로 들어갔다.우문호는 알았다고 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영혼이 나간 채로 돌계단을 올라서다가 하마터면 헛디딜 뻔 하질 않나, 문턱에 걸려 넘어질 뻔 하질 않나.원경릉은 할머니를 가운데 자리 태사의에 앉히고 자기도 옆에 앉았다. 우문호가 한가운데 서 있는데 뭘 어째야 할지 모르고 어색함 그 자체다.원경릉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보, 얼른 와서 할머니께 인사 안 드리고 뭐해?”우문호는 완전 심란해서 죽을 지경으로, 두 다리가 와들와들 떨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앞으로 나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는데 예의가 바른 건지 아니면 다리에 힘이 빠진 건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할머니를 뵙습니다.”할머니는 우문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아파서, “어서 앉아요.”우문호는 일어나 옆에 앉아 뚫어져라 원경릉만 바라보며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다행히 이 때 숙친왕과 이리 나리가 와서 수라가 준비됐다고 했다.우문호는 원래 배가 등가죽에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식욕이고 뭐고 원경릉을 붙잡고 한쪽으로 가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하지만 원경릉은 할머니랑 딱 붙어서 앉아서 한없이 할머니만 보는 게 이러다 눈 깜짝할 새 원경릉이 사라질 까봐 두려웠다.할머니도 상식이 통하는 사람으로 원경릉에게, “사위 옷이 더러워졌구나, 너는 가서 사위 옷 갈아 입혀 드려라.”사위라는 말은 우문호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우문호가 느끼는 두려움과 심란함이 많이 수그러들었다. 그리고 이성을 차리고 생각하니 지금 원 선생은 아이도 낳았으니 할머니가 원 선

  • 명의 왕비   제 1243화

    할머니에게 어떻게?우문호가 놀라서 얼른 손을 놓고 문틈으로 밖을 보니 따라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문호는 비로소 안도하고 원경릉을 노려보며, “안 무섭거든, 어쨌든 친정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애진작에 버리는 게 좋아, 당신 친정은 정후부야, 당신은 원경릉이고, 내 태자비야, 다른 신분은 없어.”원경릉은 일부러 우문호에게 겁을 주시겠다는 할머니가 말씀을 기억하고, 우문호가 할머니를 마주치기 전에 먼저 설명해서 초조한 나머지 불같이 화를 내다가 사고 치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우문호가 선수를 치고 엄포를 놓을 줄 몰랐다. 자기도 모르게 뾰로통해 져서, “왜? 내가 자기 태자비면 가족이랑 연을 끊어야 돼? 부모도 인정할 수 없어?”우문호는 당연히 그렇다고 하고 싶지만 원 선생의 뚜껑이 열린 표정을 보자 기가 확 꺾여서, “인정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앞으로 시간을 내서 우리가 가면 돼지, 너 친정이 대흥인 거 아냐? 전에 얘기 없더니 진작 말했으면 당신 데리고 뵈러 다녀왔지, 지금 내가 격식을 갖춰 인사를 못 드린 게 오늘……”우문호는 고개를 숙여 전신에 튄 핏방울을 보는 순간, 낭패라는 표정으로 원경릉을 원망하며, “자기는 왜 나한테 먼저 얘기 안 했어? 그랬으면 내가 제대로 좀 꾸미고 왔지, 내가 원래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사람인데 지금은 완전 구린내 나는 시궁창 꼴이잖아, 당신 탓이야.”원경릉이 우문호를 흘겨 보며, “언제부터 외모에 신경 썼다고 그래? 입궁해서 아바마마를 뵐 때도 꾸미는 거 못 봤는데.”“그게 어떻게 같아? 아바마마는 나를 아는 순간부터 나는 이런 모습이었는데.” 우문호가 원경릉의 옷자락을 쥐고 쭈뼛거리며 조심스럽게, “할머니한테 내 인상이 어떻다고 했어? 나 방금 좀 실례였지?”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에 답하지 않고 문을 열고 밖에 시녀를 불러 옷을 갈아 입혀 드리라고 했다.옷을 다 갈아입고 원경릉은 우문호를 거울 앞에 앉히고 머리를 묶어 관을 씌우니 거울에 비친 모습이 맑고 경쾌한데다 이목구비가 준수하다. 원경릉은

  • 명의 왕비   제 1244화

    할머니와 식사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우문호는 줄곧 자기만 생각했지 원경릉 기분을 헤아리지 못했다. 자기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가족이 모인다는 것 그게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기쁜 일인지 말이다.우문호는 당연히 원경릉과 같이 기뻐해야 했는데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 “원 선생, 당신은 영원히 혼자일 수 없어. 어느 날 내가 죽는다고 해도 먼저 너부터 죽여서, 너 혼자 외톨이로 이 세상에 남게 하지 않을 거야.”원경릉은 우문호의 뜨거운 눈빛을 보며, 무쇠 돌직구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없는 일인지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했다. 저들은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 멘트를 항상 저따위 잔혹동화로 바꿔 놓겠지.우문호는 원경릉의 눈에서 자포자기를 발견하고 작은 목소리로, “내가 전에 하마터면 널 잃을 뻔 한 적이 있잖아, 그 공포와 절망은 죽는 것보다 괴로웠어, 그래서 난 당신이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지 않을 거야, 내가 분위기를 모르는 게 아니라 뼈 속 깊이 체험했을 뿐이라고, 혼자 남겨지는 기분이 어떤 건지.”원경릉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우문호의 손을 꽉 잡았다.돌직구 남자는 가끔 이상하게 감동시키는데, 그건 그들 자신이 특별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죽은 사람은 그것으로 끝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그때부터 가장 힘들다.이리 나리가 상다리가 부러지게 저녁을 차렸지만, 임 선생님은 나와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지 않고 이리 나리는 방으로 식사를 가져다 드리게 하고 임 선생님은 방에서 드셨다.식사 때 우문호는 궁중에서 배운 식사 예절과 규례를 기억해 내며, 최대한 자신이 고상하고 황태자라는 신분에 걸맞는 존재라는 걸 어필하고자 했다.비록 우문호가 지나치게 어색하게 굴다가 거의 먹지 못했지만 다행히 큰 실수는 안했다.이리 나리는 사람을 시켜 술을 따르게 했다. 우문호는 한잔 하고 잔뜩 긴장한 신경을 좀 느슨하게 하려고 손이 막 술잔에 닿으려는 찰나 다시 손을 집어넣으며, “저……전 술 마시는 거 별로 안 좋아해 서요.”첫

  • 명의 왕비   제 1245화

    원경릉은 어떻게 된 걸까?이리 나리 이 사람은 진짜 고상함 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 이렇게 듣기 거북한 말을 어르신 앞에서 잘도 한다, 이 쓰레기야!“식사, 식사 하시죠!” 숙친왕이 우문호가 어색하고 불안해 하는 것을 보고 화제를 마무리 지었다.밥을 다 먹고, 우문호는 다시 관아로 돌아가야 했지만 할머니를 홀대하고 싶지 않아 계속 할머니께서 자신에게 물어볼 말이 있는지 기다렸다.원경릉이 우문호에게, “먼저 가서 급한 일 보세요, 제가 할머니와 초왕부로 돌아가서 기다리고 있을 게요.”할머니도 온화하게, “그래, 사위가 야근을 해야 한다 던데 얼른 가봐요, 일에 지장 주지 말고.” 우문호는 한시름 마음이 놓이며 일어나 공손하게,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서일에게 두 분 돌아가시도록 마중 나오도록 하겠습니다.”우문호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원경릉의 볼을 만지려고 했는데, 이건 습관이라 매번 나갈 때마다 안고 뽀뽀하는데 만약 옆에 누가 있으면 손을 뻗어 볼을 만지는 게 작별 인사인 셈이다.하지만 지금 손을 뻗었다가 이 동작이 어쩌면 적합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어르신이 어색하실 수 있어서 뻘쭘하게 손을 거두고 돌아서 갔다.할머니가 직접 보니 두 사람의 감정이 깊은 것을 알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 졌다.원경릉은 할머니를 모시고 같이 초왕부로 돌아가겠다고 고집했다. 서일이 이미 밖에 훨씬 널찍하고 편한 마차를 준비해 두었는데 원경릉은 할머니께서 마차가 익숙하지 않아 위아래로 요동하면 힘드실 까봐 서일에게 천천히 몰라고 시켰다.할머니는 웃으며, “요 바보야, 할미는 대흥에서부터 왔단다, 이런 교통 수단엔 이미 익숙해, 그리고 내가 그렇게 까탈 스럽든?”“걸핏하면 까탈부리면서!” 원경릉이 할머니의 팔을 잡고 맹하니 쳐다보는 눈엔 여전히 눈물이 가득 하다, “할머니, 엄마 지금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저 속이면 안되는 거 아시죠?”“널 속여 뭐하게?” 할머니가 원경릉에게 손을 뻗어 잔머리를 정리해주며, “너한테 일이

  • 명의 왕비   제 1246화

    할머니는 뇌 전문의가 아니었기에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냥 그대로 받아들였다. 만약에 지금 머릿속에 있는 모든 의식이 원래 대뇌에 의해 통제가 된다면 몸이 얼어 있는데도 뇌를 쓸 수 있을까? 원경릉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지 못했다. ‘만약 통제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그녀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마차는 초왕부에 도착했다. 원경릉은 왕부 내 집사와 탕양 그리고 희상궁과 기상궁을 불러 함께 불렀다.그들에게 원 할머니는 대흥국 임 선생의 동생으로 여기에 와서 그녀와 함께 의학원을 짓는 것을 도울거라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초왕부에 함께 거주할 것이며, 모두들 원 할머니를 잘 모시라고 당부했다.대흥국의 귀빈이 왔다는 소식에 모두들 원 할머니를 우러러보았으며, 희상궁이 자리에서 일어나 원 할머니를 모시고 봉의각으로 갔다.원경릉은 원래 할머니와 함께 자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이곳에 오는 동안 피곤했을 할머니이기에 오늘은 봉의각으로 보내드리기로 했다.‘앞으로 계속 이곳에 계실 텐데…… 서두를 필요 없지.’원 할머니는 삼둥이들이 보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삼둥이들은 황제의 명을 받아 입궁을 했기에 볼 수가 없었다.*우문호는 자정이다 되어서야 돌아왔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원경릉은 자지 않았다. 우문호는 그녀와 할머니가 한 방에서 자는 줄 알고 도둑처럼 살금살금 들어오는 우문호를 보고 원경릉이 크게 웃었다.“뭐 훔치러 왔어?”우문호는 깜짝 놀라 원경릉을 보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할머니가 없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성큼성큼 들어왔다.“훔치긴 뭘 훔쳐? 난 또 할머님이 여기 계신 줄 알았네.”“할머니께서 피곤하실 것 같아서 오늘은 일찍 쉬시라고.”원경릉은 잠깐 고개를 들어 그를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았다.“아, 그러실 만도.”우문호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끌어안으며 “무슨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어?”라고 물었다.“중의약(中醫藥) 책을 읽고 있었어. 시간 있을 때

  • 명의 왕비   제 1247화

    “지명을 적어 두려고. 만약 나중에 네가 없어져도 내가 찾아갈 수 있게 말이다.”우문호의 진지한 얼굴에 원경릉이 쓴웃음을 지었다.“어느 날 내가 정말 사라진다면 넌 나를 찾지 못할 거야. 그러니 그렇게 적어둬도 의미 없어.”“방법이 있을 거야. 내가 너를 찾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라도 쓸 테니, 지금 내 옆에 있을 때, 실마리라도 남겨둬.”한밤중, 우문호는 그녀의 손목을 끌어 서재로 갔다.원경릉은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자신의 전생을 모두 털어놓았다.전에 귀담아듣지 않았던 그녀의 이야기를 우문호는 처음으로 열심히 들었다.“네 말대로라면…… 경릉이 너는 하늘이 내게 준 보물이구나.”“그래서 넌 나를 아끼고 사랑해 줘야 해.”“당연하지.”우문호는 그녀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사실 그는 원경릉의 말을 듣고 전에는 없던 두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그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우리 두 사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구나……’그는 원경릉이 말한 내용에서 지역의 이름 그리고 시간을 전부 기록하여 소중히 간직하였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는 원경릉이 밤 사이에 사라질까 무서워 꼭 껴안고 잤다. ‘말도 없이 이곳으로 온 원경릉이 갈 때도 말도 없이 가지 않을까? 혹시 알아?’*이튿날 아침.옷차림을 단정히 입은 우문호가 원경릉과 함께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그는 어제보다 오늘따라 훨씬 대범해졌다. 그는 할머니 앞에서 원경릉에게 잘해주겠다고 약속하며 할머니를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원경릉은 가볍게 떨리는 우문호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매우 긴장했다는 것을 알아챘다.할머니는 그의 말을 듣고 다른 걱정은 안 됐지만, 이 시대의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여러 명의 아내를 들이는 점이 걱정됐다. 특히 그는 태자이며 장차 황제가 될 텐데, 지금처럼 후궁이나 첩을 들이는 것을 공공연히 마다할 수 있을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은연중에 걱정이 됐다.우문호가 관아에 돌아간 후, 원 할머니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자신이 걱정되는

  • 명의 왕비   제 1248화

    원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그런 일들은 어린 너희들 사이에서 재밌는 거지. 난 가지 않겠다.”원경릉은 할머니의 얼굴이 아직 피곤해 보이는 것을 보고 오느라고 지쳐있다고 생각되었다.“그럼 저도 가지 않을래요. 할머니랑 집에서 같이 있을 겁니다.”“그러지 말고 갔다 오거라. 가서 미색을 좀 도와줘야지. 숙친왕이 미색을 괴롭히면 어쩌려고 그래.”원 할머니는 미소를 머금고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네, 할머니 쉬고 계세요. 금방 다녀오겠습니다.”*미색은 혼인을 맺은 후 이틀 동안은 꿈같은 나날을 보냈다. 궁중의 일들은 노비 선에서 처리되었고, 회왕의 하인들도 미색에게 호의적이었다. 미색은 혼인 후 이튿날 입궁하여 태상황과 태후에게 알현을 드렸으며 황상과 황후에게도 알현함으로써 정식으로 황실부부가 되었다. 하지만 사흘째가 되는 지금, 왕부를 나서기도 전에 벌써 한숨이 나왔다.‘혼인을 하니까 다 좋은데…… 친정이 문제네. 사람이 마냥 행복할 수는 없구나.’회왕은 미색의 친정 방문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어제부터 하인들을 찾아다니며 빠짐없이 준비를 하라고 분부했다. 혼인 후 3일이 넘었으니 친정에 가야 하는데, 미색은 침상에서 뭉그적거리며 가기를 꺼려 하고 있었다.회왕은 미색과 숙친왕 사이에 일을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미색도 생각이 있겠거니 하고 그녀에게 숙친왕에 대해 묻지 않았다.회왕은 그녀가 좀처럼 침상에서 일어나지 않자 웃으면서 말했다.“그렇게 누워만 있는다고 언제까지 피할 수 있겠소?”미색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가 대흥으로 돌아갈 때까지 피할 겁니다.”라고 말했다.“그렇다고 가족을 평생 안 보고 살 수 있겠소?”회왕은 침상 옆에 앉아서 그녀를 끌어당겼다.“빨리 일어나시오.”“알겠어요. 일어날게요.”미색은 그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탄식하였다.‘저렇게 잘생긴 얼굴로 일으켜 세우는데 안 일어날 여자가 어딨겠어?’이리 집안에서는는 미색을 맞이할 준비로 한창이었다. 대흥은 혼인 후, 사위가 처음 친정에 올 때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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