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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31화

숙친왕이 왜?

어쨌든 노비는 후궁의 몸이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회왕은 이상야릇한 시선을 받으며 앞으로 나가 예를 취하고, “친왕 전하 먼 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일단 제가 드리는 혼례 축하주 한 잔 받으시지요?”

숙친왕이 시선을 거두고 작게 한숨을 쉬더니, “혼례 축하주는 안 마시겠습니다. 제가 마시는 게 마땅하지도 않고요, 대신 차 한잔 올리시며 장인 이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놀라고 회왕도 어리둥절해서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숙친왕의 이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이지?

역시 우문호의 반응이 빨라서, “왕야 말씀은 그러니까, 미색이 왕야의 여식이라는?”

숙친왕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흠, 그렇습니다.”

노비가 더는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세상에 미색이 대흥국의 군주라는 말입니까? 어째서 말하지 않았나요?”

명원제가 작게 헛기침을 하자 그제서야 노비가 자신이 예법에 어긋났음을 느끼고 앉았으나 여전히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숙친왕을 바라봤다.

명원제가, “자순(子順),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숙친왕이 작은 목소리로, “폐하, 소신 내일 보고드림을 용서하십시오, 우선 미색을 좀 만나보고 싶습니다.”

명원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어떤 사람이 앞으로 나오더니 숙친왕을 안내했다.

숙친왕이 일어나 예를 취하고 물러나자 커다란 그림자가 재빠르게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하객들이 상당히 놀란 것이 전에는 다들 ‘회왕은 폐병을 알아서 상인 집안의 딸과 겨우 혼인하는 거라 가문의 격이 맞지 않지만 돈은 많다더라’ 하고 결혼 잔치에 참석하면서도 다소간 새 신부를 무시했었다.

하지만 새 신부는 무려 대흥의 군주인 것이다.

신분이면 신분, 돈이면 돈, 회왕은 정말 복도 많다.

미색은 오늘 기쁨이 넘쳐서 신방에 들어온 뒤로 계속 가만히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전에 그녀의 성정을 생각하면 이렇게 적막한 고통을 참아낼 리가 없지만 오늘은 감히 꼼짝하지 않는 것이 수모(手母, 혼례에서 신부를 도와주는 여자)가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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