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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33화

원경릉과 숙친왕의 독대

숙친왕이 일어나 맞아들이는데 방은 이미 깨끗하게 치워져 있고 시종 하나가 차 시중을 들고 있었다. 숙친왕이, “태자비, 앉으시게.”

원경릉이 예를 취하며, “왕야, 강녕하십니까.”

원경릉이 앉은 후 숙친왕을 훑어보니 외모가 준수한데 미색과는 그다지 닮지 않은 듯했다. 눈은 닮았으나 다른 데는 그다지 닮지 않았고, 숙친왕의 얼굴선은 비교적 강인한 것이 우문호와 같다.

“듣자 하니,” 숙친왕이 입을 여는데 목소리가 중후하고 듣기 좋다, “미색의 혼사는 태자비가 중매를 한 것이라고 하던데 그러 한가?”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예. 하지만 이것도 미색이 먼저 회왕에게 첫눈에 반해서 제가 중매를 나선 것입니다.”

숙친왕이 미소를 지으며, “태자비에게 특히 감사해야 겠군, 미색을 위해 좋은 혼사길을 마련해 주었으니 말이야, 딱 봐도 회왕이 미색에게 잘 하더군, 아주 만족스러워.”

원경릉은 마음이 일단 놓였다. 방금 숙친왕이 질문할 때 표정이 긴장돼 보이길래 회왕이란 사위가 마음에 안 드는가 싶었다.

“회왕은 어질고 정이 많은 성격으로 분명 미색에게 잘할 것이고, 미색의 성격으로 보아 아무도 그녀를 괴롭히지 못할 겁니다.” 원경릉이 말했다.

숙친왕이 살짝 고개를 흔들며, “여자는 아무리 강인해 보여도 약점이 있는 법이라, 일단 한 번 마음을 주어 굳어버린 마음은 만신창이로 다치기도 하지. 미색은 그런 사람이라 만약 회왕이 그녀에게 잘해주지 않거나 간에 붙었다 쓸개 붙었다 줏대 없이 굴면 미색은 상처 받을 게 틀림없네.”

이런 말이 강인한 남자의 입에서 나오다니 원경릉은 다소 의외였으나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왕야 말씀이 맞습니다.”

숙친왕이 원경릉에게, “하지만 내가 태자비와 단둘이 얘기하고 싶은 건 미색 일 때문은 아니네. 내일 시간을 내서 사람을 하나 만나러 오지 않겠는가?”

“누구를 만나는지?” 원경릉이 물었다.

숙친왕이, “내 선배인데, 태자비가 산에 올라 나병을 치료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용감한 태자비를 만나고 싶어 하셔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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