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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32화

미색의 삼자대면

회왕이 다급한 목소리로, “때리지 말아요, 무슨 일이든 저한테 하세요.”

숙친왕이 손을 들어올린 건 원래 미색에게 겁을 주려고 한 행동인데, 이 녀석이 뛰어들어와 미색 앞을 가로막고 서는 바람에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녀석을 밀치며 무공이 어느 정도인가 시험해 봤더니 이거 허약한 것 좀 봐, 역시 못쓰겠어.

회왕은 병을 앓았을 때도 무공수련을 했다. 비록 요 몇 년간 병으로 수련에 소홀하긴 했지만 반년 넘게 수련을 해와서 숙친왕이 밀쳤을 때 그래도 안정적으로 서있고 한쪽으로 밀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색은 아버지가 회왕을 밀친 것을 보고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 눈을 부라리며 소리치길, “낭군을 왜 때려요? 낭군은 환자인데 환자 앞에서 세다고 뽐내는 거예요? 어디 저한테 덤벼 보시죠, 우리 나가서 싸운 다음 아버지가 지면 대흥으로 돌아가세요.”

미색은 혼례식 전에 회왕과 개인적으로 두세 번 만났지만 만날 때마다 부드럽고 순종적인 성격이라 길 가다가 개미새끼 한 마리도 못 밟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광분해 소리치는 걸 듣고 순간 넋이 나가서, 회왕은 미색을 다시 보는데 나와 혼인할 신부가 바꿔 치기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미색도 자신의 실수에 ‘아차’싶었지만 눈앞의 상황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만약 회왕이 이때문에 자신을 싫어하면 이 혼례는 없었던 일이 되고 미색은 다시는 시집을 가지 못 가니,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솟구쳐올라 발을 쾅쾅 구르며, “봤죠? 그래서 제가 아버지가 오시지 말았으면 했던 거예요. 아버지가 오시면 내 혼사를 깨 버리실 게 분명하니까. 어렵게 어렵게 원하는 낭군을 만나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이제 틀림없이 절 싫어할 거예요.”

아름다운 여인이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니 눈가에 보석이 매달린 듯한 것을 보고, 회왕의 마음이 찢어지듯 아파오며 숙친왕이 자리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색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오늘 당신과 내가 혼례를 치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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