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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38화

할머니와의 재회

원경릉은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뇌리엔 현실감이 더욱 사라지고, 두 손은 의자 손잡이를 꼭 쥔 채 눈물이 가득 고이며 감히 고개를 돌리지 못하겠는 것이 그랬다가 실망할 까봐 두려웠다.

일 년 동안 너무도 많이 이런 꿈을 꿨다. 꿈에서 할머니와 엄마가 원경릉을 부르는데 원경릉이 대답하면 사라져 버린다.

원경릉은 가족을 만난다는 건 어이없는 환상이고 사치스런 생각이란 걸 안다. 하지만 그런 꿈이라도 좋으니 한번만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슬 발 찰랑거리는 소리가 그치고 발자국 소리가 조용히 들리더니, 푸른 옷자락이 원경릉의 내리 깐 눈에 얼핏 들어왔다가 그림자가 비치며 원경릉의 시선을 막았다.

나이든 손이 가볍게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한숨이 섞여 나온다, “할미는 이 생애 다시는 너를 못 보는 줄 알았다.”

원경릉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 낯익은 얼굴을 눈에 담았다. 눈물때문에 또렷하지 않지만 마음 속에 새겨져 있던 그 윤곽이 틀림없다고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원경릉은 결국 ‘후두둑’ 눈물을 떨구며 일어났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쓰러지며 할머니의 다리를 잡고 통곡했다, “할머니!”

마음 속에 켜켜이 쌓여 있던 일 년사이의 그리움이 한순간 봇물처럼 터져 나와 한참을 소리 없이 우는데 목에 뭐가 걸린 듯, 가슴에 뭔가 걸려 있는 듯 아리고 아팠다.

할머니도 눈물이 나서 주저 앉아 원경릉을 껴안고 살살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그래, 그래, 울지 마라.”

지금 원경릉이 울음을 멈출 수 있나? 일 년 사이 겪어왔던 수많은 고난이 눈물 방울에 알알이 맺혀 흘러나왔다.

이때 노부인이, “네 할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서 너와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기 힘드시니, 어서 일어나려 무나.”

원경릉이 그제서야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할머니를 보는데 눈물은 여전히 볼을 타고 흘렀다. 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히고 자신은 꿇어앉아 9번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는데, 할머니는 가슴이 아파서 원경릉을 일으키며 목이 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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