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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17화

미색은 조롱 섞인 말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러한 선물은 저희 가문에 차고 넘치기에 노비 마마께서는 부담 갖지 마시고 받으십시오. 게다가 저희 오라버니께서는 이 정도를 혼수품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십니다. 이 정도를 혼수품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너무 초라하지 않습니까?”

미색의 말을 듣고 조씨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아직 시집도 안 간 처녀가 어디서 이런 비싼 것들이 났다는 말이냐? 게다가 마마님은 이런 사치스러운 물건에 넘어가실 분이 아니다!”조씨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색은 고개를 돌려 노비 마마를 바라보았다.

“마마, 소인 마마님이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조금씩 많은 종류를 가져와 본 것입니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저 마마님을 뵙는 게 기뻐서 성의 표시라고 조금 가져온 것인데, 이게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은 소인 꿈에도 몰랐습니다. 마마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조씨는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노비 옆에 딱 붙어 말했다.

“마마님께서는 이런 사치스러운 것들을 좋아하지 않으시니 도로 가져가라!”

사실 노비는 조씨와 오씨가 나대는 모습을 보고 매우 불쾌했다.

‘세상에 보물을 싫어하는 여인이 어디 있단 말이야? 게다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보물 아니겠느냐?’

노비는 매번 귀걸이며 목걸이며 하던 것만 해서 지루하던 참에 이렇게 예쁘고 세련된 것들 보니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팔과 목에 둘러보고 싶었다.

조씨와 오씨의 오지랖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던 노비는 차라리 미색에게 이 상황을 맡기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미색은 조씨가 뱉은 ‘사치스럽다’는 말이 귀에 거슬렸다.

“부인, 제 출신 때문에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이 선물을 준비하면서 다른 뜻이 없었습니다. 그저 마마님께서 좋아하시길 바라는 단순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이런 선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다들 얼굴도 예쁜 미색이 돈까지 많은 부러워서 저러는구먼, 사람은 왜 저리 솔직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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