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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16화

일반적으로 선물이라고 하면 금은보화나 도자기, 그림, 골동품 등을 뜻하며, 그런 비싼 선물들은 많이 가져올 수 없기에 곱게 포장을 해 시녀를 시켜 들고 오게 하면 된다.

하인이 미색이 선물을 가지고 들어온다고 하자 조씨와 오씨는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미색이 가지고 온 선물이 얼마나 대단한지 지켜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선물이 담긴 상자가 하나같이 다 저렴한 목재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며, 평소 백성들이 쓰는 흔히 볼 수 있는 포장 상자였다.

조씨와 오씨는 소리를 내어 웃더니 서로 눈을 맞추며 조롱의 목소리를 내었다.

“설마 이부자리 따위를 혼수라고 가져온 것은 아니겠지요?”

“누가 선물을 저런 상자에 담아 옵니까?”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성의없다고 욕할 수 있는 상자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색도 어쩔 수 없었다. 수많은 보석들을 담으려면 큰 상자가 필요했고, 그만한 크기의 상자는 가장 저렴한 것뿐이 없었다.

노비(魯妃)는 투박하고 평범한 상자를 보고 기분이 언짢았다.

‘선물이라더니 이렇게 후려치는 것이야? 하긴 별 볼일 없는 가문의 여식이 황실의 예의범절을 어떻게 알겠어?’

노비는 상자를 보며 다른 사람들이 흉을 보면 어쩌나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미색은 노비를 보고 한달음에 걸어 나와 인사를 했다.

“노비 마마, 이것은 제 오라버니가 마마님께 보내는 선물입니다. 마마님의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지만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조씨는 깔깔 웃으며 미색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무슨 선물까지 준비를 해요? 그나저나 상자가 무식하게 큰 것을 보니 뭐가 들어있는지 도통 감이 안 잡히네. 호호.”

원경릉은 조씨가 미색이 준비한 성의를 비꼬는 듯한 말을 하자 기분이 나빴다.

아무리 미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선물까지 바리바리 준비한 사람에게 저렇게 함부로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원경릉이 미색의 기분을 살피기 위해 그녀를 보니, 이미 미색의 눈동자에서도 분노가 치미는 듯했다.

“안에 무엇이 담겼는지 궁금하다는 뜻으로 알고, 한번 열어봐드리지요.”미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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