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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15화

미색과 노비의 첫 만남

노비는 이번 출궁 행장을 소박하게 하고, 내명부의 부인들도 거진 초대하지 않은 게, 당분간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아서다. 그 여자는 전면에 내세우기에 부족한 사람으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황제는 태자비가 이 여자를 소개했다는 말을 안 하더니, 노비가 계속 물어보니 마지못해 태자비가 좋게 봤다는 걸 실토했다.

당초에 원경릉이 회왕의 병을 치료한 것과 회왕의 자금단을 원경릉에게 준 것에, 노비는 양가 감정이 들었으나 두 가지 일은 결코 대등하지 않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목숨을 구해준 은혜가 언제나 가장 큰 법이다. 그래서인지 원경릉에게는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

그런 원경릉이 보증하고 추천하는 여자라니 원경릉에 대한 마음과 여러 원인이 겹쳐서 노비도 일단 보자고 결정한 것이다.

노비는 조각해 놓은 듯한 아들을 바라보며,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관에 한발짝을 넣고 있었던 게 떠올랐다. 그때 얼마나 절망적이었던가.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고 어디 상상이나 했을까?

너무 큰 바램은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저 회왕이 평안하고 즐거우면 그만이지 않나. 만약 회왕이 그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면 이대로 정하면 그만이지, 더 고민할 필요도 없다. 다른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에 회왕을 상처 입히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생각하자 노비의 눈빛은 다시 굳건해 졌다.

태자비가 왔다는 보고들 듣고 회왕이 일어나 맞으러 나갔다.

회왕이 막 도착하니 원경릉이 절세 미인을 데리고 들어오는데, 옷자락이 살랑거리는 것이 마치 선녀가 하강한 듯 감히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 얼른 예를 취하며, “시동생 다섯째 형수를 뵙습니다.”

원경릉이 미소를 머금고, “여섯째 도련님 예의 차리실 필요 없어요, 여긴 바람이 차니 어서 들어가요.”

회왕은 감히 미색을 쳐다보지 못하고, 미색의 눈동자는 회왕의 얼굴을 향해 굳어버린 듯 떨어질 줄을 모른다. 전에 그를 한 번 봤을 때도 잘생긴 게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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