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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23화

명원제는 몹시 화가 나서 이틀 동안 공무방(公務方)에 나가지 않고 대신들을 접견하지 않았으며 모든 국사를 주수보와 예친왕에게 맡기고 호비와 황실 별채로 갔다.

대신들은 명원제의 부재에 발만 동동 굴렀다. 만약 문둥산 사건으로 우문호가 태자의 직위에서 내려오게 되더라도 나라의 안전과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대신들은 명원제가 해답을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에 황실 별채로 찾아갔으나 경비를 맡은 구사가 입구에서 그들을 막았다.

“다들 돌아가십시오.”

“구사, 지금 황상께서 여기서 이러고 계시면 안 된다는 걸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그 말을 들은 구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위태부(韋太傅),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태부께서는 연세가 많으니 이만 돌아가시지요.”

“노부는 이대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노부는 임금님께 할 말이 많아요.”

“그래요, 구사 나리, 태부만 들어가도록 해주십시오. 태부께서 중요하게 황상께 하실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다른 신하들이 나서서 구사를 설득하려고 했다.

구사는 자신의 스승인 태부를 져버릴 수도 없었을뿐더러 황제의 명을 어길 수도 없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어쩔 수 없이 태부를 보며 말했다.

“그럼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황상께 한번 말씀은 드려보겠습니다.”

“구사, 고생이 많네요.”

위태부가 한시름 놓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자하게 미소를 지었다.

구사가 들어가는 것을 본 위태부는 부축을 받아 별채 대문 옆 작은 바위 위에 앉아 쉬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주머니에 약통을 꺼내 손으로 알약을 집어 물도 없이 알약을 삼키고는 한숨을 쉬었다.

“태자를 폐할 수 없다. 태자를 폐한다면 큰일이 일어날 것이다.”

*

명원제가 별채에 온 지 이튿날이다.

그는 그간의 복잡한 마음을 털어버리고 48시간 동안 유유자적하게 지내며 간만에 햇볕이 마당까지 들어올 때까지 잤다.

‘황제가 된 후로는 이렇게 늦잠을 자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겠지?’

늦잠을 실컷 자고 난 후 그는 호비와 함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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