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는데 하이라이트라고 내놓은 경매품이 너무 별 볼 것 없다는 의미였다.하지만 쭉 가만히 앉아 있던 서강빈이 이때 눈에 빛을 내면서 그 야생 산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 속 연규진의 곁에 앉아서는 별로 말이 없었던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이때 갑자기 이상하리만큼 흥분하면서 선글라스를 벗고는 자신의 아리따운 용모를 드러냈다.“규진 씨, 저 야생 산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낙찰해줘요!”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연규진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작게 대답했다.“희진 씨, 확실해요? 그냥 야생 산삼이잖아요? 우리 집에 차고 넘치는데 갖고 싶으면 바로 사람을 시켜서 몇 트럭이라도 줄 수 있어요.”여자는 차갑게 연규진을 흘겨보고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당신이 뭘 알아요? 저 야생 산삼은 적어도 500년이 된 거예요. 야생 산삼 중에서도 특급이라고요!”“뭐라고요? 특급 야생 산삼이라고요? 500년이요?”연규진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연규진이 아직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 등 뒤 멀지 않는 곳에 앉아 있던 서강빈은 이미 팻말을 들고 가격을 불렀다.“200억!”이 말이 나오자 현장은 소란을 멈추고 모든 사람이 숨을 죽인 채 시선은 서강빈을 향했다. 앞줄에 있던 연규진과 선글라스를 벗은 여자도 그를 쳐다보았다.“저 사람이 역시 물건을 볼 줄 아네요.”유씨 성을 가진 그 여자가 차갑게 말했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지금 수군거리고 있었다.“또 저 자식이야? 미친 거지?”“바로 200억을 부른다고? 고작 야생 산삼을 하나 사려고?”“저 자식은 약재를 잘 모르는 것 같네!”많은 사람이 의아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았고 그가 단지 주의를 끌려고 저런다고 생각했다. 물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는 사장님이고 자금도 두둑하지만 200억을 들여서 야생 산삼 하나를 살 만큼 호구는 아니다.“300억!”연규진이 갑자기 팻말을 들고 외치자 사람들은 더 깜짝 놀랐다.“규진 도련님도 가격을 불렀어?
서강빈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놀랐다.남령 유씨 가문인데! 옛 4대 무가에 속한 가문이란 말이다.이 자식이 감히 유씨 가문의 아가씨한테 이렇게 무례한 말을 하다니? 이건 죽고 싶어서 환장한 것이다!과연 서강빈의 말을 들은 후, 유희진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는데 예쁜 미간에도 한기가 서렸다.“저기요, 저희 남령 유씨 가문이 뭘 의미하는지 아직 모르는 눈치인데 잘 알아보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많이 물어보는 것을 권해요. 저희 유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대가는 아주 엄중할 거예요.”유희진은 아름다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고 아주 불쾌한 기색이었다. 그녀는 누군가가 감히 이렇게 유씨 가문과 시비를 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이 말을 들은 서강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경매 행사라면 당연히 값을 더 비싸게 부르는 사람이 낙찰하는 거잖아요. 남령 유씨 가문에서는 자신들의 권력으로 사람을 괴롭히려는 것입니까?”유희진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 곁에 있는 연규진은 분노하여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꾸짖었다.“야! 내가 경고하는데 너 자리를 잘 봐. 여기는 강성이야! 몸을 사려, 아니면 네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게 없애버릴 수 있으니까!”“규진 씨의 경고는 고마운데, 이 야생 산삼을 나도 무조건 써야 할 곳이 있어서 미안하지만 공평하게 경쟁을 해야겠어.”서강빈은 태연하고 침착하게 말했다. 그는 연규진과 유희진의 출신을 알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이 행동은 연규진의 화를 머리끝까지 돋워 그는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서강빈을 향해 협박했다.“좋아, 이 자식아. 네가 오늘, 이 야생 산삼을 가지고 무사히 강성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랄게.”유희진의 낯빛도 아주 굳어져서는 서강빈을 몇 번 훑어보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강빈 씨, 괜찮겠어요? 남령 유씨 가문, 옛 4대 무가에 속하는 가문이에요.”권효정은 살짝 걱정되어 물었다. 정말 어쩔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그녀는 할아버지한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으며 두 손을 머
“그래? 그럼 기다릴게.”서강빈은 굴하지 않고 웃어 보였고 연규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소리쳤다.“칼이 목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무서운 줄을 모르는구나. 부디 살아서 강성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랄게!”서강빈은 연규진과 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권효정과 함께 돈을 지급하고 물건을 가지러 무대 뒤로 갔다.떠나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보면서 연규진은 화 때문에 얼굴이 굳어서는 이를 갈며 말했다.“젠장! 저 자식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규진 씨, 저는 오늘 밤에 저 야생 산삼을 꼭 가져야 하니까 알아서 처리하세요.”유희진은 차갑게 말하고 나서 선글라스를 끼고는 범소각을 떠났고 연규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번호 하나에다 전화를 걸고 차갑게 말했다.“노철공을 불러와. 뭐하냐고? 사람 죽이려고!”연규진은 화를 내며 말하고는 전화를 끊고 다급하게 앞에서 가고 있는 유희진을 따라잡았다.한편, 서강빈과 권효정은 물건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 진행자가 다가오더니 야생 산삼을 서강빈에게 건네주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서강빈 씨, 방금 저희 유 사장님께서 얘기하시길 오늘 밤의 소비는 모두 범소각에서 부담한다고 합니다. 이 야생 산삼은 서강빈 씨한테 드리는 선물입니다.”“저한테 선물한다고요?”서강빈은 조금 놀랐다가 영문을 알아차렸다. 아마도 진천호의 뜻일 것이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야생 산삼을 받아들고 웃으며 말했다.“그럼 유 사장님께 고맙다고 전해주세요.”말을 마치고 서강빈은 권효정과 함께 범소각을 떠났다. 문을 나서는 순간, 사방에서 느껴지는 그윽한 여기는 서강빈을 웃음 짓게 했다.“강성, 정말 수행하기 좋은 곳이로구나.”서강빈이 감탄했다.“저희 갑시다.”서강빈의 말에 권효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범소각을 떠나 얼마 가지 못했는데 갑자기 봉고차 몇 대가 나타나더니 서강빈과 권효정의 앞에 서서 길을 막았다.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고는 권효정을 자신의 뒤에 숨게 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앞에 있는 봉고차
그 경호원의 꾸짖음과 협박을 들으면서도 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내가 내놓지 않겠다면?”“그럼 가 죽어!”그 경호원은 사납게 소리치고는 비수를 제대로 잡고 서강빈의 가슴을 향해 찔렀다.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상대의 비수가 날아오는 순간에 손을 들어 상대의 칼날을 잡았다.그리고는 상대의 놀란 시선을 받으며 서강빈은 손가락에 힘을 주어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비수를 두 동강 내버렸다.“너!”그 경호원은 매우 놀라서 마치 귀신이라도 본듯하였다, 하지만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서강빈의 손에 들려있던 칼날의 잔해는 빠르게 서강빈의 손에서 빠져나와 그 경호원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그 경호원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가슴을 움켜잡고 뒤로 고꾸라졌다. 바닥은 순식간에 피로 물들었다.이 광경을 본 나머지 네 명의 경호원은 모두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 들고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는데 서강빈은 역시도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분수를 모르는 것들!”펑펑펑!이윽고 서강빈이 만든 막에 가로막힌 경호원들은 거대한 힘으로 튕겨 나가서 일제히 바닥에 쓰려져서는 피를 토하며 가슴을 움켜쥐고 앓는 소리를 냈다.이를 본 연규진은 안색이 어두워져서 미간을 치켜들고 욕을 퍼부었다.“쓸모없는 것들! 이런 망할 놈들!”“도련님, 제가 상대하겠습니다.”이때, 연규진의 뒤에 있던 허리가 굽고 거친 삼베옷을 입은 노인이 나서면서 차갑게 말했다. 연규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냉랭하게 한마디 했다.“숨은 붙여놔. 내가 제대로 괴롭혀줄 거야!”“네.”노인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앞으로 나서서 두 손을 자연스레 드리운 채 허리를 굽히고는 혼탁하고 연륜이 느껴지는 눈으로 서강빈을 쳐다보면서 음침하게 말했다.“너도 무사고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보아낼 수 있구나. 하지만 고작 그까짓 기술과 실력으로 내 앞에서는 아직 애송이야.”“그래요? 해보면 알겠죠.”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었는데 아주 침착한 기색이었다. 노인은 사악한 표정으로 크게 소리 내 웃고는
“걱정하지 말아. 우리 도련님께서 네 목숨을 살려두라고 했어. 그렇게 빨리 죽지는 않을 거야.”말을 마친 노인의 빼빼 마른 고목 같은 매 발톱은 서강빈의 목덜미와 불과 팔뚝 절반의 거리였다. 권효정은 진작에 놀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두려움에 소리쳤다.“강빈 씨, 빨리 피해요...”하지만 서강빈은 피하기는커녕 태연하게 공격해오는 노인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매조술, 흑매문의 무술이네요.”“응? 네가 어떻게 이 기술을 아는 거야, 보아하니 네 놈은 눈치가 좀 있는 편이구나. 하지만 아쉽게도 너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규진 도련님을 건드렸어!”노인은 차갑게 웃으며 매 발톱에 힘을 실었다. 서강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매 발톱뿐인데 아무리 애를 써도 용 발톱은 되지 못하는 거잖아요!”말을 마친 서강빈은 노인의 매 발톱이 자신의 목덜미와 주먹 하나 거리가 되었을 때 허리춤에서 손을 내밀어 용 발톱으로 변신하였다. 주변에는 은은한 금빛 영기가 감싸 안아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왔고 단번에 노인의 매 발톱을 움켜잡았다.어렴풋하게 용의 소리도 들려왔다. 찰나의 순간에 노인은 몹시 놀란 표정으로 상대에게 잡힌 자신의 매 발톱을 쳐다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노인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서강빈을 바라보았다.“금용조술이다! 네가 어떻게 금용조술을 할 수가 있어? 이건 용종에서 전파하지 않은 무술인데!”노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마에는 이미 식은땀이 맺혔다.‘이 자식은 용종의 제자인가? 거기다가 핵심인물로 되는 제자?’금용조술은 구종십팔부의 삼십육문 중에서 용종의 진종무술이므로 용종의 핵심이 되는 제자가 아니면 연마할 수가 없었다. 노인의 마음은 이미 경악으로 물들었고 서강빈은 태연하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요. 금용조술이 맞긴 하는데 저는 용종의 제자가 아니에요.”말을 마치고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서강빈은 노인의 발톱을 부러뜨렸다.“아악!”노인은 처절한 비명을 질렀고 뒤로 7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래요? 그럼 오늘 도대체 누가 죽게 되는지 한번 봅시다.”“건방진 녀석! 네가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노철공은 화를 내며 몸의 기운이 한 번 더 거세졌다. 따라서 노철공이 발을 구르니 몸 전체가 그림자처럼 날아올랐고 순식간에 서강빈의 앞에 서게 되었다.그의 주먹은 하얀빛을 내뿜으며 힘있게 서강빈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대가 실력의 고수가 아니라면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철공의 눈에 서강빈은 그저 무술 기교가 높을 뿐이지 실력이 두터워 보이지 않았다. ‘서강빈 정도 되는 나이에 설마 대가까지 되겠어?’하여 노철공은 자신의 주먹에 대해 무척 자신이 있었고 자신의 주먹이 서강빈을 향해 가는 것을 보고도 서강빈이 아무 반응이 없자 입가에 음흉한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린놈 자식아, 깜짝 놀랐지? 당장 죽어!”호통치는 소리와 함께 노철공의 주먹은 힘을 실어 돌격해 갔지만, 노철공이 무척 놀라게 되는 장면이 발생했다. 서강빈이 담담하게 손을 들더니 무척 평온한 기세로 그의 주먹을 받아냈다.“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야?”노철공은 매우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고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대가일 뿐인데 그렇게 대단해요?”말이 끝나자 서강빈은 기운을 밖으로 뿜어내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힘이 서강빈의 몸에서 폭발해 나왔다. 그 기운은 바닥에 있는 청색 벽돌을 한층 한층 날려버렸다.노철공도 미간을 찡그리고 놀란 얼굴로 동공이 위축되어 서강빈을 쳐다보면서 말을 더듬었다.“너, 너도 대가야?”서강빈은 덤덤하게 웃고는 손바닥에 힘을 줘서 한 바퀴 돌리더니 노철공의 주먹을 감싸고 힘있게 꽉 움켜쥐었다.펑!그리고 노철공의 주먹은 아예 짓이겨졌다.“악! 내 손...”노철공은 비명을 질렀고 아직 서강빈의 반격은 끝나지 않았다. 서강빈은 빠르게 손목을 돌려 툭 하는 소리가 나면서 노철공의 팔뚝 전체가 다 부러졌다.“어린 녀석이 사람을 너무 깔보고 있네!”노철공은 화를
“악! 미친놈! 이런 망할 놈!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내가 너 가만 안 둬! 연 씨 가문에서도 절대 너 가만 안 둘 거야!”연규진은 부러진 손목을 움켜잡고 분노하여 소리를 질렀다. 서강빈은 바닥에 누워 고통스러워하는 연규진을 차갑게 내려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규진 씨, 그저 작은 경고일 뿐이야. 만약 당신네 연 씨 가문에서 멋을 모르고 계속 나를 찾아 시비를 건다면, 미안하지만 앞으로 강성에는 연 씨 가문이 존재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서강빈이 뒤돌아 권효정을 데리고 대범하게 자리를 떴다.서강빈이 자리를 뜬 후에야 연규진은 덜덜 떨며 휴대폰을 꺼내 번호 하나에 전화를 걸고는 소리를 쳤다.“당장 사람 불러! 누가 내 손을 부러뜨렸어!”승용차 한 대가 빠르게 도착하여 연규진을 신속하게 차에 태운 뒤 자리를 떴다....한편, 서강빈과 권효정도 호텔에 도착했다. 공교롭게도 호텔 직원은 큰 침대방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고 권효정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어떡해요, 방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데. 저희 그냥 같이 하루 묵어요.”서강빈은 권효정을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물었다.“설마 효정 씨가 일부러 그런 거예요?”“설마요.”권효정이 쑥스러워하며 대답했고 서강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수 없이 잠시 권효정과 같은 방을 써야 했다.하지만 서강빈은 고지식한 사람이기 때문에 방에 들어서자 바닥에 이부자리를 폈다. 권효정은 바닥에 누워있는 서강빈을 보고 눈을 깜빡이더니 매혹적인 웃음을 띠고 말했다.“제가 먼저 씻을게요.”이 말을 들은 서강빈이 멈칫했다.‘그게 무슨 뜻이지?’서강빈이 반응하기도 전에 권효정은 허리를 굽혀 훅 들어와서는 서강빈의 귓가에 대고 가녀린 숨결로 웃으며 말했다.“가만히 저를 기다리세요. 오늘 밤은 저희 둘만의 시간이에요.”말을 마친 권효정은 서강빈이 방심한 사이에 그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서강빈이 번쩍 정신을 차렸을 때는 권효정이 이미 샤워실로 들어간 뒤였다.이윽고 샤워실에서
서강빈은 멈칫하여 고양이처럼 자신의 몸에 엎드려 있는 권효정을 보면서 온몸의 피가 들끓기 시작했다.이 광경은 아마도 모든 남자의 꿈일 것이다. 하지만 서강빈은 살짝 넋을 놓기만 했을 뿐 바로 정신을 차리고 권효정을 밀어내며 몸을 일으켜서는 말했다.“효정 씨, 시간이 늦었으니 일찍 쉬어요. 저는 나가서 바람을 좀 쐬다가 올게요.”말을 마친 서강빈은 베란다의 문을 열고 나가서는 앉아서 바깥의 미풍을 맞으며 몸에 있는 열기를 식혔다.권효정은 따라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침대에 앉아 서강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이 깊어 권효정이 잠이 든 것 같은 때에야 서강빈은 숨을 내쉬고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하지만 밤의 공기를 느끼며 수상한 그림자들이 호텔로 들어왔다. 이들은 서강빈과 권효정이 묵고 있는 층으로 와서는 소리 없이 방문 앞에 나타났다.거의 모두가 검은색의 야행 복장 차림이었고 마스크를 쓰고 두 눈과 코만 드러냈다. 앞장선 남자가 손짓하자 등 뒤에 있던 두 부하가 천천히 허리춤에서 번쩍이는 비수를 꺼내 들었다. 이윽고 앞장선 남자는 빨대를 꺼내 문틈에 넣었는데 방안에서는 문틈으로 흰색 연기가 들어오고 있었다.바닥에 누워있던 서강빈은 이 무리가 복도에 나타났을 때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그는 몸을 돌려 권효정의 몸을 꾹 누르고는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권효정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바로 흥분하기 시작했고 서강빈은 권효정에게 소리를 내지 말라고 손짓하고는 손을 뗐다.권효정은 홀딱 반해서 서강빈의 목을 감싸더니 입을 삐죽거리고 매혹적으로 웃으며 말했다.“왜요, 생각이 바뀌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함부로 소리 안 지를 거예요. 얼른 해요...”말을 마친 권효정은 순응하겠다는 듯한 모습으로 취했다. 만약 보통 남자들이었다면 아마도 참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녀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때리고 말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입과 코를 잘 막아요. 정신을 잃게 하는 연기가 들어오고 있어요. 누군가 온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