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그건 그냥 사기꾼이지 않나.”한정산은 고개를 저으며 비웃는 말투로 얘기했다.우남기가 아마도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았다.이런 사기꾼을 치켜세우다니.하지만 서강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한씨 가문 가주님, 가주님의 인중이 어둡고 눈이 움푹 패여들어가고 검은 주름까지 있는 것을 보아하니 피를 보게 될 재앙이 들이닥쳐서 심각하면 죽을지도 모릅니다.”서강빈은 한정산의 관상을 보았는데 진짜 좋지 않았다.자칫하면 생명에 위협이 있었다.“거짓말하지 마! 정말 헛소리를 지껄이는군. 다른 사람의 운명을 점친다는 건가?”한정산은 버럭 화를 내고 테이블을 박차고 소리쳤다.“이보게, 자신을 뽐내고 싶은 것은 이해되지만 너무 나대면 오히려 역효과야. 인중이 검다니, 피를 보게 된다느니, 이런 헛소리는 하지 않는 게 좋아.”“가주님, 제가 한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모두 과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예요. 오늘 밤, 이곳에 남아계세요. 그리고 주변의 보안을 더 강화하세요. 음식들도 다 검사해 보세요.”서강빈이 귀띔해 주었다.“닥쳐! 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내가 암살당할 수도 있다는 거야?!”한정산이 불쾌함을 드러내며 얘기했다.우남기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면 한정산은 이미 미치기 일보 직전일 것이다.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좁히고 차갑게 얘기했다.“가주님, 저는 다 얘기했습니다. 믿을지 말지는 가주님의 선택이죠.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제 탓을 하지 마세요.”“하하하, 내 오늘 밤에 지켜보도록 하지. 나, 한정산이 이 리조트를 나서기 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두고 보자고!”한정산이 가볍게 웃었다.강지원은 그 말을 듣고 얘기했다.“아저씨, 그래도 서 신의의 말을 듣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 리조트에 남으세요. 혹시나 해서 그래요.”“하, 필요 없다! 나 한정산은 여태까지 살면서 두려워해 본 적이 없어.”차갑게 코웃음을 친 한정산은 화를 내며 책상을 치고 차갑게 얘기했다.“우남기 어르신,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말을 마
하지만 지금 와서 후회하기는 이미 늦었다.칼자국이 있는 차가운 표정의 얼굴이 부서진 유리 사이로 나타났다. 그는 잔인하게 웃으며 한정산에게 얘기했다.“한 씨 가주, 오랜만입니다!”“너는... 황씨 가문의 사람...”두 눈을 동그랗게 뜬 한정산은 바로 그를 알아봤다.그 사람은 한씨 가문의 라이벌인 황씨 가문 가주가 키워낸 음지의 싸움 고수들이다.이 자들이 송주까지 따라왔다니!“뭘 하고 싶은 거야! 나는 한정산이라고!”한정산은 매우 분노했다. 하지만 두려움이 더욱 컸다.그 얼굴은 차갑게 얘기했다.“당연히 당신 목숨을 가지러 왔지.”말을 마친 그는 품에서 총을 꺼내 한정산의 이마를 겨눴다.“멈춰!”갑자기 고함이 들렸다.남자가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다름 아닌 서강빈과 강지원이었다.서강빈은 이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강지원이 한정산 손에 그가 필요한 약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했기에 왔다.한정산도 가지고 있지 않는 약재라면 국내에 없다는 것이었다.어쩔 수 없이 서강빈은 강지원을 따라왔다.“뭐야, 어디서 튀어나온 새끼야. 왜 참견질이야?!”남자가 화를 내면서 물었다.서강빈은 놀라서 낯빛이 파리하게 질린 차 안의 한정산을 보며 차갑게 얘기했다.“이 사람의 털끝도 건드리지 마.”“하, 이 새끼가. 우리가 누군지 알아?”남자가 잔인한 표정으로 물었다.서강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당신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저분이 필요하거든.”“젠장, 죽고 싶은 거야?”“죽여!”남자는 화가 나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두 부하는 번뜩이는 칼을 휘두르며 차갑게 웃으며 서강빈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멸시의 시선으로 서강빈을 가볍게 훑어본 두 사람은 또 서강빈 뒤의 강지원을 보며 변태 같은 표정을 드러냈다.“하하, 두목. 여기 꽤 괜찮은 여자가 있는데요? 오늘 밤은 재밌겠어요.”그중 한 부하가 강지원을 쳐다보며 음험하게 웃었다.강지원은 표정을 굳히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열몇 개의 은침이 바로 발사되었다.열몇 명의 부하들은 모두 은침을 맞고 바로 바닥에 쓰러져 팔을 부둥켜안고 비명을 지르며 계속 굴러다녔다.그 모습을 본 남자는 당황했다.이건 도대체 무슨 사람인가. 얼마나 무서운 수단을 썼길래! 너무 두려웠다.“x발, 죽고 싶어서 작정했어?!”남자는 화를 내며 고개를 돌며 총으로 서강빈을 겨누고 음산하게 웃었다.“네 놈이 내 총도 피할 수 있나 보자.”하지만 서강빈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저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진지하게 얘기했다.“10미터 밖에서는 총알이 나보다 빠르지만, 10미터 안에서 총알은 나에게 소용없어.”“허세 부리기는, 가 죽어!”남자는 화가 나서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소리가 울렸다.강지원은 놀라서 입을 막고 소리쳤다.“강빈 씨, 피해요!”하지만 이미 늦었다.총알이 뜨거운 총구를 지나 허공을 날고 있었다.하지만 서강빈의 눈에 그 총알은 슬로우 모션을 건 것처럼 느렸다.그리고 강지원, 칼자국의 남자, 그리고 차 안의 한정산의 놀란 시선 속에서 서강빈은 대수롭지 않게 손을 들어 두 손가락으로 날아오는 총알을 잡았다.게다가 총알은 서강빈의 손가락 사이에서 납작해졌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눈에는 놀라움과 공포심이 같이 있었다.“이, 이게 어떻게... 맨손으로 총알을 잡아? 이게 사람 맞아?”남자는 너무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미친! 이 사람은 고수다!남자는 정말 두려웠다.무술 고수와 더 싸울 필요가 없었다.차 안의 한정산도 놀란 표정이었다.이 사람은 간단한 사람이 아니었다.그 뒤에는 강지원이 예쁜 눈으로 놀라움과 경악을 드러냈다.“이럴 수가... 칼과 총이 다 통하지 않는다니... 이런 수법은... 할아버지의 말씀대로라면 무도의 대가 정도가 되어야 할 수 있는 수법인데?!”강지원은 작게 소곤거렸다. 그녀는 이미 서강빈의 수법에 놀라서 마음이 복잡했다.의술도 알고 관상도 볼 줄 알며 지금은 맨손으로 총알
한정산은 그 말을 듣고 놀라서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바로 머리를 조아리며 외쳤다.“서 거장, 제발 나를 살려주시게! 재앙을 피할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할 테니!”강지원은 옆에서 거들었다.“정산 아저씨, 강빈 씨는 약재 몇 가지가 필요해요.”“우리 한씨 가문에 있는 약재라면 모두 주겠네! 서 거장이 날 살려주기만 한다면, 핏빛의 재앙을 없애주면!”한정산은 정말 놀라서 허둥거렸다.오늘 서강빈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곳에서 죽었을 것이다.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가주님은 이만 일어나시죠. 제게 세 가지 약재만 주시면 일을 해결해 주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정산은 급히 일어나서 흥분해서 얘기했다.“서 거장, 말해보시게.”서강빈은 바로 얘기했다.“천선초, 육령지, 적령화, 이 세 가지요. 오래된 것일수록 좋고요.”한정산은 굳어버린 채 의아해하며 물었다.“서 거장, 사실 천선초와 육령지는 한씨 가문에 있어, 그것도 100년이 된 것들로. 하지만 적령화는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인데...”“당연하죠. 그렇지 않으면 제가 한씨 가문 가주님께 부탁하지 않았겠죠.”한정산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잠시 머뭇거린 그가 이를 꽉 물고 얘기했다.“좋아, 3일, 3일만 시간을 주게나. 꼭 이 세 가지 약재를 구해올 테니!”“알겠어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서 거장, 그럼 내 재앙은... 어떻게...”한정산이 떠보면서 물었다.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쉬워요.”말을 마친 그가 품에서 노란 종이를 꺼내 3각형 모양의 부적으로 접은 후 한정산에게 주며 얘기했다.“꼭 지니고 다녀요. 가주님을 3일 동안 지켜줄 수 있어요. 3일 후 약재를 갖게되면 제대로 해결해 드리죠.”한정산은 빨리 그 작은 부적을 손에 꽉 쥔 채 감사하며 얘기했다.“서 거장, 난 이만 천주로 돌아가야 하네. 3일 후, 직접 약재를 들고 찾아오도록 하겠네.”말을 마친 한정산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강지원에게서 차를 빌린
“네.”강지원도 예의를 차리고 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말을 마친 강지원이 떠났다. 그러자 서강빈이 물었다.“지금까지 기다린 거예요?”“네.”권효정이 작게 웃으며 손을 꼼지락거렸다.청순하고 귀여웠다.하지만 또 성숙한 매력이 있었다. 아까 휴게실에서 보여준 센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맞다, 강빈 씨. 내일 밤에 크루즈 파티가 있어요. 송주의 재벌 2세들이 주최한 파티인데 올 생각 있어요?”권효정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고민했다.어차피 내일 다른 일도 없으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이혼 후에 기분 전환이라고 생각해도 좋았다.“좋아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잘됐네요.”권효정은 기뻐하며 두 번 작게 뛰었다.그러자 가슴이 같이 흔들려서 시선을 끌었다. 서강빈은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기 위해 애써 외면했다.권효정은 확실히 글래머한 몸매의 소유자였다.그리고 권효정은 서강빈을 데리고 리조트를 떠났다.리조트를 떠난 권효정은 뭐가 떠올랐는지 물었다.“강빈 씨, 금방 이혼하셨는데 지금 사는 집이 있어요? 없으면 제가 청성 펜션의 별장을 하나 드릴게요.”“별장을 준다고요?”서강빈은 놀랐다. 부자들의 선물 스케일은 확실히 달랐다.청성 펜션의 별장은 최소 60억 정도였다.선물로 줄 만한 것인가?“됐어요, 제가 한 것도 없는데.”받는다고 해도 자기가 권효정의 등골을 빼먹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강빈 씨가 왜 한 게 없어요. 제 할아버지를 치료해 주셨잖아요. 그러니까 받을 만한거예요. 그럼 이렇게 해요. 내일 데리러 갈게요. 먼저 가서 집을 보고 저녁에 크루즈 파티에 참여하는 거예요. 어때요?”서강빈은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권효정이 그의 팔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강빈 씨, 그냥 받아요. 권씨 가문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그러자 서강빈은 팔꿈치 쪽에서 말캉한 것을 느끼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알겠어요.”서강빈은 고개를
서강빈은 굳어버렸다.또 이런 질문이라니.오늘 밤은 도대체 무슨 날인가. 여자들은 왜 이런 질문을 하기 좋아하는지도 이해되지 않았다.서강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송 대표, 나랑 장난하는 거지? 우린 이미 이혼했어. 널 구하러 가는 건 내가 아니야. 내 생각에 진기준이 널 구하러 갈 것 같네.”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고개를 들었다.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는데 눈물을 흘릴 것만 같은 표정으로 서강빈을 보고 있었다. 마치 그의 말이 진심이 맞는지 아닌지를 보려고 하는 것 같았다.서강빈은 아무렇지 않게 송해인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혔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해인기 갑자기 웃으며 고개를 돌려 몰래 눈물을 닦고 대답했다.“알겠어.”그리고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몸을 돌려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하얀 손을 내밀며 얘기했다.“서강빈, 우리 다시 시작하자. 나는 송해인이라고 해요. 비오 그룹의 송해인이요.”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사실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같이 손을 내밀고 송해인과 악수를 했다. 송해인의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서강빈입니다.”서강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송해인은 미소를 짓더니 손을 빼고 얘기했다.“오늘부로 우리는 끝난 거야.”말을 마친 송해인은 마음이 살짝 아팠다. 내려놓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네 선택을 존중할게. 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갈게.”말을 마친 서강빈이 몸을 돌려 떠났다.송해인은 떠나는 서강빈의 모습을 보며 예쁜 얼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부부가 아니더라도 친구는 할 수 있는 거지?”가로등 아래, 서강빈은 담담하게 손을 뻗어 머리 위에서 저었다. 그가 멀어져갈수록 그림자는 더 길어졌다.소리 없는 대답이 더 치명적이었다.바람이 약간 불어서 길가의 낙엽을 불어왔다. 바람에 송해인의 머리카락도 살짝 날렸다.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더니 그대로 쏟아졌다.이유는 몰랐다. 하지만 서강빈의 뒷모습을 보
이세영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대표님, 내일 밤 크루즈 파티가 있어요. 송주 현지의 돈 있고 권력 있는 부잣집 자제들이 주로 참석하는 파티예요. 진 대표님이 같이 갈 거냐고 제게 물어보라고 하셨어요.”“크루즈 파티? 됐어. 난 그런 자리 싫어해.”송해인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이세영이 말했다.“대표님, 이건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거기서 인맥 좀 쌓으시면 앞으로 대표님에게도, 회사 발전에도 좋을 거예요.”“음...”송해인의 망설이는 모습에 이세영은 서둘러 말했다.“대표님, 일단 가겠다고 전할게요.”말을 마친 이세영은 송해인이 동의하기도 전에 활짝 웃는 얼굴로 전화에 대고 말했다.“진 대표님, 내일 밤 저희 갈 거예요. 네, 감사해요.”전화를 끊은 뒤 이세영은 뒷좌석에 앉은 서강빈을 보며 투덜댔다.“참, 같은 사람이라도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까요. 진 대표님은 누구처럼 전혀 쓸모 없지 않죠.”서강빈은 미간을 구기며 반박했다.“크루즈 파티일 뿐인데, 뭘.”“하하, 서강빈 씨가 뭘 안다고 그래요? 이건 송주 현지의 유명한 부잣집 자제들이 참석하는 자리라고요.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이세영은 경멸에 찬 얼굴로 비웃었다.“당신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은 당연히 참석할 수 없죠.”“그래? 내가 참석할 수 없을 거라고?”서강빈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세영은 코웃음 치며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당신이 참석할 수 있으면 전 내일 옷을 다 벗고 나체로 크루즈에서 뛰어내리겠어요.”“그래. 그 말 기억해 둬.”이세영은 화를 내며 서강빈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을 쳤다.“왜요? 서강빈 씨가 정말 크루즈 파티에 참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신 신분으로는 크루즈에서 종업원도 못할 거라고요. 아무도 당신을 안 쓸 거예요.”송해인이 차갑게 말했다.“이 비서, 그만해. 오늘 서강빈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우남기 어르신은 큰일 났을 거야. 그랬다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했을 거라
“강빈 형, 조심해요!”문가에 서 있던 하도운은 이웃들과 함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외쳤다.송해인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은 채로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서강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아주 잠깐이지만 그녀는 3년 전 자신을 위해 발 벗고 나서던 서강빈을 떠올렸다.이세영은 차에서 내리며 경멸에 차서 냉소를 흘렸다.“보잘것없는 가게면서, 저럴 필요가 있을까요?”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면서 차갑게 따져 물었다.“이 일, 이 비서랑 진기준 씨가 한 짓이야?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송 대표님, 마음 아파서 그러세요? 잊지 마세요. 대표님은 서강빈 씨랑 이미 이혼했어요. 오늘 저녁 파티에서 서강빈 씨 때문에 대표님뿐만 아니라 비오 그룹까지 큰일 날 뻔했어요. 우린 이 보잘것없는 가게를 태운 것뿐인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두고 보세요. 이 가게가 없으면 서강빈 씨는 분명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애원할 거예요.”이세영은 승리를 거머쥔 사람처럼 차갑게 웃었다.송해인은 코웃음 치더니 걸음을 옮겨 가게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이세영은 다급히 그녀를 붙잡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대표님, 뭐 하세요?”“나 들어가 볼래.”송해인의 대답을 들은 이세영이 말했다.“대표님, 미치셨어요? 별 볼 일 없는 가게일 뿐이잖아요. 시간 좀 보세요. 15분 뒤에 대표님이랑 온후 회사 황 대표님이랑 화상 미팅이 있어요.”송해인은 당황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완전히 불타버린 가게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서강빈에게 돈 좀 줘. 난 쟤한테 빚지고 싶지 않아.”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차 안으로 들어갔고 운전해서 떠났다.전부 불타버려 겨우 틀만 남은 가게는 엉망진창이었다. 가게 안은 사방이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바닥은 물바다였다.가게 안에 서 있던 서강빈은 순간 망연해졌다.전부 없어졌다.불에 타서 모든 것이 재가 되었다.벽에 걸려 있던 그와 송해인의 결혼사진은 새까맣게 탄 액자만 남았다.서강빈은 한바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