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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작가: 서인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2-13 19:24:37
“그 말 무슨 뜻이야?”

서강빈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진기준은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

“무슨 뜻이냐고? 왜 이 금오단은 하필 너의 침술을 결부해야 약효가 있고 네 침술이 없으면 독약이 되는 건데? 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의 한마디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한편 송해인은 서강빈이 권효정을 위해 선뜻 나서는 모습에 마음이 씁쓸했다.

예전에 이 뒷모습은 오직 그녀만을 위한 것이었으니.

뭇사람들이 의논하기 시작하자 진기준도 의욕이 생겨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내 말 틀려? 어서 해명해 봐, 어떻게 된 일인지.”

서강빈은 싸늘한 눈길로 그에게 되물었다.

“내가 왜 해명해야 하지?”

“하하, 해명 못하겠나 봐!”

진기준은 웃으며 우남기에게 말했다.

“어르신, 방금 벌어진 상황은 전부 서강빈 저 자식이 꾸민 거예요! 어르신께 가까이 다가가려고 일부러 판을 짜서 어르신을 도와주는 척하는 거라고요.”

“찰싹!”

우남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지원이 냉큼 그의 뺨을 후려치며 호되게 질책했다.

“닥쳐! 너 따위가 서 신의를 의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저는...”

진기준은 얼굴을 감싸고는 싸늘한 그녀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식겁하여 목을 움츠렸다.

젠장!

서강빈 이 빌어먹을 놈!

강지원 씨는 대체 왜 저런 녀석을 도와주는 걸까?

“진 대표, 남아일언 중천금이야. 날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잘 생각해 봐!”

강지원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녀의 몸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진기준은 식겁해버렸다.

솔직히 강지원이 아무리 송주 상업계 여왕이라 해도 진기준이 두려워할 정도까진 아니다.

그가 두려운 건 강지원의 뒤에 있는 우남기 어르신이다.

중앙 군관구 사령관 우남기야말로 리얼 빅 보스니까.

“진 대표, 굳이 내 사람들이 나서야 무릎을 꿇겠어?”

강지원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곧이어 뒤에서 덩치 큰 두 경호원이 두어 걸음 나섰다.

진기준은 화들짝 놀라서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더니 서강빈에게 말했다.

“서강빈 씨, 옛친구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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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 안에 순간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송해인의 안색이 한없이 어두워졌다.서강빈이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올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그녀가 간절히 애원하는데도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다니, 예전의 서강빈은 절대 이런 사람이 아니다.설마 이혼했다고 진짜 딴사람으로 변한 걸까?“강빈아, 꼭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나와야겠어?”송해인이 미간을 찌푸렸다.서강빈은 실소를 터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되물었다.“송 대표, 나야말로 묻고 싶네. 내가 만약 어르신을 못 구했고 진기준이 틈을 타서 날 궁지로 몰아넣었다면 그때도 똑같이 날 위해 사정해 줬을까?”“난...”송해인은 말문이 막히고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서강빈은 고개를 내저으며 가볍게 웃었다.“대답할 필요 없어. 망설인다는 자체가 이미 내게 답이 되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이 인간을 봐줄 필요가 없다는 거야!”송해인은 인상을 찡그리며 뭐라 더 말하려 했지만 서강빈이 진기준 앞으로 다가가며 거만한 자세로 발을 대뜸 내밀었다.“진 대표님, 구두가 더럽혀지긴 했네요. 깨끗이 핥아주길 부탁드려요.”진기준은 울화가 치밀어 미쳐버릴 지경이지만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한 채 자세를 낮추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서강빈 씨, 이렇게까지 나오실 필요가 있을까요? 그래도 한때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잖아요 우리.”“우리가 언제 친했던가요?”서강빈이 되물었다.진기준은 흠칫 놀라서 표정이 얼어붙었다. 서강빈은 그를 망신 주려고 작정했다.“서강빈! 꼭 이렇게 날 망신 줘야겠어? 우리 아빠는 진성욱이야!”진기준이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았다.그의 두 눈에 원한이 잔뜩 맺혔다!진짜 서강빈의 구두를 핥으면 앞으로 송주에서 머리를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까!서강빈이 코웃음 치며 싸늘하게 말했다.“진성욱이면 뭐? 네 아빠가 여기 있어도 넌 똑같이 무릎 꿇고 내 신발을 핥아야 해.”“진 대표, 굴욕당하는 게 두려운가 봐요?”권효정이 야유조로 말을 내뱉었다.“거 참 남자답지 못하네요. 본인이 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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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32화

    권효정도 처음엔 살짝 난처했는데 송해인이 이딴 식으로 서강빈을 모욕하자 대뜸 정색하며 그녀에게 쏘아붙였다.“그래요? 난 강빈 씨 참 괜찮은데요? 최소한 송 대표님 옆에 있는 진기준 씨보다 훨씬 뛰어난 거 아닌가요?”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차오르는 분노를 짓눌렀다.“강빈아, 나랑 얘기 좀 해.”잠시 침묵한 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우리 사이에 할 얘기가 더 남았어?”서강빈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저쪽 가서 얘기하자. 여기 딴사람 있어서 말하기 불편하네.”곧이어 그녀는 옆에 있는 휴식실 쪽으로 걸어갔다.서강빈이 따라오지 않자 송해인은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일그러진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효정 씨는 딴사람 아니니까 할 말 있으면 그냥 여기서 해.”서강빈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옆에 있던 권효정은 순간 마음속에 꽃이 활짝 피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뒷짐을 지고 송해인에게 혀를 날름거리며 으스댔다.송해인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그녀는 곧장 폭발할 것만 같았다.서강빈이 이토록 자신을 차갑게 대할 줄이야.마치 낯선 이가 된 기분이랄까.“송 대표, 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야. 그러니까 자중해. 나 같은 우물 안의 개구리랑 엮이면 너만 체면 깎이는 거잖아.”송해인은 험상궂은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나 진짜 이해 안 돼서 그러는데 우리 사이에 꼭 이렇게까지 얼굴 붉혀야겠어? 친구로도 지낼 순 없는 거야?”서강빈은 한심하다는 듯이 실소를 터트렸다.“친구? 송 대표랑 원수지간이 안 된 것만으로도 난 이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나 지금 너랑 싸우려고 온 거 아니야.”송해인은 숨을 깊게 몰아쉬었다.“내 침술을 뺏어가려고 온 거겠지!”그녀는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속내를 들켜버리니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그것도 하필 서강빈에게 들키다니.그의 야유 어린 눈빛에 송해인은 수치심이 밀려와 얼굴이 화끈거렸다.“맞아.”그녀는 결국 수긍하고 말았다.서강빈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이 침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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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33화

    서강빈은 침묵했다.그는 한참 후에야 속절없이 입을 열었다.“침술 너 안 줘.”그녀는 결국 거절당했다.서강빈이 끝내 거절하고 말았다. 이건 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고작 이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왜 아예 딴사람으로 변한 걸까?“서강빈, 너 이런 사람이었구나!”송해인은 분노 어린 눈길로 그를 째려보다가 몸을 홱 돌리고 자리를 떠났다.눈가에 고인 눈물이 드디어 왈칵 쏟아져 내렸다.하지만 서강빈 앞에선 연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그녀가 몇 걸음 나아가자 뒤에서 서강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침술에 관한 내용은 인터넷에 올릴 거야.”송해인은 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그녀의 안쓰러운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강빈도 마음이 씁쓸했다.“강빈 씨, 왜 그렇게 하는 건데요? 그럼 그냥 송 대표를 도와주는 거잖아요.”권효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만약 침술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 간접적으로 비오 그룹을 도와주는 격이 된다.설마 그는 아직도 전처를 향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한 걸까?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효정 씨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요. 하지만 난 해인이를 위해서도 아니고 비오 그룹을 위한 것도 아니에요. 단지 금오단을 충동 구매한 환자들 때문에 올리는 거예요. 금오단의 처방은 내가 줬어요. 금오단을 산 환자들이 무슨 일 생기면 그건 전적으로 내 책임이에요. 송해인의 성격은 내가 잘 알아요. 절대 금오단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침술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는 건 다만 진상도 모르는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서예요.”권효정은 그제야 깨닫고는 머리를 끄덕이며 웃었다.“서 신의는 참 착한 분이세요.”서강빈은 가볍게 웃었다.“신의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편하게 이름 불러요.”“네, 그럴게요, 강빈 씨.”권효정이 살짝 수줍은 듯 대답했다.“못 말린다니까요.”권효정은 배시시 웃다가 불쑥 말을 이었다.“아참, 강빈 씨, 이따가 또 사적인 모임이 있는데 할아버지가 나더러 강빈 씨도 함께 데려가래요. 같이 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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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해인은 떨리는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두 볼은 차갑게 얼었다. 송해인은 차갑게 얘기했다.“좋아, 서강빈. 이제 나를 협박까지 한다는 거지? 앞으로 두고 봐!”그 모습을 본 이세영은 진기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송 대표님, 이번 일은 직접 나서실 필요 없습니다. 아까 진 대표님과 얘기가 끝났어요. 서강빈이 이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더는 봐주지 않을 거라고요. 진 대표님이 적지 않은 사람들을 알고 있으니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그 김에 서강빈, 그 자식도 혼내줘야죠. 자신의 위치와 지위가 고작 어느 정도인지 알게 해줘야 합니다!”그 말을 들은 송해인이 몸을 바르르 떨며 물었다.“뭘 하려고...?”“송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 목숨은 붙여놓을 거예요. 그리고 서강빈이 따로 장사를 하지 않습니까? 그 가게를 태워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방법이 없으면 결국 와서 송 대표님께 무릎 꿇을 겁니다.”이세영이 차갑게 웃었다.진기준도 옆에서 얘기했다.“송 대표, 이 일은 내게 맡겨. 넌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하지만...”송해인은 살짝 머뭇거렸다.3년 동안 부부로 살았던 그들이, 꼭 이런 결말을 맞이해야 하는가?이세영이 급해서 얘기했다.“송 대표님, 머뭇거리는 순간 서강빈한테 지는 거라고요! 그 사람은 이미 매정하게 굴고 있는데 왜 송 대표님은 그렇게 못하세요? 송주의 가장 빛나는 상업계의 여왕이 되셔야죠. 이런 자식 때문에 발목 잡히면 안 돼요!”송해인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머뭇거리던 그녀의 눈은 이미 결심을 내린 듯했다. 그리고 다시 길게 숨을 내뱉으며 송해인이 얘기했다.“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말을 마친 그녀가 몸을 돌려 떠났다.이세영과 진기준은 마주 보며 웃었다. 자신들의 계획이 성공해서 꽤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진 대표님, 그럼 남은 일은 대표님께 맡기겠습니다.”이세영이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 진기준은 자신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음산하게 웃었다.“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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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서강빈이 단지 의술이 대단하다고 하면 이선종은 이 정도까지 공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의학은 도문에서 기원했지만, 지금의 의사 중에서는 도술을 아는 이들이 적었다. 그러나 서강빈은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도술 면에서도 이렇게나 조예가 깊으므로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서강빈은 다가가서 이선종을 일으키며 말했다.“선생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선생께서도 어르신의 병세를 걱정하여 혹시나 돌팔이를 만날까 봐 그러신 거잖아요.”이선종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서 선생, 선생을 보니 저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입니다. 선생은 저보다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성품도 저보다 훨씬 훌륭하십니다.”서강빈은 이선종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지금 임성진 어르신의 얼굴은 점점 혈색이 돌아오고 곁에 있는 기기에서도 몸의 각종 수치가 호전되고 있다고 나타나고 있었다.임호는 할아버지가 무사한 것을 보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서 선생을 큰 형님으로 모시고 싶은데 서 선생께서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보잘것없는 이 동생을 거둬주십시오.”말하며 임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서강빈을 향해 주먹을 모은 채로 성의를 표했다.서강빈은 임호에 대해 첫인상이 무척 나빴지만, 임호가 가게의 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순간부터 서강빈이 임호에 관한 생각도 180도 변하였다.하여 서강빈은 거절하지 않고 임호를 부축하여 일으키면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할아버지를 잘 보살피세요. 내가 남긴 처방전을 따르면 어르신께서는 열흘이 지나지 않아 완치하실 것입니다.”임호는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네. 감사합니다, 형님. 할아버지께서 상황이 좋아지시면 반드시 감사 인사를 올리러 직접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서강빈은 임호의 오른 다리를 한번 보더니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다음에 올 때 x 레이 사진을 함께 가지고 오세요.”임호는 영

  • 명의 서강빈   제842화

    이선종은 돋보기를 쓰고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듯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이 약재가 백 년이 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서강빈이 내린 처방을 본 이후로 서강빈을 대하는 이선종의 태도는 완전히 변하였다. 심지어 서강빈의 앞에서는 초보인 것 같은 모습까지 보였다. 서강빈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설련초를 한번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백 년 된 설련초가 맞아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임호는 감격하여 말했다.“서 선생, 그 말은 우리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그렇다고 볼 수 있죠. 먼저 어르신께서 탕약을 드시고 난 후에 다시 살펴보죠.”서강빈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께서 무사할 수만 있다면 우리 임씨 가문에서는 서 선생의 큰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서강빈에게 절을 세 번 올렸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 도련님께서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이 설련은 줄기만 사용해야 합니다. 꽃잎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폐의 기를 상하게 하여 오히려 어르신께 독이 될 수 있어요.”서강빈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임호는 설련을 곁에 있는 간호사에게 건네려고 할 때 손인수가 서둘러 다가오며 말했다.“도련님, 이런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렇게 말하며 손인수는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바라보았다.서강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인수의 의술로 보아 이 정도로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건 거뜬했다.손인수는 나무 상자를 받아들고 무척 공손하게 서강빈을 향해 인사를 건넨 다음에야 병실을 나섰다. 이선종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서 선생과 손 신의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습니까?”“그런 셈이죠.”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도착

  • 명의 서강빈   제841화

    이선종이 듣기에 서강빈의 말은 지금 장난을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임성진 어르신은 천주 군사구역의 고위층 지도자였다. 만약 정말 병을 완치할 수 있다면 오늘까지 끌었을 필요가 있겠는가? 설마 천주의 모든 유명한 의사들이 다 서강빈보다 못하다는 말인가?서강빈은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살펴보았다. 어르신의 얼굴이 창백하고 호흡이 미약한 것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듯 보였다. 서강빈은 먼저 진혼 부적을 사용해서 총알 파편을 제거한 후 어르신한테 침을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보아서는 반드시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를 먼저 안정시켜야 했다.“임성진 어르신의 지금 상태로 보아 바로 총알의 파편을 꺼내면 안 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기맥을 안정시켜야 해요. 선생님께서는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지요?”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이선종을 보면서 말했다.“흥! 자네는 말을 참 쉽게 하네.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데 자네처럼 젊은 사람이 무슨 수로 어르신의 상태를 안정시킨다는 말인가? 그리고 임성진 어르신은 지금 폐 기능이 감퇴한 것뿐만 아니라 오장육부가 모두 망가지고 있다네.”이선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선생님, 그 말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은데요? 어떤 경우에는 당신이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못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의술을 놓고 말할 때도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지는 지금 결론을 내기에는 이른 것 아닌가요?”서강빈은 말을 마치고 곁에 있는 책상에 놓인 종이와 볼펜을 들고 능숙하게 써 내려간 처방을 이선종에게 건네며 말했다.“선생님, 내 처방전이 어르신의 병세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지 한번 보십시오.”이선종은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서강빈의 손에서 처방전을 건네받아서는 자세히 읽어보았다. 조금 전까지도 가소로운 표정을 하고 있던 이선종은 서강빈의 탕약 처방전을 보고 나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게... 이 처방

  • 명의 서강빈   제840화

    이선종은 성회에서 유명한 신의였는데 원장의 체면이 아니면 멀리서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봐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복잡하여 이선종도 연신 고개를 저었다.“주 원장님, 감사합니다.”임호는 먼저 원장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뒤에 있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저희 할아버지의 병은 서 선생이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서강빈의 일이 있고 나서 사람들을 대하는 임호의 말투와 태도는 큰 변화가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었다. 더는 예전의 거만함이 없었다.“뭐라고요? 서 선생? 무슨 서 선생이요? 하느님이 와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이선종의 표정에는 분노한 기색을 띠고 고개를 들어 임호를 보며 말했다.“어르신은 폐에 총알의 잔해가 남아있기 때문에 병든 것입니다. 아무리 최고급의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꺼낼 수가 없어요. 그 잔해가 남아있는 한 무슨 약을 쓰더라도 다 소용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총알의 잔해일 뿐인데 그 정도까지는 엄중하지 않죠.”‘뭐라고? 총알의 잔해일 뿐인데?’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자네가 의술을 정말 아는지 의심되네. 잔해가 체내에 남아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 장기가 쇠퇴하고 있다는 말일세! 그 어떤 사람이 와도 이렇게 엄중한 병은 치료할 수가 없다네.”이선종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가 보기에 서강빈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었다. 하여 그의 말속에는 오만함이 다분했고 무례하기 그지없었다.“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져와서 저 사람한테 보여주세요!”주 원장은 다급하게 곁에 있는 간호사를 불러서는 손짓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임성진 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와서 서강빈에게 건넸다. 서강빈은 x 레이 사진 속의 음영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여기일 것이다.x 레이 사진 속의 거대한 음영을 보고 임호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몸이 휘청

  • 명의 서강빈   제839화

    “서 선생, 잘못했습니다. 제발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할아버지께서... 지금 더 버티기 어렵습니다.”이렇게 말하며 임호는 참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렸다.그는 무릎을 꿇는 순간부터 서강빈이 승낙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으리라고 마음을 먹었다.사실 서강빈은 이미 우남기 어르신한테서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방금 그린 진혼 부적도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임호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한 것은 임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호의 행동은 서강빈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대장부로서 무릎을 꿇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더욱이 임호처럼 도도한 사람이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게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그의 효심을 증명하기에 족했다.이렇게 생각한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했다.“서 선생.”임호는 감격한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그래요, 도련님, 어르신한테 갑시다.”서강빈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정말 저를 용서하신 겁니까?”임호는 눈물을 닦으며 빨개진 두 눈으로 말했다.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임호를 칭찬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심지어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대장부였다.“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서 선생, 이리로 오십시오.”임호는 이렇게 말하며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조금 전 비를 맞으며 빗속에서 너무 오래 있은 탓에 예전에 다쳤던 무릎이 다시 말썽을 일으켜 임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지고 말했다.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하고는 은침을 하나 떠내 임호의 무릎에 있는 혈 자리에 꽂았다.은침의 위에 영기가 맴돌더니 바로 임호의 체내로 들어갔다. 이윽고 따뜻한 느낌이 몸에 퍼지면서 임호의 무릎에 있던 상처는 기적처럼 완치되었다.“이게...”임호는 깜짝 놀랐다. 대단한 한의사, 심지어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의사까지 다 찾아가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8화

    서강빈은 임호에게 눈길을 보내지도 않고 곁에서 청소하는 염지아에게 말했다.“그만하고 손님 보내드려.”염지아는 서둘러 손에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돌아가십시오.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염지아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권효정한테서 어느 정도 맥락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임호처럼 자신의 출신을 내세워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염지아도 좋게 보지는 않았다.천주에서 오면 어떤가? 그 누가 와도 주인님한테 병을 치료해달라고 하려면 공손한 태도로 부탁해야 한다.임호는 침을 삼키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서 선생, 어제의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한테 뭐든 시켜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앞으로 며칠 버티지 못하십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임호는 말하면서 염지아를 지나치려고 했다.“왜 이러는 거예요?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당장 나가세요!”염지아는 앞으로 다가가서 임호의 길을 막았다.임호는 염지아를 한번 보더니 주먹을 꽉 쥐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문 앞까지 물러났다.두 시간 동안 임호는 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 강렬한 태양에 임호는 땀범벅이 되었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임호는 다시 돌아서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릎 꿇겠습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문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미안하지만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강빈은 여전히 임호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은 채 말했다.“서 선생, 만약 도와주신다면 그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임호는 말하면서 연신 절을 올렸다. 눈가가 빨개진 임호를 보면서 염지아와 권효정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물론 임호가 어제는 행동이 지나쳤지만, 그의 효심은 용서를 받을 만했다.바로 이때, 하늘에서 번개가 치더니 순식간에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졌다.임호는 비를

  • 명의 서강빈   제837화

    손인수는 서강빈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임성진 어르신이 잠시는 무사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룻밤 사이에 어르신께서 다시 위독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손... 손 신의, 서강빈이 안 온다고 합니다.”임호는 이를 악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서강빈 씨는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얘기를 어떻게 하신 겁니까?”손인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그게...”임호는 그 물음에 마음이 찔렸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뭐라고요? 도련님, 부탁하러 간 사람이 그러는 게 어디 있습니까? 그건 납치 아닙니까?”손인수의 마지막 말은 거의 호통치듯 했다.임호도 아주 자책하며 말했다.“손 신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 지금 정말 위독하십니다. 제발 부탁합니다.”이렇게 말하는 임호의 강인한 얼굴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손인수는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사실대로 말하면 제가 어르신을 살리고 싶지 않은 게 아닙니다. 저는 실력이 모자라서 그럴만한 능력이 안 됩니다.”손인수의 말에 임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황급하게 물었다.“손 신의, 그 말씀은 신의께서도 방법이 없다는 말씀입니까?”지금까지 임호는 모든 희망을 손인수에게 걸었었다. 아무래도 5년 전에 임성진 어르신의 고질병이 재발했을 때, 손인수가 한번 살려준 적이 있었다.이번에 임호가 서강빈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손 신의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손인수의 그 말은 그의 모든 신념을 한순간에 다 무너뜨렸다.어렸을 때부터 그는 할아버지의 곁에서 자라왔는데 군인이 된 이후로 항상 할아버지를 인생의 롤모델로 여겼었다. 할아버지가 곧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에 임호는 더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도련님, 제가 돕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몇 년 전 그때는 운이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는 그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제

  • 명의 서강빈   제836화

    말을 마친 임호는 분노하여 콧방귀를 끼고는 병실로 들어갔다.“동진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송주의 시장 허명수가 조용히 병실을 나서면서 방동진에게 물었다.“참나, 임호 도련님께서 너무 경솔하신 탓에 서 선생을 모셔오지 못한 것도 모자라 서 선생한테 손을 대려고까지 했어요. 우남기 어르신께서 중간에서 수습하지 않으셨다면 정말...”방동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임호도 참.”허명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복도를 거닐며 말했다.“서강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해?”“아주 확신합니다.”방동진은 이렇게 말하며 난처한 표정으로 허명수의 귓가에 몇 마디 속삭였다. 아무래도 남자인데 남자 구실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면 입에 담기가 어려웠다.허명수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당장 서강빈한테 전화해봐. 지금 당장 올 수 있으면 제일 좋고.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으셔.”방동진은 침을 꿀꺽 삼키고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시장님, 그때 상황을 보지 못해서 그렇게 얘기하십니다. 만약 그 사람이 저라고 해도 저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동진아, 임성진 어르신의 안위가 달린 일이야. 그 사람을 납치해오더라도 데리고 와야 해.”허명수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시장님, 문제는 저한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서 선생이 나서주기를 원한다면 임호 도련님께서 직접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얘기도 있잖습니까?”방동진은 서강빈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임호가 만약 예의를 차리고 정중하게 부탁하면 우남기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라도 서강빈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임호가 아예 서강빈을 무시하고 심지어 서강빈의 몸에 손을 대려고 했다는 것이다.서강빈이 참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방동진조차 임호가 너무했다고 생각이 들었다.하여 방동진은 임호가 강효 그룹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 일에 더는 관여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5화

    서강빈은 차갑게 곽수철을 쳐다보며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곽수철, 설마 오늘 여기를 살아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뭐라고?’곽수철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번쩍 들었고 서강빈과 눈이 마주쳤다. 서강빈의 눈빛에서 그는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너... 너 감히 나를 죽인다고?”곽수철은 서강빈이 감히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절대 믿지 않았다. 곽수철은 자신이 킬러를 고용해서 서강빈을 죽일 수만 있지 절대 서강빈이 자신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서강빈은 이 작은 송주의 별 볼 일 없는 작은 가게의 사장님일 뿐이다. 그런 서강빈에게 사람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달빛이 비치지 않은 깊은 밤에 바람까지 세게 불면 사람 죽이기 딱 좋아. 네가 장소를 아주 잘 골랐어. 시간대도 잘 골랐고.”서강빈은 고개를 들고 고요한 숲을 한번 둘러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니... 서강빈, 너는 나를 죽이면 안 돼. 내가...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나를 놔줘. 내가 정말 잘못했어.”곽수철은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죽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많은 돈을 아직 다 쓰지 못했고 여자들과도 더 놀고 싶었다. 그리고...어찌 됐든 지금 그는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말해. 저것들은 다 무슨 사람들이야?”서강빈은 곽수철의 가슴을 밟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내가 말한다면 너... 너는 나를 놔줄 거야?”곽수철은 겁을 먹은 얼굴로 말했다. 서강빈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곽 대표, 시간을 아껴. 지금 피가 빠져나오는 속도로 봐서는 5분 안에 죽게 될 거야.”말하면서 서강빈은 곽수철의 허벅지에 꽂힌 칼을 세게 휘저었다. 곽수철은 아파서 경련을 일으켰다. 곽수철처럼 곱게 자란 사람들이 이런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몇 초가 지난 후, 곽수철은 연신 애원하며 말했다.“서강빈, 말할게, 내가 다 말할게! 제발 나를 그만 괴롭히고 나 좀 놔줘!”“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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