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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서강빈은 침묵했다.

그는 한참 후에야 속절없이 입을 열었다.

“침술 너 안 줘.”

그녀는 결국 거절당했다.

서강빈이 끝내 거절하고 말았다. 이건 꿈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고작 이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왜 아예 딴사람으로 변한 걸까?

“서강빈, 너 이런 사람이었구나!”

송해인은 분노 어린 눈길로 그를 째려보다가 몸을 홱 돌리고 자리를 떠났다.

눈가에 고인 눈물이 드디어 왈칵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서강빈 앞에선 연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그녀가 몇 걸음 나아가자 뒤에서 서강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술에 관한 내용은 인터넷에 올릴 거야.”

송해인은 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안쓰러운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강빈도 마음이 씁쓸했다.

“강빈 씨, 왜 그렇게 하는 건데요? 그럼 그냥 송 대표를 도와주는 거잖아요.”

권효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

만약 침술에 관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 간접적으로 비오 그룹을 도와주는 격이 된다.

설마 그는 아직도 전처를 향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한 걸까?

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효정 씨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요. 하지만 난 해인이를 위해서도 아니고 비오 그룹을 위한 것도 아니에요. 단지 금오단을 충동 구매한 환자들 때문에 올리는 거예요. 금오단의 처방은 내가 줬어요. 금오단을 산 환자들이 무슨 일 생기면 그건 전적으로 내 책임이에요. 송해인의 성격은 내가 잘 알아요. 절대 금오단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침술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는 건 다만 진상도 모르는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서예요.”

권효정은 그제야 깨닫고는 머리를 끄덕이며 웃었다.

“서 신의는 참 착한 분이세요.”

서강빈은 가볍게 웃었다.

“신의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편하게 이름 불러요.”

“네, 그럴게요, 강빈 씨.”

권효정이 살짝 수줍은 듯 대답했다.

“못 말린다니까요.”

권효정은 배시시 웃다가 불쑥 말을 이었다.

“아참, 강빈 씨, 이따가 또 사적인 모임이 있는데 할아버지가 나더러 강빈 씨도 함께 데려가래요. 같이 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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