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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주성훈은 상처받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나는 수정의 손을 꽉 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이제 그만 가자.”

아이를 낳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사산의 고통을 겪었지만, 자연 분만이었기에 그나마 몸이 회복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정은 낙태 수술을 받았고,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내 동생을 돌보고 지켜야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도준이 내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그냥은 못 가!”

“아이를 잃은 게 화재 때문일 수 있어도, 정희가 자살을 시도한 건 너와 관련이 있잖아!”

“너랑 서수정은 반드시 경찰서로 가서 조사받아야 해!”

성훈 역시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의심 어린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맞아, 이대로는 못 가. 정희는 항상 착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왔어. 네가 질투심 때문에 정희를 자극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그러면서 성훈은 손에 수갑을 들고 위협하듯 내밀었다.

그들의 말이 터무니없어서 나는 비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택배 상자에 우리 이름이나 연락처라도 적혀 있었어?”

성훈은 당황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정희 집 주변에 CCTV라도 있겠지?”

“그 상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면 누군가가 건네주거나 문 앞에 두고 갔을 거 아니야?”

나는 냉소를 멈추지 않고 덧붙였다.

“너희 둘은 며칠 동안 정희 곁을 지키면서도 전혀 알지 못한 걸, 유산 후 입원해 있던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

그들의 얼굴에 할 말 잃은 표정이 서렸다.

그때, 응급실에서 정희가 침대에 실려 나왔다.

“정희야!”

도준은 곧바로 그녀에게 달려갔고, 성훈도 뒤따랐다.

정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요... 도준 오빠랑 성훈 오빠... 제가 또 괜히 걱정을 끼쳐 드렸네요...”

하지만 성훈은 조급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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