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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그 순간, 도준의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진단서를 받아들고 내 평평해진 배를 바라보며 겨우 입을 열었다.

“사산이라니... 어떻게... 어떻게 우리 아이가...”

도준은 중얼거리듯 계속해서 말하더니, 갑자기 미친 듯이 소리쳤다.

“말해봐! 도대체 왜 사산된 거야? 우리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설마 내가 집에 없었다고 딴 남자라도 만난 거 아니야? 그래서 애를 죽인 거냐고!”

“대답해, 당장!”

도준의 얼굴은 분노와 의심으로 일그러져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날 너 같은 더러운 사람 취급하지 마, 변도준.”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네가 며칠 전에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나 해볼래?”

도준은 갑자기 말문이 막힌 듯, 공허한 눈빛을 띠며 고개를 떨궜다. 마치 자신이 한 말을 되새기기가 두려운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그를 증오에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쏘아붙였다.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 내 배가 너무 아프고, 피가 멈추지 않아 너한테 도와달라고, 구해달라고 했던 거.”

“그때 네가 뭐라고 했더라? 나정희 구하느라 바쁘다고, 내가 쓸데없는 소란을 피운다고 했지.”

“하지만 너는 몰랐겠지. 그때 건물에 불이 나서 내가 연기에 질식해 죽기 직전이었다는 걸.”

도준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그저...”

나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그를 외면하고 성훈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너도 똑같아, 주성훈.”

“수정이가 방화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을 때, 너는 뭐라고 했지?”

“우리 자매가 매사에 유난스럽다고 비웃었잖아.”

“그리고 네가 뭐라고 했더라? 계속 귀찮게 하면 우리 둘 다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나는 그를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그럼 내가 하나 묻지. 아이를 가진 아내의 전화를 무시하고, 한 여자 집에 며칠씩이나 머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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