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30화

Author: 제구
살인은 수라를 더 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수라의 부상 회복에도 박차를 가한다.

서나영은 그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지만, 어차피 이들도 먼저 공격하면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있었다.

무자비한 살육이 끝나고, 절반 가까이 죽은 무자들은 겁에 질려 도망쳤다.

하지만 서나영은 혈악의 힘으로 허공을 봉쇄했다.

그들은 결계를 깨지 못했다.

양원 역시 배짱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곤경에 처하자 단호하게 항복을 선택했다.

그가 앞장서자 남은 무자들도 자연히 헛되이 죽기보다는 살고 싶어 했다.

서나영은 자신의 피로 이들을 장악했고, 이들의 실력을 눈에 띄게 키웠다.

어렵지 않게 배신할 수 없는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리게 되었다.

“한 달 안에 어떤 방법을 쓰든 대오를 만 명으로 늘려.”

“알겠습니다, 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주인의 명령대로 이행하겠습니다.”

“출발해.”

“네!”

원래는 잠시 숨을 곳을 찾으려 했던 서나영은 이제 수천 명의 부하와 양원 같은 진아경 강자까지 생겼다.

하여 그녀는 원래의 계획을 포기하고 방향을 바꿔 성국의 중심부로 향했다.

물론 실제로 성국 중부 지역에 발을 들여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은 강대 세력들의 전쟁터였다.

아직은 힘이 부족해 축적의 과정이 필요했다.

양원이 그랬던 것처럼.

남은 세력과 종파를 정복하면서 중부 지역으로 접근했다.

일부는 강제로 항복했지만 대다수는 자진 항복을 선택했다.

생존 조건이 좋지 않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빌붙을 수 있는 거물이 나타났으니 당연히 마다하지 않았다.

불과 한 달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인원은 만 명을 훌쩍 넘겨, 서나영이 의도했던 목표치의 3배가 넘었다.

전체 3만여 명의 무자 중 대부분이 무존경 이하였고, 무존경은 8천여 명에 불과했다.

무존경 이상은 그보다 훨씬 적은 30명도 되지 않았다.

서나영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잠시 전진을 멈추고, 함께 언덕 위에 종파 저택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수라 문파를 창설한다! 나는 수라이고, 너희들은 수라 교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1화

    상천랑이라는 이름에 서나영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이 남몰래 동요했다.그녀는 무심하게 말했다.“나는 상천랑이라는 사람을 모른다. 무자라면 그냥 보내.”“네.”양원은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양원은 서나영이 생명에 대해 냉담하고 차가우며, 무자비한 수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누구든 항복하지 않으면 죽는다.서나영이 누군가를 그냥 보내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여러 가지 추측을 염두에 두며 양원은 정중히 물러났다.수라문 문밖에서 상천랑은 손발이 묶인 채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상천랑은 자신을 괴롭히던 인영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다렸다.그때 양원이 다가왔다.“문주님은 상천랑 당신을 모른답니다.” 양원은 무심하게 말했다.“풀어서 보내줘.”“네.”두 수라가 다가가 상천랑의 손과 발에 묶인 결박을 풀어주었다.“말도 안 돼!”상천랑은 즉시 일어나서 소리쳤다.“나영아! 나영아! 나 상천랑이야! 얼른 날 만나러 나와! 내가 너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나와! 나한테 숨김없이 다 말해줘! 난…….”“어딜 감히!”양원이 화를 내며 휙 손을 움직이자 상천랑은 뒤로 날아가 바닥에 풀썩 엎어졌다.“꺼져! 또다시 무모한 짓을 하면 그땐 반드시 죽인다!”그러나 상천랑은 그를 무시한 채 바닥에서 일어나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서나영, 너 나와! 하루도 빠짐없이 널 찾고 있었어! 왜 나를 만나주지 않는 거야! 무슨 일이든 내가…….”쾅-주먹이 상천랑의 가슴을 움푹 팰 정도로 내리쳤다.상천랑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큰 나무 몇 그루를 넘어뜨리면서 멈췄지만, 곧바로 다시 일어나 소리쳤다.“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 괜찮으니까 만나기만 해 줘! 좀 나와줘, 나영아!”양원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상대방의 실력은 아마 생사경 수준일 텐데, 다른 생사경 무자였다면 이 정도 일격을 당하고 죽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하지만 상천랑은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타격에 대한 저항력이 너무 강했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2화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또 보름이 지났다.때때로 수라문 안에서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러다 사흘 만에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답답한 분위기였다.이곳 15000킬로미터 안의 무자들은 모두 붙잡혀 항복하거나 죽었다.항복한 자는 서나영의 피를 삼켜 수라 신도가 되고, 성공한 자는 살고 실패한 자는 죽었다.8천 명이었던 수라 신도는 만 명으로 확장되었다.천명 씩 한 개 군단으로, 총 10개 군단이 매일 훈련받고 있었다.서나영은 이들을 무자비한 살인 기계로 훈련시켰다.산문 밖에서 상천랑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었다.보름 동안 상천랑은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매를 맞았다.번번이 버려지고, 다치고, 회복하고, 그러다 멍하니 다가가면, 또다시 맞아서 쓰러지고 던져지길 반복했다.끝없는 되풀이였다.차갑고 잔인한 수라 신도들은 이미 잔뜩 짜증이 난 상태였다.상천랑은 걸어 다니는 시체 같았다.“그만해.”상천랑이 다시 한번 앞으로 나섰고, 수라 신도들이 아무 말 없이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서나영이 나타났다.“존경하는 문주님께 인사드립니다.”수라 신도들은 무릎을 꿇었다.눈이 텅 비어 무감각해진 상천랑은, 붉은색 긴 원피스를 입은 인영을 바라보며 흠칫 몸을 떨었다.“나영아…….”상천랑은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그의 마음과 눈동자에는 가녀린 모습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나영아, 드디어 날 보러 왔구나.”서나영은 모든 감정을 마음속에 감춘 채, 극도로 차가운 두 눈을 하고 있었다.그녀가 무심하게 손짓하자, 무릎을 꿇고 있던 수라 신도들은 곧바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서나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상천랑, 서나영은 이미 죽었어. 나는 수라문의 문주야.”“나영아…….”“이 몸은 서나영이 아니야!”서나영의 눈이 격렬한 광채로 번쩍였다. “너와 서나영 사이는 끝났어, 더 이상 귀찮게 굴면 죽여버린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3화

    상천랑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서나영은 백옥 같은 손을 뻗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순간, 핏빛 장막 속에서 상천랑은 사방에서 온몸을 누르는 엄청난 압력을 느꼈다.투두둑-그의 몸속 뼈들이 뒤틀리는 소리가 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개골을 포함한 온몸의 뼈와, 몸에 박혀 뼈를 대신하던 특수 금속 기계에 균열이 생겼다.“윽…….”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통증에 상천랑은 비참한 비명을 내뱉었다.“천천히 즐겨.”서나영은 차갑게 말하며 돌아섰다.“하하하하하…….”귀를 찌르는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끝없이 울려 퍼졌다.……성국의 동남쪽, 검은 숲.큰 나무들은 모두 유령이나 그림자처럼 비뚤어져 있었다.사나운 짐승들의 포효가 끊이지 않았다.홍성과 진아람, 소예원은 흉수 떼에 둘러싸여 있었다.300여 마리의 흉수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5급이었고 6급 흉수 단 두 마리가 밖에서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원래라면 진아람은 8급 흉수 백수 천랑의 기운을 방출하는 것만으로도 흉수 떼를 겁에 질려 도망가게 할 수 있었다.하지만 진아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세 사람 모두 성장하기 위해 전투가 필요했다.훅-피가 튀었다.흉수 한 마리가 동공에 빛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졌다.이윽고 부엉이 같은 또 다른 흉수가 순식간에 달려들었다.홍성은 최선을 다해 피했지만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었다.갈고리처럼 날카로운 발톱이 생물 갑옷을 할퀴고, 몸에서 살점 하나를 떼어냈다.순식간에 피가 흘러나와 생물 갑옷을 붉게 물들이다 금세 흡수되었다.올빼미 흉수는 단맛을 맛보고는 흥분한 듯 크게 짖으며 다시 날아올랐다.허공에서 갑자기 발톱 자국이 나타나 짐승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홍성! 괜찮아?”진아람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괜찮아요…….”홍성은 고개를 저었지만 마음속에는 씁쓸함과 분노가 가득했다.한때 홍성은 세 사람 중 가장 강했다.그리고 자신에게 다른 두 사람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늘 믿어왔다.하지만 지금 진아람과 소예원이 보여주는 힘이 그녀를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4화

    홍성의 손에는 금이 간 깨진 나무판이 들려 있었다.온전하게 새겨진 ‘벽’ 글자와, 반쯤 드러난 ‘류’가 보였다.“어디 봐요.”소예원은 손을 뻗어 목판을 가져가더니 한숨을 쉬었다.“이건 신원패인데, 재질을 보니 패의 주인 신분이 평범하지 않네요. 벽류성의 최정상 인물 같아요.”진아람이 물었다.“죽은 거야?”소예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죽었겠죠, 신분패에 기운이 남아있지 않아요.”홍성이 말했다.“그럼 벽류성은 이미 사라졌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벽류성의 중요한 인물 신분패가 여기 망가진 채 떨어져 있겠어.”“성국은 곳곳에 위험투성이예요. 도시가 망하고 사람이 죽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해가 닥치면 곳곳이 폐허가 되는데, 벽류성이 사라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죠.”홍성이 물었다.“우린 계속 벽류성으로 가는 겁니까?”소예원은 진아람을 바라보았다.세 사람 중 소예원과 진아람은 성국에 가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소예원은 당연히 진아람에게 선택권을 넘겼다.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차피 아무 단서도 없으니까 일단 정해진 길을 따라가죠. 여기서 성국 중심까지 멀었고, 우리 속도대로라면 전속력으로 달려도 한두 달은 걸릴 것 같은데, 경로를 다시 돌리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고기 다 구워졌어요. 먹고 좀 쉬었다가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요.”“그래요.”세 여인은 구운 고기를 먹은 후 각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시간이 지나자 황야는 고요해졌다.가끔 산들바람이 불고 모닥불이 지직거리며 타는 소리가 들려올 뿐이다.곧 하늘이 밝아졌다.동이 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은 지났다.진아람이 가장 먼저 눈을 뜨고 일어났다.이윽고 홍성과 소예원도 동시에 눈을 떴다.“출발하죠. 벽류성에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요. 만약 벽류성이 아직 있으면 소식 좀 알아보고, 없으면 정해진 길을 따라 계속 가요. 언제든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면 물어보자고요.”“좋아요.”세 사람은 가볍게 씻고 출발했다.30분 후,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5화

    시야의 끝자락에서 선홍색이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다.저 멀리 있는 것 같았지만 실은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였다.진아람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세 사람은 함께 뒤돌아 미친 듯이 달렸다.동시에 귀청을 찢는 호각 소리가 벽류성 안에 울려 퍼졌다.색이 시시각각 변하는 해자 진법이 찬란하게 빛났다.성벽 위의 한 호위 장수는 대지를 뒤덮은 붉은 수조를 바라보며, 공포에 온몸의 힘까지 풀려버렸다.벽류성 안에서 빛이 번쩍거리더니 건장한 사내 한 명이 날아와 성벽위에 안착했고, 그의 얼굴은 험상궂게 일그러져 있었다.“젠장! 어떻게 수조가 나타났지?”우르릉-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땅이 끝없이 흔들렸다.더 가까이,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왔다.성벽의 경비병들은 이미 핏빛 수조의 기운과 함께 밀려오는,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짙은 혈악의 힘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쿵-핏빛 수조가 밀려오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벽류성 해자 진법에 부딪혔다.눈 깜짝할 사이에 수많은 핏빛 흉수들이 산산조각나며 피와 살을 사방에 흩뿌렸다.하지만 뒤쪽의 흉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충격을 가했다.해자 진법은 파문을 일으키며 흔들렸다.성벽까지 흔들린다.많은 경비병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했다.“공격! 빨리 공격하라!”충격과 분노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많은 화살과 도검의 기운, 칼날이 야수 떼를 향해 미친 듯이 쏟아졌다.피비린내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벽류성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진아람 일행은 성을 공격해 오는 무시무시한 수조에, 멈춰서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쉬지 않고 계속 질주했다.“저게 뭐죠?”홍성은 심장이 거칠게 뛰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핏빛 수조…… 현우 씨와 함께 본 적이 있어. 허나운이 있는 허씨 가문은 성국 최고의 세력으로, 13 가문의…….”“벽류성보다 훨씬 큰 원황성도 핏빛 수조에 의해 멸망했어.”“이 흉수들은 보통의 흉수들과는 달리 공격당해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남기면, 바이러스와 비슷한 끔찍한 무언가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6화

    소예원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가족을 모두 잃고 중연시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소예원은 짐승 같은 부부를 만나 수모를 당한 적이 있었다.한때는 이 망할 세상을 다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절망에 빠져 있었다.그런 소예원에게 한 줄기 온기를 준 건 서나영이었다.무엇보다 오재훈은 소예원에게 어른의 사랑을 느끼게 해줬다.뒤틀린 마음과, 낮은 자존감에 그녀는 비천한 목숨, 죽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진아람과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서현우를 오빠라고 부르고, 진아람을 언니라고 불렀지만, 정작 스스로는 그렇게 부를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진아람은 생사의 기로에 선 그녀를 위해 기꺼이 남아서 함께하려 했다.일종의 인정이었다.소예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저는 그럴 가치가 없어요! 저는 죽을 수 있지만 언니가 죽으면 오빠는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해요.”“언니가 죽으면 나영이도 평생을 슬퍼할 거고, 저도 마찬가지예요.”진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소예원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우린 자매야.”소예원은 감동에 말을 잇지 못했다.사람들은 함께 살고, 함께 죽고, 함께 부귀영화를 나누자고 말한다.하지만 생사의 기로에서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그토록 고귀한 존재인 진아람이 지금 그러했다.소예원은 여기서 죽어도 전혀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그럼 함께 싸워요.”홍성은 핏빛 쌍검을 들고 두 사람 옆에 섰다.그리고 세 사람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함께 싸우자!”콰르릉-땅이 흔들리고 핏빛 흉수가 달려들었다.수천 마리는 되었다!모두 4급이나 5급이었고, 6급도 몇 마리 있었다.가장 무서운 건 날아다니는 조류 흉수들도 꽤 많다는 것이었다.소예원은 홀로 도망치면 살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러면 진아람과 홍성은 분명 죽게 될 것이다.흉수들은 함께 살고 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그들은 이미 야성으로 가득 차 있었고, 사악한 기운의 침식 속에서 아는 것이라곤 살생뿐이었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7화

    “안 돼! 이러면 안 돼!”진아람은 만문 방패가 계속 수축하자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거대한 문 세 개가 세 사람을 둘러싸며 삼각형의 방패를 형성했다.소예원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짐승만 죽이면 되니 잠시는 위험에서 벗어났다.하지만 진아람은 기껏해야 몇 분만 더 버틸 수 있고, 만문 방패는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홍성은 자폭을 멈췄다.만문 방패로 세 사람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폭해도 밖에 있는 흉수를 해칠 수는 없었고, 대신 진아람과 소예원이 다칠 수 있었다.소예원은 한 손을 진아람의 등에 갖다 대며, 만문 방패가 계속 존재하도록 자신의 힘을 진아람에게로 변환시켰다.휙휙휙--수백 마리의 흉수들이 세 사람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다.발톱과 주먹으로 요란한 굉음을 내며 만문 방패를 함께 내리치자 진아람의 몸도 심하게 떨렸다.진아람은 씁쓸하게 말했다.“우리 여기서 죽겠네…….”홍성은 눈물을 흘렸다.“나만 나가게 해주면 두 사람은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진아람은 홍성의 손을 잡았다. “우리가 혼자만 살아남으려고 할 것 같아? 우리 중 한 명이라도 없어서는 안 돼!”소예원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맞아요.”만문 방패는 점점 더 심하게 떨렸다.진아람과 소예원 모두 기력이 다 떨어지기 직전이었다.6급의 사나운 유인원 세 마리가 세 사람에게 큰 압박을 가했다.그들만 없었어도 해볼 만했을 텐데.소예원은 웃으며 말했다.“여기서 죽을지는 몰랐는데……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요.”홍성은 진지하게 말했다.“다음 생에는 내가 두 사람 지켜줄게요.”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잠시 후 진아람이 말했다.“자폭하자.”“당연하죠. 흉수에게 잡아먹히거나 변으로 변하거나, 좀비처럼 감염되는 건 원하지 않아요…….”세 여자는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각자 경맥을 역순환 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그 순간 장엄한 압력이 느껴졌다.“초마 진법, 죽여라!”세 여인의 귓가에 얼음처럼 차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338화

    진아람은 상대방이 초대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깜짝 놀랐다.잠시 망설이던 진아람이 말했다.“저희끼리 잠깐 상의해도 될까요, 선배님?”“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요. 당신들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절정 검파는 악한 세력이 아닙니다.”“감사합니다, 선배님.”진아람은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한 뒤, 홍성과 소예원을 옆으로 데려갔다.“너희들 생각은 어때?” 소예원은 고개를 저었다.“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상대가 나쁜 마음을 품고 있지 않아도, 사람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거니까요. 성국에서는 불필요한 위험은 모두 피하면서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홍성이 말했다. “나는 성국에 대해 잘 모르니 두 사람이 결정해요.”진아람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가도 될 것 같아. 선배님은 우리를 절정 검파에 합류시키고 싶은 것 같은데, 이 기회에 정보도 알아볼 수 있고, 합류하기 싫어도 강요하지 않을 것 같아.”소예원은 입을 벙긋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종종 사람을 악의적인 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하지만 진아람에게는 나름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여차하면 죽으면 그만이었다.어차피 지금 한번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다.절정 검파가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도망칠 방법이 없었다.“그럼 일단 가서 살펴보죠.”“좋아.”소예원과 홍성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진아람은 두 사람을 이끌고 다시 고소정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선배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희도 가 보고 싶어요.”고소정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좋아요, 절정 검파는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감사합니다.”진아람 일행은 고소정과 절정 검파 제자들을 따라 절정 검파에 도착했다.가는 동안 고소정은 세 사람에게 절정 검파에 대해 많은 것을 소개했다.그녀의 말에 따르면 절정 검파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왔다고 한다.

Latest chapter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6화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5화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4화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3화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2화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1화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0화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9화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8화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