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우는 다시 집 문을 두드리면서 고함을 질렀다.“문 열어라! 부영호 이 쌍놈아! 네 마음대로 의관 휴업한다고 팻말 걸어 놓은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지? 너 여기 있는 거 다 아니 얼른 나와라! 오늘 너가 중무석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나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테다!”부영호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서현우는 다시 힘차게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자 모스 부호를 이용해서 문을 열고자 했다.바로 집 문이 열리자 진아람은 문 앞에 나타난 뇌창을 보고서 넋이 나간 표정을 지고 있었다.“나다.” 서현우가 말했다.진아람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서현우가 먼저 말하기 시작했다.“넌 누구야? 부영호는? 당장 그 자식 데리고 와! 그 자식 저번에 나한테 중무석 3천개를 빌려가 놓고 제때 갚지 않았단 말이야. 지금까지 안 돌려주는 꼴을 보니 갚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은데?”진아람은 바로 서현우의 말에 대꾸했다.“부영호가 당신에게 중무석을 빌렸었어요?” “네! 얼른 부영호보고 나오라 그래!”진아람은 냉정한 말투로 말했다.“그냥 당신이 들어가 봐요. 만약에 부영호가 진짜로 당신에게 중무석을 빚을 지고 갚지 않았다면, 제가 빨리 갚으라고 말해 줄게요.”“당연한 소리를!”서현우가 천남 의관에 들어가자 진아람은 바로 입구문을 닫았다.“상천랑은 어디에 있어요?” 서현우가 바로 물었다.“뒷마당에 있어요.”서현우는 바로 뒷마당으로 뛰어갔다.뒷마당에는 진법으로 뒤덮여 외부인이 엿보지 못하도록 연기가 잔뜩 끼어 있었다.서현우는 다시‘안정산'의 모습으로 위장했다.뒷마당에는 부영호, 정람, 손재 이 세 사람이 모두 있었다.이 세 사람을 제외하고도 두 사람이 더 있었다.안색이 창백해보이는 청년이 한 명 있었는데 바로 상천랑이었다.또 몸집이 큰 어떤 남자가 등 뒤에 긴 칼을 메고 있었는데, 생김새가 부영호랑 뭔가 닮아보였다.“사장님!”부영호는 서현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 얼른 몸을 일으켰다.서현우는 눈빛이 변하더니 상천랑을 가리키며 차가운
천문산맥의 최고봉은 천문산이라고 부르며, 소문에 의하면 산꼭대기 위에는 꽉 닫혀 쉽게 열 수 없는 석문이 있다고 한다.성국의 제군도 예전에 꽉 닫힌 석문을 살펴보러 왔었지만 열지 못했으며 지금까지도 열지 못하고 때려 부술 방법도 없다고 한다.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그 누구도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게다가 천문산도 괴상하다는 소문이 있다.낮에는 괜찮은데 저녁에 사방팔방 다니다 보면 불길한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본인이 왜 죽어야 하는지 영문도 모른 채 죽는다고 한다.진아경 강자도 예외 없이 죽을 수도 있다.그리고 천문산맥의 깊은 골짜기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위험하다고 한다.게다가 고급 흉수가 엄청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얻어가는 것이 적다는 전제 조건 하에 실력이 좋은 무자도 천문산맥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천문산맥은 최고봉에서 외곽까지 거의 모두 무존경의 산수가 지키고 있다. 죽을 둥 살 둥 흉수들을 사냥하기 위해서 그 값비싼 중무석도 돌려주었다고 한다.서현우는 예전에 북두부의 강자를 쫓아가 죽여서 어쩔 수 없이 소예원과 천문산맥 깊은 골짜기로 들어갔었는데, 그때 운 좋게도 포리와 산 중턱에 숨어 있던 ‘과거의 왕조의 세력’을 만나게 된 것이다.그러고 난 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왕조들의 세력들의 은신처가 폭로되면서, 성국 제군 이승천이 사람을 보내 천문산맥에 숨어 있던 사람들을 다 죽여라고 시켰다.우두머리인 진아경의 강자 담 씨 노인조차도 운석에 맞아 떨어져 죽었다.서현우와 포리는 도망치다가 어떤 결계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흔들거리는 잿빛 안개를 감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결계 덕분에 다행히 대재앙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대재앙이 일어난 후 잿빛 안개를 막고 있던 결계는 사라졌고 천문산맥 전체가 잿빛 안개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천문산맥에서 살고 있던 모든 생명체는 잿빛 안개의 영향으로 다 죽어버렸다.서나영과 상천랑은 위험을 무릅쓰고 천문산맥 안으로 들어갔다.서나영의 혈
천남 의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서현우는 체구가 크고 훤칠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영호의 모습과 약간 비슷해 보이는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당신이 부영호의 형이에요? 부영철 맞아요?”한 사람은 뻔뻔스럽고, 한 사람은 돈이 필요 없다고 하는 이 두 형제의 아버지는 이름을 잘 짓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하지만 지금은 두 형제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아 보였다.“네. 제가 부영철 맞는데요.”부영철은 손을 이리저리 흔들더니 중무석 5만 개가 서현우의 발 밑에 쌓이고 있었다.눈이 부실 정도로 중무석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부영철은 끊임없이 손을 흔들더니 또 중무석 5만 개가 쌓이고 있었다.부영철은 신중한 말투로 말했다.“안 사장님, 여기에 중무석 10만 개 있으니 사장님이 제 동생으로부터 중무석 5만 개로 사간 무기점을 지금 제가 두 배의 가격으로 다시 살게요.”부영호는 바로 말대꾸했다.“형…….”“그 입 다물어라!”부영철은 화를 참지 못하고 두 눈을 부릅뜬 채 부영호를 째려봤다.“우리 아버지 무기점을 네가 어떻게 감히 팔아버릴 생각을 했을까? 이 불효자 같으니라고!”“나보고 지금 불효자라고 부른 거야?”부영호는 자신을 불효자라고 부른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부영호는 어이없는 듯 웃으며 말하기 시작했다.“그래, 나 불효자다! 난 불효자니까 아버지랑 연 끊으면 될 거 아니야! 부영철! 넌 대체 얼마나 잘났길래 나보고 불효자래? 아버지 죽어갈 때 넌 대체 어디에 있었어? 우리 집안에서 너 필요할 때 대체 어디에 있었냐고! 너는 아버지에게 종이 돈 태워 준 적이라도 있니? 이때까지 자식 노릇 안하고 이제서야 나보고 불효자라고 말할 자격이 있긴 해?”부영철의 눈에 핏줄이 서면서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기 시작했다.“나는 진아경 강자랑 맞서 싸우기 위해서 그랬던 거라니까! 나는 진아경 강자가 이곳에 발을 들일 때까지 기다리면 우리 가문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지!”부영호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런 다음에
부영호는 의관 앞에서 쫓겨나가려는 순간 멈춰 섰다.서현우가 다가와 부영호 앞에 서서 눈을 게슴츠레 뜬 채 물었다.“너 방금 뭐라고 했어?”부영호는 서현우가 자신을 쫓아낼까 봐 엄청 다급하게 말을 했다.“사장님, 저는 실력이 좋진 않지만 저희 아버지에게 제련법을 전수받은 적이 있어요. 아버지가 제련할 때에는 먼저 사람을 봐야 한다고 알려줬어요. 그래서 사람을 잘 보는 것도 제련의 필수 과목 중 하나예요.”“저는 비록 사장님을 한 번에 알아보진 못했지만, 제 느낌상 사장님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화산처럼 보여요. 다만 참고 있을 뿐이죠. 만약 언젠가 폭발하게 된다면 천지를 다 부수는 아주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것 같아요.”“저는 사장님이 엄청 힘이 센 강자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장님을 따라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저희 아버지의 복수를 대신 갚아주고 연심부를 완전히 땅에 매장하게 만들 수 있는 실력에 도달할 때까지요.”서현우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부영호를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너가 말한대로 그럼 너는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수 있어?”“무기 제련을 가져다줄 수 있어요!”부영호는 바로 대답했다.“저는 이미 6급 제련사예요. 3년도 안 돼서 7급 될 수 있어요. 저는 재료만 있으면 신병들 훈련시킬 수 있어요!”“6급이라고?”서현우의 눈빛이 감동받은 것 같았다.의사든지 제련사든지 또는 전술 마스터 각인자 등 무도 수련보다 쉬운 직업은 없다.성국 전체를 보면 6급 의사는 얼마되지 않는다. 7급 의존은 말할 것도 없고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물고 진귀한 존재이다.제련사도 마찬가지다.‘부영호가 몇 살이지?’25세가 되지 않은 골격연령도 6급 제련사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부영호가 3년 안에 7급이 될 수 있다고 말했으니 아무런 목적없이 일부로 속이는 것이 아닐 것이다.7급 제련사가 되면 어느 곳에서나 연심부든 심지어 진천궁조차도 모두 상객으로 대해줄 것이기에 무례한 짓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서현우는 실눈을 뜬 채 말했다.“무기 제련은 좀 쓸모없는 옷 같은데.”이때 부영호의 손에 까만 큰 쇠망치를 쥐고 있었고, 몸의 근육을 사용해 단조로를 사정없이 때려 부섰다.땡!고막을 울릴 정도의 소리는 눈에 보이는 잔물결이 되어 사방팔방으로 퍼졌다.다행히도 천남 의관은 진법으로 보호하고 있었지만 진법이 없었다면 이 소리가 성심성 전체에 퍼졌을 것이다.잔잔한 물결이 곳곳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서현우의 눈앞에 새까만 단조로 표면이 자꾸 벗겨져 어두운 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단조로의 기운이 들끓기 시작하면서 심상치 않았다.서현우는 매우 놀란 눈치였다.서현우는 제련사가 아니다. 이 단조로의 심상치 않은 소리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단조로가 원래 이렇게 대단한 것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서현우는 단조로에서 느껴지는 기운만으로도 단조로가 심상치 않은 물건이라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안에는 적어도 50개가 넘는 각인되어져 있다!서현우는 50개가 넘는 각인되어진 신병 무기를 본 적이 없다!30개 정도의 각인은 모두 신병 무기에 속한다.시간이 지날수록 각인하기 어려워진다.각인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질적으로도 변화가 일어난다.50개가 넘게 각인되어진 이 단조로가 얼마나 강한지는 헤아릴 수 없다.만약 무기 제련할 때 쓰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압사하는데 쓰인다면 아마 살아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심지어 서현우는 이미 단조로를 들고 진아경 강자를 쫓아가 한 명씩 압사하는 것을 상상하고 있었다.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은 눈치였다.서현우는 지금 당장 단조로를 들고서 진아경 강자를 찾아가 죽이고 싶어했다.부영호의 손에 쥐고 있던 그 쇠망치도 있었다.쇠망치의 표면이 벗겨져 단조로와 같은 어두운 금빛이 띠고 있었다.서현우는 무기력해 보이기도 하면서 신중해 보였다.서현우와 부영호는 서로 맞춘 것이었다.서현우는 갑자기 부영호의 아버지가 몇 급 제련사인지 궁금해졌다.부영호는 이 장비만으로도 충분히 성국의 강자의 호기심
“죽여! 죽여! 죽여!”대낮에 떠들썩한 거리에서 갑자기 히스테리의 울부짖음이 들렸다.지나가던 사람들이 놀라서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휙-인영이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갑옷을 입고 있었다.그들은 성심성의 방위병들이다.골목으로 재빨리 뛰어들자 평범한 얼굴의 청년이 짙은 살의를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움직이지 마! 너 대체 누구야?”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순간 날카로운 칼들이 이 청년의 목을 감쌌다.“죽여!”청년의 눈동자는 순식간에 핏줄이 섰고 소리쳤다.손에 무기를 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재빨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무기를 꺼내 들었다.전투 경험이 상당히 많아 보이는군!목숨을 걸고 싸워보자!땡땡땡-이 성심성 경비원들의 입고 있던 갑옷이 잘렸다.그들은 비록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 청년의 적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우두머리는 바로 부적 한 장을 꺼냈다.휴!붉은 빛이 하늘을 감싸면서 거슬리는 소리가 울렸다.“결진! 공격해라!”방위병들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연합해서 저지하기 바빴다.청년은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짧은 시간 동안 어떤 수비도 죽일 수 없었다.이상하게도 그는 도망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우르르 쾅쾅!갑자기 무서운 위압감이 홍수처럼 휩쓸려 오기 시작했다.청년이 갑자기 멈추자 온몸의 뼈에서 막중한 책임을 감당할 수 없는 소리가 났다.우두둑- 뚝!뼈가 모두 혈육을 찔러 밖으로 다 들어나 있었고, 피가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아!”청년이 비명을 지르자 눈에 선홍색 빛이 점점 퍼졌다.“감히 성심성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정말 간도 크구나!”희미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청년이 어렴풋이 바라보니 눈앞에는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자가 있었다.웅장한 생기가 맴도는 것은 이 중년 남자가 생경의 강자라는 것을 뜻하고 있었다.“저…… 여기는…… 어디에요?”청년이 물었다.청년은 분명히 전쟁에서 많이 싸워봤을텐데 왜 갑자기 여기에 온거죠?“응? 너 성심성에 있는 거 몰라? 이 사람 이상해. 데
조봉주는주의 질문을 듣고서 성주가 대답했다.“호법 대인님, 이 사람은 7층 감옥 가장 깊은 곳에 수감되어 있습니다.”조봉주는주는 담담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해 주십시오.”“호법 대인님, 이리로 오십시오.”성주는 전전긍긍하며 길을 안내하느라 허리를 펴지 못했다.그는 비록 성심성 성주이지만 지위도 낮지 않다. 그러나 현재 맞닦들인 문제는 연심부의 호법이다. 정진이라는 사람은 폐관 기간에 의사결정권이 있는 큰 인물이다.양측의 격차가 너무 커서 웬만하면 만날 수 있는 자격도 없다.정씨 성을 가진 검은 두루마기 노인도 마찬가지로 고분고분하며 따라다녔다.성주는 조롱을 품고 감옥에 들어가 도중에 각종 위력적인 금제를 통해 번거롭지만 걸어갔다.드디어 감옥의 가장 아래층인 7층에 도착했다.이곳은 경비가 너무 심해서 연심부에 수감하기 불편하고 죽이기도 아깝고 석방할 수도 없는 큰 인물들이 많이 수감되어 있다.가장 안쪽의 한 감방에 서자 성주는 발걸음을 멈추었다.“호법 대인님, 안에 사람 있습니다.”조봉주는 가장 먼저 그에게 물었다.“이 사람의 신분은 밝힐 수 있습니까?”성주는 이 말을 듣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부하가 무능해서 잠시 이 사람의 신분을 알아보지 못했어요. 마치 근거 없이 나타나서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흥.”조봉주는 불만을 품고 콧방귀를 뀌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문 열어라.”“네.”성주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옥석 하나를 꺼내 겹결한 후 옥석을 문가의 홈에 놓았다.쾅쾅……쾅쾅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감옥문이 열렸다.조봉주는 꽁꽁 묶여 여러 층의 금제 법진을 뒤덮고 있는 청년을 보았다.얼굴이 평범해서 사람 더미 속에 던져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식별도가 없다.성주는 조심스럽게 말했다.“호법 대인님, 바로 이 사람입니다.”“금제를 취소하고, 당신은 밖에서 기다리세요.”“네.”성주는 금제 법진을 모두 취소하고 정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을 들은 조봉주는 심각한 말투로 말했다.“저도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단서이고, 중대한 사건인 만큼 먼저 취신전을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취신전 전인인 연칠은 성심성에 있지 않습니까? 몰래 잡아와도 되겠습니까?”“안 돼, 연칠은 신분이 특수해. 일단 뜻밖의 일이 생기면 취신전을 미치게 할 거야.”“그럼 다른 취신전 핵심 제자를 찾아야 해. 만약 취신전이 이 계단의 공법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핵심 제자를 수련하게 할 거야. 우리가 먼저 찾아보면 알 수 있지.”“이건 가능해!”“그럼 투표로 결정하자, 동의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라.”모두 손을 들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성심성.밤이 되자 각각의 등불이 휘황찬란하여 여전히 성세가 번화하게 보인다.취신전 소속 대저택, 연칠의 눈빛이 매서워 보였다.“안에 계세요?”연칠 앞에 십여 명이 한 줄로 서서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빌어먹을!”연칠은 냉정하게 말했다.“한 사람이 없어졌는데, 언제 없어졌는지,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너희들은 정말 모르니?”“소전주님 용서해주세요!”사람들은 몸을 벌벌 떨며 무릎을 털썩 꿇었다.연칠은 온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심성이 괴팍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연칠이 어떻게 수습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연칠이는 탁자에서 손가락을 탁탁 치고 있었다.이 소리는 크지 않고 조급해 보이지도 않았지만 무릎을 꿇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공포의 소리처럼 느껴졌나보다.그들이 거의 붕괴되어 하마터면 자결할 뻔했다. 깨끗하게 죽었을 때, 연칠은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사람들과 사이가 좋았어서 먼저 너를 용서하고 기다렸는데, 안월 등은 이상이 있는가?”“이상 없어요!”한 사람이 말하기 시작했다.“오늘 오전에는 덩치가 큰 사내가 천남 의관에 갔는데, 부영호가 그에게 무석을 빌려줬다. 부영호가 갚아야 한다고 했는데 의관에 들어간 지 거의 2시간이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