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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작가: 제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3-27 14:51:33
중연시 도심의 5성급 호텔 스위트룸 안.

유혜린은 전화를 내려놓은 뒤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남자의 팔이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가 물었다.

“그 같잖은 놈이 돌아온 거야?”

점잖지 못한 손길에 유혜린은 자꾸만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녀가 몽롱한 눈빛으로 옷을 벗으려고 할 때 두 손이 멀어졌다.

매혹적인 외모를 가진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6년간 숨어 있더니 죽으려고 돌아왔나 보네. 잘 됐어. 세 식구, 아니 네 식구가 전부 모이게 해야지.”

유혜린은 옷을 입으며 물었다.

“민식 오빠, 난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오빠랑 지현 이모는 왜 서씨 집안사람들을 그렇게 미워해요?”

남자는 유혜린의 턱을 쥐고 입을 맞췄다.

“예쁜아, 묻지 말아야 할 건 묻지 마. 아는 게 많다고 해서 마냥 좋은 건 아니니까.”

남자의 이름은 주민식이었다. 그는 주지현의 친아들로 서현우와 동갑이었다.

주지현이 꾸민 일 때문에 서현우와 중연시 4대 가문 중 하나인 진씨 집안의 진아람은 황당하게도 함께 하룻밤을 보냈고 그로 인해 진씨 집안은 크게 노여워했다.

당시 서현우가 잡혔다면 그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현우는 남강의 변방으로 도망쳤다.

서현우가 도망치자 서씨 집안의 상속권은 서나영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서나영은 여자였고 성격도 서씨 집안의 가업을 이을 성격이 아니었다.

당시 서태훈도 무척 화가 났고 엄청난 대가를 치러 겨우 진씨 집안의 화를 달랠 수 있었다. 그는 서현우에게 완전히 실망했고 주민식을 후계자로 점찍어 그를 서씨 집안의 가업에 참여하게 했다.

주지현과 주민식은 그때부터 서씨 집안의 가업을 하나둘 삼키기 시작했다.

서태훈이 눈치챘을 때 서씨 집안 조상님이 물려준 저택마저 더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서씨 집안의 가주가 쫓겨났다.

두 사람은 깔끔한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스포츠카를 끌고 엔뉴 호텔로 향했다.

약 30분 뒤, 차는 엔뉴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유혜린은 주민식의 팔에 팔짱을 꼈고 두 사람은 함께 환히 밝혀진 로비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아무도 보이지 않아 미간이 구겨졌다.

“이 멍청한 놈들이 또 농땡이를 부리네요. 우리 아빠가 돌아오면 제대로 혼쭐내야겠어요.”

주민식은 눈을 접으며 웃었다.

“됐어. 뭘 걔들 때문에 화를 내고 그래? 가서 서현우나 보자. 6년 만이라 그런지 보고 싶네.”

“그래요.”

유혜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주민식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 5층 버튼을 눌렀다.

잠시 뒤, 5층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두 사람은 여유 넘치는 걸음으로 복도를 지나 502호 앞에 섰다.

유혜린이 손을 들어 노크하려 했다.

“성민아, 문 열어!”

방 안에서 서현우는 꼼짝하지 않았다.

TV 화면은 정지된 채였지만 서나영에 대한 고문은 끝나지 않았고 이제야 절반 정도 지났을 뿐이다.

서현우는 그 모습을 냉정하게 다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고 유혜린 등 사람들의 악랄함을 너무 얕봤다.

동생을 성적으로 학대하지는 않았으나 무시무시한 고문 때문에 서나영의 몸과 마음은 모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서현우는 도시 전체를, 나아가 이 세계를 망가뜨리고 싶었다.

그는 6년간 변방에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무시무시한 악마가 여동생을 죽도록 괴롭히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헛되게 느껴졌다.

서현우의 명령이 없었지만 홍성은 문을 열었다.

유혜린은 군복을 입은 예쁘장한 여자를 보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그 잠깐 사이, 주민식과 유혜린 두 사람은 방 안으로 끌려 들어왔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굳게 닫혔다.

유혜린은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주민식에게 기대어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바닥에 무릎을 꿇은 성민을 본 순간 유혜린은 깜짝 놀라 말했다.

“성민, 너!”

성민은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꼼짝할 수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그는 유혜린도, 서현우도 감히 바라보지 못했다.

주민식의 시선이 군복을 입은 서현우에게 옮겨졌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현우 형, 오랜만이다. 6년 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집안 곳곳 찾아봐도 머리털 하나 보이지 않던데.”

서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주민식도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주지현이 서씨 집안으로 시집온 뒤 주민식은 서현우를 많이 괴롭혔다. 다행히도 지금의 서현우는 더는 어릴 때처럼 병약한 아이가 아니었다. 매번 주민식이 서현우를 괴롭힐 때마다 서현우는 주민식을 호되게 팼었고 주민식은 울면서 주지현을 찾아가 일러바쳤다. 그리고 서태훈은 잘못을 뉘우치라는 의미에서 서현우에게 무릎 꿇고 있으라고 했다.

하지만 매번 서태훈이 호통을 치면서 서현우에게 잘못을 인정하냐고 물을 때마다 서현우는 굴복하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랑 저 여자 무슨 사이야?”

서현우가 물었고 주민식이 대답했다.

“내 여자친구이자 유상혁의 딸이지.”

“성민, 네가 날 속여?”

유혜린은 그제야 깨달았다.

서현우를 잡았다니, 서현우가 성민을 잡아 그녀를 속인 것이었다.

다음 순간, 유혜린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그렇다면 서현우는 그녀가 사람을 시켜 서나영에게 했던 짓을 전부 알고 있을 것이다.

“유혜린.”

서현우는 유혜린의 이름을 읊으면서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삽시에 무시무시한 살기가 휘몰아쳤다.

유혜린과 주민식은 눈앞의 서현우가 사냥감을 고르는 야수처럼 느껴졌다. 엄청난 위압감과 함께 두 사람은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숨도 쉴 수 없었다.

서현우의 눈빛이 그들을 향하는 순간, 그들은 마치 산처럼 쌓인 시체들과 강이 되어 흐르는 피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유혜린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저도 모르게 주민식을 잡았지만 주민식도 같은 처지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바닥에 주저앉아버렸고 당장이라도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서현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홍성.”

“네!”

홍성이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었다.

“내 동생이 당한 만큼 돌려줘. 죽지 않게 적당히 해.”

“네!”

서현우는 성민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가 옆에서 알려줘. 내 동생한테 한 짓들 유혜린에게 똑같이 해.”

성민은 덜덜 떨었다.

“전...”

“싫으면 네 살점을 한 조각씩 잘라주겠어. 걱정하지 마. 천 번 잘라도 죽지는 않을 테니까.”

성민의 바지춤이 또 한 번 젖었다. 그는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 있었지만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라는 대로 할게요! 전부 따를게요!”

“서현우!”

유혜린은 고함을 질렀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원망이 가득했다.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려고 해? 내가 누군지 알아? 난 유상혁의 딸이야! 나한테 그딴 짓을 한다면 우리 아빠가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 그리고 네 가족도 전부 죽여버린 뒤에 시체는 들개한테 던져줄 거야!”

유혜린을 바라보는 서현우의 눈빛은 평온했다. 그는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날 죽이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은 널리고 널렸어. 그리고 넌 줄 설 자격도 없고.”

홍성은 손을 뻗어 유혜린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뒤 그녀를 벽 쪽에 있는 십자가로 끌고 갔다.

“아!”

유혜린은 아픈 듯 소리를 질렀다.

“서현우! 네가 감히 그럴 수 있겠어? 민식 오빠, 날 구해줘요! 구해달라고요! 아!”

홍성이 유혜린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자 유혜린은 고통 때문에 몸을 말면서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홍성은 손쉽게 유혜린의 팔을 십자가에 고정했다.

홍성이 갑자기 머리를 홱 돌렸다.

“성민, 네가 지휘해.”

성민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벌벌 떨면서 말했다.

“먼저... 먼저... 배를 졸랐습니다...”

홍성은 피가 묻은 밧줄을 유혜린의 배에 두른 뒤 밧줄 양쪽을 잡고 힘껏 당겼다.

사실 두 남성의 힘을 합쳐도 홍성보다 힘이 약했다.

유혜린의 배는 눈에 보일 정도로 심각하게 졸렸고 마지막엔 손목 두 개를 합친 것만 한 굵기가 되었다.

“아악!”

처절한 비명이 유혜린의 입에서 터져 나왔고 비린내 나는 더러운 것들이 함께 토해졌다.

유혜린이 겪고 있는 고통은 서나영이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주민식은 겁을 먹은 채로 뒷걸음질 치더니 의자 하나를 들고 서현우에게 덤벼들었다.

서현우는 주민식을 걷어찼고 주민식은 벽에 쿵 부딪혔다.

그는 괴로운 듯 신음하면서 잔뜩 구겨진 얼굴로 큰소리를 쳤다.

“서현우, 넌 끝장이야! 끝장났다고! 감히 유혜린에게 손을 대? 유상혁 삼촌이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넌 죽었어! 서태훈도 죽을 거고 너희 모두 죽을 거야! 이제 이 세상에 널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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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8화

    8월의 무더운 여름날, 아침 열 시라고 해도 햇볕은 쨍쨍하게 자신의 위력을 발하고 있었다.중연시 땅이 건조함과 더위에 휩싸였다.그냥 걷기만 해도 온몸이 땀투성이가 될 정도였다.하지만 지금 유상혁은 마치 엄동설한처럼 온몸이 서늘해져 벌벌 떨고 있었다.총구로 겨눠도 이토록 평온한 태도를 보이는 서현우가 진짜 남강의 총사령관일까?유상혁은 황당하다고 생각했다.“유상혁! 정신차리고 얼른 총 내려!”천우성이 다시 한번 고함을 질렀다.비록 낭연을 피웠기에 서현우는 더 이상 남강 총사령관을 맡을 수 없었지만 만약 서현우가 중연시에서 죽는다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지 차마 상상할 수 없었다.분노에 찬 남강 호위들이 중연시를 전부 평정할지도 모른다.유상혁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는 온몸이 식은땀에 흠뻑 젖었다.삼중문의 살아남은 자들은 전부 겁에 질렸다.그들이... 남강의 총사령관에게 맞섰다는 말인가?단순히 죽음을 자초한다는 말로 형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죽여.”서현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십이장은 다시 도살하기 시작했다.애원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아무도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두려움에 질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소리쳤다.“총사령관님, 용서해주세요! 저희는 강요당한 겁니다!”“저희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용서해주세요... 유상혁이 저희를 협박했습니다!”“너희들!”유상혁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렸다.탕!총소리가 울려 퍼졌다.가장 먼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던 사람의 머리에 구멍이 생겼다.붉은색의 무언가가 흘러내렸고 시체가 쓰러졌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두려운 기색이 남아있었다.세상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오직 유상혁의 울부짖음만이 울려 퍼질 뿐이었다.“감히 용서를 비는 자가 있다면 다 죽여버리겠어! 내가 몇 년 동안 보살펴줬는데 이런 중요한 시기에 감히 날 배신해?”바로 다음 순간, 유상혁의 총구가 다시 서현우에게 향했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말했다.“남강의 총사령관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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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9화

    그는 계속해 큰소리쳤다.“남강 총사령관, 대단하네! 전쟁도 멈추지 않았는데 남강을 지키는 게 아니라 몰래 내륙 도시로 돌아와서 위세를 떨치다니! 그리고 당신들! 남강의 장군인 당신들은 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나 유상혁은 당신들 눈에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도 난 용국의 국민이기도 해. 난 당신들을 감시하고 고발할 권리가 있다고! 당신들은 모두 패가망신하고 군사 법정에 서서 형벌을 받을 거야!”서현우의 눈빛은 처음부터 끝까지 더없이 차분했다.그 차분함 속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잔혹함이 깃들어있었다.유상혁을 죽이는 건 간단했다.그러나 그를 쉽게 죽인다면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었다.“기회를 줄게.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을 말해. 말하지 않는다면 죽도록 맞을 거야.”차가운 얼음이나 날카로운 칼날 같은 말에 유상혁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의 눈동자에 다시금 두려움이 차올랐다.눈앞의 사람은 남강의 총사령관이었다. 시체를 밟고 선 채로 백만 대군을 이끄는 남강의 총사령관 말이다.유상혁이 입을 열지 않자 서현우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다들 내 명령에 따라. 준비!”척척척...총알이 장전되었다.유상혁은 하마터면 정신을 놓을 뻔했다.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넌 날 죽일 수 없어!”서현우의 눈빛은 죽음의 신처럼 냉담했다.“배후를 말해. 세 번 반복하지 않을 거야.”꿀꺽...유상혁은 침을 삼켰다.서현우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유상혁의 동공이 잘게 떨렸다. 그가 소리쳤다.“넌 날 죽일 수 없어! 난 안정산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어!”서현우의 손이 멈췄다.“누구?”“안정산! 현의문 안정산, 안 신의 말이야!”유상혁이 숨을 거칠게 내쉬며 말했다.“안 신의는 국주께서 친히 적용훈장을 하사했어. 날 죽인다면 안 신의가 진노할 거야!”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유상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서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안정산, 들었지? 당장 나와.”엔뉴 호텔 입구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머리가 하얗게 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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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챕터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6화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5화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4화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3화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2화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1화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0화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9화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8화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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