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손…… 손님…….”임정철의 눈은 서현우의 손에 들린 지룡수에 고정되어 있었다.“저희 약방에는 5급 약재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4급 약재뿐이죠. 계산하면 5천 개의 중무석밖에 없습니다…….”“그래서 다른 약방에 연락해 보라는 겁니다. 그럼 충분할 거예요.”“네, 바로 물어보겠습니다!”임정철은 돌아서서 매우 과장되게 달려갔다.청초한 직원과 길을 안내하던 소년은 모두 멍해졌다.옆에서 보고 배운 게 있어서 의약에 대한 인식도 어느 정도 있었기에 지룡수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건 정말 희귀한 보물이었다!의사에게는 한 방울 한 방울이 귀중한데, 서현우는 큰 병으로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을 판매하겠다고 하니, 길을 알려주던 소년은 몸이 절로 떨렸다.그는 자신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팁을 받게 될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곧 거리 전체가 난리가 났다.임정철의 뒤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향해 달려왔다.그 중, 약을 구매하는 고객들과 인근 주민들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하며 구경하러 왔다.서현우는 문을 바라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임정철은 눈치가 빨라 즉시 그의 행동에 반응하며 가게 문 앞에 서서 소리쳤다.“모두 나가세요. 오늘 우리 약방은 장사 안 합니다!”그렇게 말한 뒤, 그는 문을 닫고 진법을 가동해 가게를 보호했다.그리 고명한 진법은 아니었고, 단지 1급 방어진이었기에 외부인들이 손을 대려고 하면 바로 깨질 수 있었다.하지만 이곳은 야래진이었다. 대의종은 의학 분야의 최고 종파인 신약문을 대체하고 있었고 그 뒤에는 연심부가 있었다.당연히 여기서는 그 누구도 감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그러자 임정철은 이를 악물고 저장 반지에서 2급 진석을 꺼내 던졌다.이것은 방음 진법으로 누군가가 억지로 영적인 능력으로 도청하지 않는 한 가게 안에서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바깥에서는 들리지 않았다.그리고 누군가가 도청을 한다면 진법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낼 수 있었다.“선생님, 이분들은 거리에 있는 모든 가게의 주인들입니다
대의종은 야래진에서 30리 떨어진 높은 산에 위치해 있다.종주는 서른 살 남짓한 남자로, 헐렁한 초승달 두루마기를 입고 정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대의종 제자가 다가와 종주에게 예를 표했다.“종주님, 하룻밤 사이에 마을의 하급 약재 가격이 두 배로 올랐습니다.”종주는 담담하게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냐?”“야래진에서 주안단을 경매에 부쳐 하급 약재를 사들이고, 수십 개의 약방 주인이 하급 약재를 사들이는 바람에 하급 약재 가격이 폭등했다고 합니다.”“주안단?”종주는 의아했다.“어떤 사람이야?”종주는 놀라며 말했다.“젊은 부부로, 자신을 뇌창이라고 칭했습니다.”“알아봤어?”“네, 알아봤지만, 두 사람이 명송성에서 왔다는 걸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명송성에 있을 때 천하상회에서 200만 개의 무석 물자를 구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구체적으로 어떤 물자인지 천하상회에서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종주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200만 개가 넘어? 소무석으로?”“중무석입니다.”제자는 침을 삼켰다.“종주님, 저희가 알아볼…….”“아니.”종주는 고개를 저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200만 개가 넘는 무석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신분이든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연심부 쪽에서 움질일 것 같으니, 우리는 끼어들지 말자.”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말했다.“야래진을 엄격히 감시하고 큰 문제가 없는 한 그들을 내보내.”“예.”그 제자는 절을 올리고 경의를 표한 뒤 떠났다.산들바람이 초승달 두루마기를 휘날리자, 대의종 종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전승표를 꺼내 두 손으로 봉인했다.전송된 메모는 한순간에 재료 변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야래진.오후 2시쯤, 40명이 넘는 약방 주인들이 임정철의 가게만 주시하고 있었다.서현우와 진아람이 약방에 들어서자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극도로 열망하는 눈으로 두 사람을 빤히 쳐다봤다.문이 닫히고 진법이 작동했다.“선생님,
6급 흉수인 청풍조는 그들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도망가!”이들은 자신이 들킬 위험은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 도망쳤다.그러던 그 순간, 잔물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악의를 품고 서둘러 도망치던 무자들은 파문에 휩쓸려 한순간에 두 동강이 났다.쿵 하는 소리가 끝없이 들려왔고, 무자들은 땅바닥에 쓰러져 피를 마구 뿜어냈다.1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서현우와 진아람의 시선은 갑자기 나타난 백발의 노인에게 집중됐다.넓은 청록색 두루마기를 입고 바람을 통제했다.머리카락, 수염, 눈썹까지 모두 하얬지만, 혈색은 장밋빛으로 아주 좋았다.진아람은 강한 위기감을 느꼈고, 이빨이 점차 날카로워졌다. 점점 몸이 변하고 있었다.서현우는 즉시 진아람의 손을 잡아끌었다.진아람은 서현우를 바라보다 그의 미소를 보고 한숨을 내쉬며 날카로워진 치아는 다시 원래대로 바뀌었고, 팽팽해졌던 몸도 점차 돌아왔다.“선생님도 물건을 훔치러 오신 겁니까?”서현우가 물었다.백발노인은 차분하고 침착하여 군자의 품행을 지녔고, 곳곳에 있는 시체와 피에 개의치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당신의 보물을 탐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제거해 줬는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오지랖이 넓으시군요.”서현우는 입을 삐죽거리며 낮은 공중에 멈춰 서서 날개를 펄럭이고 거대한 눈동자 속에 경계심을 가진 그 노인의 청풍조를 죽도록 노려봤다.“이 청풍조는 6급 흉수입니다. 이 악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죽이기에 충분하죠.”“난폭한 아이군요.”노인은 다소 불만을 품었다.“당신의 전씨 집안 장로들도 절 만나면 공손하게 대합니다.”“전씨 집안? 설마 날 전씨 집안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서현우는 혼자 중얼거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그럼 당신은 누구십니까?”노인은 서현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소인은 나에게 물어볼 자격이 없지, 빨리 가져오세요.”“뭘요?”서현우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저장 반지, 당장 내놓으세요.”노인의 눈빛에 깊은 어두움이
노인은 여전히 겁에 질린 채로 소리쳤다.“여기까지 와서 어떻게 진정할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성인의 명언은커녕 성인도 없기에 성국이라 부르기에는 헛된 일이었다.“제 말의 뜻은 여기서 생을 마감하라는 말입니다.”서현우는 친히 설명했다.“풉!”진아람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대치되는 상황에서 서현우의 설명으로 진지했던 분위기가 깨져버렸다.노인은 이에 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그의 눈에는 맹렬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전씨 집안에 괴물이 있었네요. 당신과 내가 같은 경지에 있다고 여기면서 내 앞에서 큰소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내가 당신을 말살해버리면, 전씨 집안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겠어요?”그러자 노인은 장총을 든 채 서현우에게 진격했다.진아경 강자는 이미 성국 무술의 정점에 있다.이 노인은 비록 생이 짧더라도, 실력에 있어서는 정말 강했다.손에 든 장총과 위기의 순간에 발동하는 나온 자색 방패는 모두 보물이었다.이는 공격과 수비로 서로 최고의 합을 뽐냈다.그는 괴물처럼 높은 곳에서 내려온 서현우를 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열등감을 느꼈습니다. 저를 풀어주시면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난 나이가 많다고 갑질하는 사람들을 경멸해요.”서현우가 손을 흔들자 노인의 목에 작은 구멍이 뚫렸다.노인의 목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너…….”놀라서 눈을 크게 뜬 노인은 손에 끼고 있던 저장 반지를 떼어 서현우에게 건넸다.이를 받아 살펴보던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노인의 저장 반지는 최상급이었다. 내부는 20 m2로 종류별로 많은 보물이 쌓여 있었으며 그 가치도 어마무시했다.심지어 수백 년 동안 사라진 줄 알았던 희귀한 약재들도 많이 들어 있었다.“이제 날 풀어줄 수 있습니까?”노인은 벌벌 떨며 말했다.“이제 말하세요, 도대체 당신은 누구입니까?”서현우가 물었다.“난…….”노인은 피를 삼키며 숨을 깊이 들이쉬고 말했다.“난 13개 집안 중 하나인
청풍조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강자가 다가와 구덩이를 파서 노인의 시체를 찾았지만,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훼손이 되어 있었다.그러나 강한 혈악의 힘을 느끼자 곧바로 표정을 바꾸며 급히 소식을 전했다.수라의 등장이 의심됐다!한편, 명송성의 천하상회.4층 개인실에 있던 주인은 갑자기 불안해졌다.종족에서는 목명훈의 명패가 존재하지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이로 인해 목명훈이 죽고 명패가 깨져도 목씨 가문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상회 주인도 당연히 모를 터였다.그에게 이런 불안은 단지 정서적인 이유일 뿐이었다.“어르신께서 직접 나섰으니 별일 없을 거야…….”상회 주인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별안간 개인실 밖이 소란스러워졌다.“대표님! 대표님!”상회 주인은 서둘러 대답했다.“무슨 일이야?”“대표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진아경의 두 어른께서 찾으십니다.”상회 주인은 숨을 들이마시고 연심부 사람이 온 것임을 자연히 알아차리고는 말했다.“응, 곧 나갈게.”마음을 가다듬고 불안감을 미뤄둔 상회 주인은 다시 미륵불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빠른 걸음으로 나와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2층에 도착한 그는 연심부에서 온 두 명의 강자를 만났다.얼굴이 낯선 걸 보니 상회 주인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서 턱을 치켜 세우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상회 주인은 재빨리 예의를 차려 입을 열었다.“두 분께서 찾으신다는 소식에 왔습니다. 신분표를 보여주겠습니까?”“아, 우리 연심부에서 감히 강자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이 말을 한 사람은 대나무 장대처럼 마른 체형의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불쾌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손을 휘둘렀고, 신분표가 상회 주인의 손 위로 떨어졌다.상회 주인은 그들이 연심부의 강자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양손에 공손히 받쳐 들고 말했다.“실례했습니다.”“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무석이랑 비약은 어디 있어?”“확인해 보시겠습니까?”상회 주인은 즉시 중무
서현우는 진아경의 강자들이 매우 예민하다는 것을 알고 진아람에게 청풍조를 타고 구름 위로 날아오르게 했다.이 거리에는 서현우의 영적 감각조차도 진아람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었고, 다른 영역의 진아경도 감지할 수 없었다.그러던 중 서현우는 저장 반지를 꺼낸 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불더미 옆에 묻어 놓고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숨었다.서현우의 발밑에서 붉은빛이 굽이쳐 지나갔지만 서현우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잠시 후, 세 개의 그림자가 질주해 왔다.장엄한 기운이 거침없이 퍼졌다.연심부의 두 진아경 강자와 명송성 천하상회의 주인이었다.서현우는 침착하게 바라보았고, 오래된 우물에는 작은 물결도 일렁이지 않았다.“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여기 있다고 했잖아.”대나무 장대 같은 남자가 영적인 힘으로 주위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어두운 표정으로 상회 주인을 바라봤다.상회 주인은 침을 삼키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사부님, 소인이 감지한 바에 따르면 분명 여기에 있을 겁니다…….”“혹시 나를 찾는 건가?”갑자기 나타난 서현우는 핏빛을 내뿜고 있었다.칼이 번쩍이고 그 순간은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누구냐!”진아경 강자 두 명은 재빨리 반응했고, 놀라움과 동시에 즉시 무기를 꺼내 막았다.챙!검의 빛이 두 개의 신병기를 강타하고,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억!”두 사람은 차례로 피를 뿜으며 강한 혈악의 힘으로 둘러싸인 서현우를 두려운 눈으로 쳐다봤다.상회 주인은 힘이 강력하지 않았지만, 매우 똑똑했다.서현우의 공격이 자신에게 오기 전에 재빨리 두 사람 뒤에 숨어서 다치지 않았다.“수라다!”공포로 뒤덮인 세 사람은 즉시 도망치려고 몸을 돌렸지만, 눈앞의 풍경이 갑자기 달라져 있었다.“깨져라!”대나무 장대 같은 사람과 동행한 다른 진아경 강자는 분명 영적 수련자였다.환영이 펼쳐지는 순간, 입에서 포효와 같은 굉음이 튀어나왔다.환영이 깨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이 순간에도 그들은 도망갈 수 없었다.서
때마침 서현우의 눈동자가 불타오르듯 이글이글했다.대나무 장대 중년은 순간 정신이 얼떨떨해지면서 실성한 듯한 살기가 느껴졌다.대나무 장내 중년은 어딘 아픈 것처럼 얼굴이 빨개져 있었고 목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다 보였다.서현우는 용감하게 긴 방망이를 들고 이리저리 휘둘렀다.쾅!피익!영적 수련자의 진아경 강자들은 방망이로 몸을 한 대 맞았다.대나무 장대 청년은 동료들이 자신을 때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방어하지 못해 온몸의 뼈가 부서지고 내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아팠다.진아경 강자들은 피를 내뱉으며 땅에 떨어질 때 마치 물렁물렁하니 썩은 고기 같았다.진아경 강자들은 피가 섞인 가래를 뱉으며 핏기가 가득한 눈으로 대나무 장대 중년을 원한이 쌓인 듯한 눈빛으로 주시하고 있었다.생명의 숨결은 끊어지고 말았다.영적 수련자는 몸의 힘 조절이 잘 안되는 것처럼 보였다.동료를 죽인 대나무 장대 중년도 서현우가 끔찍한 살의를 저지를 때 비로소 깨달았다.꽈당!대나무 장대 중년은 손에 든 방망이를 던지고 서현우를 향해 무릎을 꿇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살려달라고 빌었다.“아수라 왕,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전 죽고 싶지 않아요! 오늘부터 아수라 왕의 부하가 되겠습니다! 저는…… 저는 충성을 다할 것이니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정혈 맹세를 외칠 수 있거든요!”서현우는 마음이 흔들렸는지 눈에 이글이글거렸던 붉은 기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대나무 장대 중년은 엄청 들뜬 채 손끝과 눈썹에 힘을 주고서 입을 크게 벌려 맹세했다.“저는…….”대나무 장대 청년은 글자 하나를 딱 말하더니 갑자기 말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었다.고개를 숙여 자기 심장을 꿰뚫은 혈도를 발견하고서 슬픈 기색을 하고 있었다.“왜…… 대체 왜…….”“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무 잘못이 없지만, 너는 연심부에 빌붙고,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나에게 의지하고 있잖니? 앞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근데 정혈 맹세란 말이야, 어느 정도의 구속력은 있지만 이 세상에 아무런
서현우는 성심성에 와서 자신에게 내려진 필상령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3일 전 서현우가 연심부의 진아경 강자 두 명을 죽였다는 소식은 이미 성국 곳곳에 퍼져버렸다.나나와 능이특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그리고 행방불명이었던 염정인도 살아 있다면 전해 들을 것이다.서현우가 그들을 찾아가는 것은 바다에 빠진 바늘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오히려 그들이 서현우을 찾는 것이 조금 더 쉬울지도 모른다.그렇다고 해서 서현우도 너무 제멋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연심부의 실력은 너무 좋기 때문에 서현우는 혼자 행동하면 위험하다. 진아람을 데리고 있으면 절대 예상 밖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성심성에 가는 것은 몰래 이런저런 소식들을 수소문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진아람을 훈련하는 목적도 있었다.진아람에게는 전투력이 필요했다.마침 성심성에는 가장 큰 격투장이 있었다.용국에 있는 축구장처럼 큰 격투장 주변에는 높은 대를 쌓아 수만 개의 좌석과 귀빈실이 마련되어 있었다.누구나 격투 전에 참가할 수 있고, 동시에 각자 실력대로 싸우면서 서로의 생사는 신경 쓰지 않는다.각자의 실력이 다르기에 매 격투 전에서 이길 때마다 상으로 대량의 중무석을 얻을 수 있다.만약 연승하게 되면 보상이 더 많이 주어진다.만약 정말 실력이 좋아서 연심부가 마음에 든다고 연심부로 끌어들여 그들을 위해 격투 실력을 발휘해야 할 수도 있다.격투장을 둘러싼 관람객들은 표를 사서 입장하면 구경할 수도 있고 돈을 걸 수도 있다.어떤 사람은 부귀를 누리고 싶거나 자신들의 앞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했다.여기서 아주 많은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 반면에 재산을 다 잃는 사람도 있었다.크기는 용국의 지하 권투장과 비슷하고 겉만 화려할 뿐만 아니라 규모도 꽤 크다.이 격투장도 연심부의 산업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함부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싸우면 안 무서울까?”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격투장에 앉아 서현우는 시선을 돌려 옆에 있던 진아람에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