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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이도현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피비린내를 풍기며 마치 사신과도 같은 모습으로 중주왕의 은거지에서 나왔다.

통로를 따라 걸어 나오면서 그가 죽인 사람들의 시체를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그는 문득 피투성이의 옷을 갈아입을 장소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렇게 피로 얼룩진 옷차림으로 밖에 나가면 아이들이 놀라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때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곧이어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워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왜 숨어있나! 나와라!”

그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짝짝짝짝!

“대단해! 네가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어, 정말 상상도 못 했네.”

그 말과 함께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이 이도현의 앞에 나타났고 그의 뒤에는 네 명의 로자가 있었다.

“우리 관계를 보면 내가 널 뭐라고 불러야 할까? 내 친고모가 네 스승의 여인이었으니 비록 정식 부부는 아니었지만 한때 함께 지냈지. 내 고모는 네 그 스승 때문에 자살했고 말이야. 넌 내 고모의 애인의 제자고 난 내 고모의 친 조카야. 그러니 내가 널 뭐라고 부르지? 참 애매하네!”

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이도현을 놀리듯이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자기소개를 잊었네. 나는 선진 가문의 현임 수장, 진휘명이다! 진사랑은 내 고모이고 네가 전에 봤던 여자는 진교교야, 내 사촌누나지! 이제 충분히 설명이 됐겠지?”

진휘명은 전혀 이도현의 차가운 눈길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정신을 집중해 이들의 실력을 감지했다.

이전 중주왕의 저택에서 그는 선학신침과 음양탑의 힘을 빌려 한 번에 항구명을 죽였지만 그 자신도 내력을 거의 다 소진한 상태였다.

그가 전성기였다면 이들이 주변 백 미터 밖에 있어도 감지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야 이들의 실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제국급을 넘어선 네 명의 강자! 기세는 항구명보다는 약간 약했지만 이전 봉래도에서 봤던 그 고무계의 강자들보다는 더 강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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