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놈의 자식...”이도현의 몸에서 갑자기 흉폭한 기운이 폭발하더니 긴 얼굴의 로자는 이도현의 등 뒤에서 붉은 색의 교룡이 그의 척추를 타고 기어 나오는 것을 어렴풋이 보았다.로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더욱 충격을 받으며 눈을 부릅뜨고 자신이 잘못 본 줄로 생각했다.하지만 그 순간, 이도현의 다른 주먹이 로자의 명치를 때렸다.적이 병약할 때 목숨을 앗아간다. 이는 이도현의 방식이다. 적을 대할 때 그는 절대 가차 없이 행동하며 강호의 도의를 따지는 일도 없다.쾅!이 주먹은 이도현의 온몸의 힘을 모았으며 그 순간 갑자기 폭발한 흉폭한 기운이 실려 있었다. 주먹이 날아든 자리에서 긴 얼굴의 로자의 가슴이 직접 이도현에게 관통 당했다.긴 얼굴의 로자는 눈을 부릅뜨고 분한 마음을 품은 채 땅에 쓰러졌고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이 광경은 진휘명 등 나머지 세 명을 놀라게 했고 그들은 턱이 빠질 듯 한 충격에 빠졌다.그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며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진휘명은 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냐? 어떻게 저렇게 강력할 수 있단 말인가, 저 녀석 나이가 얼마라고, 저 녀석은 틀림없이 어떤 비방을 사용한 것이다! 방금 전에 저 녀석의 몸에서 흉폭한 기운이 폭발한 것을 느끼지 않았느냐!”“설마! 설마 그게 곤륜옥의 힘이란 말인가... 설마 그가 이미 곤륜옥의 힘을 얻은 것인가?”진휘명의 무의식적인 말은 그의 곁에 있는 세 명의 로자의 귀에 들어가면서 그 충격에 빠진 세 로자의 눈빛이 크게 번쩍였다.세 로자는 마치 몇십 년 동안 감금되었던 장년의 남자가 갑자기 미녀를 본 것처럼 그 눈빛이 얼마나 무서운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그들의 노쇠한 눈빛 속에는 욕망의 빛이 반짝였고 눈빛에는 탐욕과 소유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를 죽이지 마라! 그를 살려두어라, 그 물건은 우리 진씨 가문의 것이 될 것이다!우리 모두 함께 나서서 그를 잡자! 함께 그 힘을 얻자!”“좋다
이 음산한 기운은 마치 그의 뇌를 조종하려는 듯 그의 생각을 지배하려고 했고 그의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연진이의 벌거벗은 몸과 조혜영의 아름다운 몸이 떠올랐다. 특히 그날 밤에 일어났던 일들이 그의 뇌리 속에서 반복적으로 재생되며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이어서 이 기운은 강력한 힘을 품고 있는 듯 그의 온몸의 경맥에 퍼져 나갔고 그는 마치 날아오를 것 같은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이 힘이 몸속으로 스며들자 이도현의 남아 있던 약간의 이성마저 통제된 듯 그의 눈은 붉게 물들었고 눈빛은 살기와 사악함으로 가득 찼다.피로 물든 그의 눈이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는 본능적으로 입술을 핥았고 마치 독사가 먹잇감을 본 듯한 음침하고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너희들... 모두 죽어야 해, 모두 죽어야 해...”이도현은 낮고 거친 목소리로 외쳤고 그 소리는 마치 맹수의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들렸으며 그 속에는 마치 용의 울음과 같은 울림이 담겨 있었다.그가 외칠 때 그의 뒤에서 희미하게 보이던 붉은 색의 교룡의 허상이 다시 한 번 스쳐 지나갔고 붉은 교룡이 그의 척추에서 튀어나와 그의 몸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이 기이한 장면을 보고 있던 진씨 가문의 세 로자는 순간 당황했다.“이 자식이 왜 갑자기 이렇게 난폭해졌지? 도대체 무슨 무공을 수련한 거야? 왜 이리 맹수 같지?”“잔인하고 사납고 피에 굶주린 것 같아! 대체 이게 무슨 무공이냐!”세 로자의 눈에 비친 이 순간의 이도현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마치 난폭하고 사나운 맹수처럼 보였고 피에 굶주린 느낌을 주었다.세 명이 멍하니 있는 순간 이도현의 모습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고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이미 그들 셋의 눈앞에 있었다.이도현은 셋 중 한 명의 로자에게 검을 휘둘렀고 음양검이 그의 머리를 향해 거세게 내려쳤다.이 노인은 성급 초중기 단계의 고수였는데 이도현의 검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기를 모아 손을 들어 막으려 했다.그러나 그는 지금의 이도현의 힘을 과소평가했고 지금의
그제야 그들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강력했던 두 명의 오래된 형제가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지만 그 두 사람이 함께 덤벼들어도 이도현의 세 번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참살 당했다. 이것은 이미 상상을 초월한 일이었고 그야말로 기이한 일이었다. “흥! 함께 덤비자. 그가 무슨 무공을 쓰든 죽으면 그만이지. 죽여라!” 한 로자가 주먹을 꽉 쥐고 소리를 지르며 돌진했다. 또 다른 로자는 이를 악물고 뒤따라 돌진했다! 첫 번째로 달려든 사람은 주먹을 세게 휘둘러 이도현의 심장을 겨냥해 때렸다. “쾅!”굉음과 함께 그 주먹이 이도현의 가슴에 강하게 부딪혔다! 하지만 로자의 전력 일격은 이도현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고 이도현은 맹렬한 일격을 맨몸으로 받아내며 버텼다. 이도현은 고개를 숙여 핏빛이 된 눈으로 그를 바라봤고 눈빛 속의 흉포함과 살기는 마치 곧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으아아...” 이도현은 갑자기 그를 향해 짐승 같은 포효를 내지르더니 이어 로자의 목을 잡았다. “죽어버려라...!” 로자는 혼비백산하여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이도현의 손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 자식아! 이 자식아! 손 떼! 놔...!” 로자는 공포와 분노로 고함쳤고 한 손으로는 이도현의 손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주먹을 꽉 쥐어 이도현의 몸에 마구 휘둘렀다. 퍽! 퍽! 퍽! 주먹이 살에 박히는 소리가 들리기만 해도 사람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하지만 평소에 빠르기로 유명한 이도현은 이 순간 미동조차 하지 않았고 주먹이 자신의 몸에 내리치는 것을 전혀 느끼지 않는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지만 그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고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한 명의 성급 강자가 연속으로 공격했지만 만약 다른 무사가 이러한 주먹질을 받았다면 아마 벌써 산산조각이 나서 피투성이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도현은 단지 입에서 피가 흐를 뿐 몸에는 전혀 상처
태허산.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절벽 위의 동굴 저택에 강력한 실력을 갖춘 인간이 살고 있다! 그는 세상 밖을 헤매며 자유롭고 한가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그런데 이렇게 신선 같은 인물이 지금 한 소년에게 지극히 시달리고 있다.“에라잇, 썩을 놈아! 썩 꺼지거라, 다신 내 눈에 띄지 마! 8년이다! 8년! 네 놈은 내가 이 8년을 어떻게 버텨온 줄 알기나 해?”“스승님......”“이 스승이 이렇게 부탁할게. 넌 이미 강력한 실력을 갖췄어. 그러니 제발 산에서 내려가거라. 난 좀 더 오래 살고 싶단 말이다!”노인은 울상을 지으며 소년을 향해 허리도 굽혀보고 듣기 좋은 말도 건네보았다.“스승님, 전 심장이 쫄려서 도무지 내려갈 수 없어요. 산 아래는 위험해요. 마취도 없이 척추를 빼간다고요. 어우, 소름.”“쫄리긴 개뿔! 남들이 널 무서워하면 모를까.”“그리고, 척추 얘기는 들먹이지 마! 나도 두렵단 말이다.”노인은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스승님......”“썩 꺼지거라!”“…”“너 갈 거야, 안 갈 거야! 안 가면 나 확 죽어버린다!”노인은 허겁지겁 발밑에 있는 돌의자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순간 노인의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하지 마세요! 스승님! 갈게요!”이도현은 노인의 미친 행동에 깜짝 놀랐다.“꺼져, 당장 꺼져!”노인은 손을 흔들며 이도현을 내쫓았다! 동시에 보따리 하나를 밖으로 내던지고 동굴 저택의 문을 굳게 닫았다.드디어 세상이 조용해졌다.8년이다! 8년 동안 노인은 이도현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 노인이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도깨비 같은 이도현을 북부에서 데려온 것이다.이도현의 천부적인 재능은 정말 사람을 놀라게 한다.무도, 의학, 별자리 점 등 노인이 평생 배워 온 것을 이도현은 8년 만에 모두 완벽하게 습득했다.심지어 어떤 부분은 스승을 능가할 정도이니, 노인은 얼굴이 뜨거웠다이도현을 쫓아내지 않으면, 노인은 언젠가 이 꼴 보기 싫은 자식 때문에 미쳐 죽고 말 것이다.“휴!
다행히도 수많은 남자 중에서 이도현은 유일하게 그녀에게 골수를 기부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이로 인해 강설미는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살려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강설미는 이도현과 결혼했고, 이도현은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다.이도현은 팔자가 활짝 피어 편한 인생을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가 클수록, 현실은 그를 더 실망하게 했다.강설미와 결혼한 뒤, 강설미는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도현과의 첫날밤을 보내지 않았다.그리고 강씨 가문에서 이도현의 지위는 강회장이 기르는 개보다도 못했다.적어도 그 개는 식탁에서 메이드가 먹여주는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이도현은 식탁 앞에 앉을 자격조차 없었다.이도현은 꿈에도 몰랐다. 강씨 가문에서 강설미의 건강이 회복되는 내내 이도현의 골수만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그러던 그날, 강씨 가문에서는 단련을 이유로 강설미에게 이도현을 북부로 데려가 비즈니스 미팅에 함께 참석하게 했다.단둘이 지내는 그날 밤, 강설미가 정성껏 준비한 근사한 저녁 식사 분위기에 그는 흠뻑 취해버렸다.이도현은 그곳에서 드디어 그녀와의 첫날밤을 보낼 줄 알았다.하지만 술 한 잔 마신 이도현은 갑자기 눈앞이 희미해지더니 곧장 잠이 들었고, 다시 눈을 떠보니 차가운 황야에 버려져 있었다.강씨 가문에서는 그의 골수를 모조리 추출하고 척추도 대부분 도려낸 뒤, 그곳에 유기해 죽길 기다렸다.이도현이 거의 목숨을 잃어갈 때쯤, 고아한 풍채를 가진 노인이 저승문 앞에서 그를 구원했다.노인은 이도현에게 구렁이의 척추 일부를 이식해 주었으며, 덕분에 이도현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그 후 이도현은 노인을 스승으로 모셨고, 8년 뒤의 이도현은 이렇게 다시 태어났다.8년 동안, 이도현은 절세의 무학을 배우면서 완전히 환골탈태했고 의술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지난 8년간, 그는 한순간도 강씨 가문의 배은망덕한 행동과 악독한 그녀를 잊은 적 없었다.8년을 그는 오직 복수를 위해 실력을 갈고닦았
산에서 내려온 이도현은 복수를 서두르지 않았고, 먼저 완성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염국 완성, 그곳은 그의 집이 있는 곳이다. 노인의 말에 의하면 그가 살해되고 3개월이 지난 후,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여기까지 생각한 이도풍의 두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찼다.그 살기는 하늘도 찌를 것 같았다. 그는 묻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랬냐고!“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을 거야. 당신들에게 절망이 무엇인지 내가 똑똑히 가르쳐줄게.”이도현이 두 주먹을 불끈 쥐자, 몸에서는 무서운 힘이 솟아오르더니 옷이 나부끼기 시작했다.그러던 그때, 미묘한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이도현은 힘을 거두고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그는 옆좌석의 산뜻한 옷차림의 성숙한 여자를 발견했다.목덜미가 길고 눈처럼 흰 피부를 가진 여자는 정장 차림에 포니테일을 묶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몸매가 아주 좋았으며 왠지 커리어 우먼의 기운을 풍겼다.창백한 얼굴의 여자는 한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셔츠의 단추가 열려 풍만한 가슴 라인이 훤히 보였다.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도현에게 도움을 청했다.“저...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지금 필요해요......”“뭐라고요? 여기서요?”이도현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8년간 산속에 있었더니, 그새 세상이 이렇게 자유롭게 변한 거야? 이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데 필요하다고?’이도현의 의아한 눈빛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요? 여기서요? 확실해요?”이도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 번이나 되물었다.‘확실하게 물어봐야지. 난 바른 청년이니까.’“빨리요. 더는 못 참아요.”“그러니까... 저기요...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전 바른 청년이라고요! 그러면, 화장실이라도 갈까요? 화장실이면 조금 편하지 않을까요?”이때 여자는 또 발밑의 작은 가방을 가리켰다.“콘돔요?”이도현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안전 조치.이때, 비즈니스석 커튼 뒤에서
“괜찮아요. 어릴 때부터 달고 살던 병이에요. 안 죽어요.”말하는 도중에 한지음은 갑자기 이도현과의 대화가 떠올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안 죽는다고요?”이도현이 자리에 앉으며 차갑게 말했다.“저기요, 혹시 본인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알고 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는데.”“뭐? 이 변태가! 너 말 함부로 할래?”이설희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저기, 그게 무슨 뜻이죠?”한지음의 안색도 삽시에 어두워졌다.“뜻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쪽은 선천성 심장병이 아닌 심혈관 괴사라 언제든지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도 있어요. 치료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3개월도 버티기 힘들 거예요!”이도현이 말했다.“이 한심한 변태 자식이 감히 우리 대표님을 저주하다니, 너 죽고 싶어? 너 우리 대표님이 누군 줄 알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야?얼마나 많은 명의가 우리 대표님의 건강을 직접 진찰하셨는데! 너 같은 변태가 알긴 뭘 알아! 뭐? 심혈관 괴사? 세상에 그런 병명이 존재하기나 해? 내가 보기엔 넌 뇌가 괴사했어!너 설마 우리 대표님 미모에 흑심을 품을 거 아니야? 똑똑히 얘기하는데, 이런 작업은 이젠 한물갔어!”이설희는 콧방귀를 뀌었다.이도현은 굳이 그녀와 말씨름하기 싫어 직접 한지음에게 말했다.“발병할 때면 심장이 많이 아프셨을 거예요. 심장 통증과 호흡 곤란, 그리고 기침과 같은 심부전 증상도 동반되며 심할 때면 의식이 흐려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심지어 쇼크 증상까지 나타나셨을 거예요!게다가 그 증상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심해졌겠죠. 발병 빈도도 규칙적이지 않고 가끔은 작은 원인으로 유발될 때도 있을 거예요! 약도 점점 더 많이 드셨겠지만 약효는 예전처럼 좋지 않죠?”이도현의 구체적인 말에 한지음은 경악했다.“어...... 어떻게 아셨어요?”“그건 그쪽 알 바가 아니고요. 이건 전부 심혈관 괴사를 심장병으로 여겨 치료했기 때문이에요. 약물은 비록 증
“도와주세요! 여기 혹시 의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이내 승무원이 달려와서 상황을 요해한 뒤 기내 방송으로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려고 해도 최저 30분이 걸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설희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는 이도현을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울먹이며 말했다.“저기요! 제발, 제발 우리 대표님 살려주세요. 대표님의 상태를 정확히 맞추셨으니 구할 수도 있을 거잖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아까는 변태에 사기꾼에 파파라치라며 반말하셨잖아요?”이도현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미안해요,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봐요. 제가 이렇게 싹싹 빌게요. 그러니까 우리 대표님 한 번만 살려주세요. 벌주시면 달갑게 받을게요.”점점 호흡이 가빠지는 한지음의 모습에 이설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배은망덕한 사람은 이도현의 척추까지 도려냈지만, 워낙 마음씨가 착한 이도현은 여자의 눈물에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게다가 의도의 본심은 생명 지상주의라 그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는 두말없이 손을 뻗어 한지음의 몸을 더듬었다.“저기요!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이도현의 행동에 이설희가 황급히 막았다.“살려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만져보지도 않고 어떻게 살려요? 그쪽 대표님은 심혈관 괴사라 제가 심장부터 확인하는 거예요.”이도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아무리 그래도...... 몸을......”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이도현에게 한지음에게 흑심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이도현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릴까 두려웠다.“흥! 그런 더러운 생각은 집어치워요. 제 직업도 좀 존중해 주세요, 전 의사예요. 의사의 눈엔 오직 환자만 보일 뿐 남자도 여자도 없어요.”이도현은 비록 진지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 그도 자기가 짐승이란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그는 조상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릴 뻔했다.그는 애써 혀를 깨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