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생각하자 이도현은 갑자기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세번째 선배가 이도현에게 이 하녀를 데려온 것은 혹시 이도현을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니었을까? 언젠가 선배들이 자신 곁에 없을 때 자신의 교룡 척추가 갑자기 융합되고 음사한 기운에 휘말리게 된다면 이 등자월이 자신의 해독제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등자월을 갑자기 동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였다.불쌍한 아이, 알고 보니 너는 한 가지 약재였구나!그 후 며칠 동안 이도현에게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신연주는 용팀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돌아와 용팀의 팀장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얻었다. 하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다섯번째 선배가 무사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아홉번째 선배가 중상을 입은 상황에서 돌아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섯번째 선배가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감을 잡을 수 없어 결국 그는 조혜영과 야노 요시코를 시켜 다섯번째 선배 기화영의 소식을 조사해보도록 했다.이도현 쪽은 조용했지만 현재의 영강국은 암울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때 영강국 왕궁에서는 모든 고위층이 모여 며칠 동안 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회의의 목적은 하나의 사건과 한 사람에 대한 논의였고 그 사건은 영강국의 체면에 관한 것이고 그 사람은 바로 이도현이었다.왕궁 내의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다. 이 관리들은 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식사나 잠을 자는 시간까지도 왕궁 내에서 보내야 했다.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떠날 수 없었고 그 기간 동안 누구도 제멋대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결국, 이는 영강국이 부흥한 이후 처음으로 이런 굴욕을 당한 것이며 위신이 처음으로 이처럼 심하게 타격받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한 염국인이 직접 영강국의 오성빌딩에 찾아와 그들의 왕궁에서 그들의 오성 장군을 살해했다는 것은 그들의 치욕이며 영강국의 치욕이었다.“이번 일은 우리 영강국이 치욕을 당한 사건이다! 이런 일은 이전에
영강국의 지도자들이 이도현의 사건을 그들의 수호자들에게 보고할지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국의 한 고대 원시림 깊은 곳에서는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숲 속 깊숙한 곳에서 한 여자가 나무 꼭대기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고 그녀는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얼굴은 창백하고 몸에는 몇 군데 상처가 있었다. 그녀의 뒤를 몇 명의 남자가 쫓고 있었고 그들은 희롱하는 듯 한 표정으로 그녀를 추격하고 있었다.이 여자는 다름 아닌 이전에 이도현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던 사람, 그리고 이도현 사모님의 조카인 진교교였다. 이도현에게 쫓겨난 후, 진교교는 몰래 자신의 가족에게 돌아가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그녀는 가족의 영토에 발을 들이자마자 발견되었고 곧바로 추격을 당하게 되었다.“허허허! 사촌 누나! 왜 도망치는 거야? 난 누나를 집으로 초대하려고 했을 뿐인데 왜 도망가?”뒤에서 쫓아오는 남자가 희롱하는 말투로 말했다.갑자기 그의 손에서 푸른색 비수가 날아 나갔고 앞에서 도망치고 있던 진교교의 몸을 명중했다. 진교교는 비명을 지르며 균형을 잃고 나무에서 떨어져 뒤에서 쫓아오던 몇 명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비열해!” 진교교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주변 사람들을 향해 분노하며 말했다. 아까 말을 했던 청년은 몇 명의 중년 남자들과 함께 비웃으며 말했다. “사촌 누나! 비열하다니, 그건 승자가 왕이 되는 법이지!”“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이번에 나갔던 건 네 그 추잡한 이모의 남자 제자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거였지? 어때? 그는 너를 받아주지 않았나 보네? 어떻게 혼자만 돌아왔어!”그 남자의 조롱 섞인 말에 진교교는 분노에 치를 떨며 말했다. “진휘명! 넌 정말 비열해! 내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진휘명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아버지? 그 늙은 놈은 정말이지 눈치가 없더군. 내가 호의를 베풀어 그를 후방으로 물러나게 하고 내가 진씨 가문의 가장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 늙은이가 협조하지 않아서 그의 다리를 부러뜨려 가뒀어!
여자는 노란색의 고전적인 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며 신선하고 고귀한 느낌을 풍겼고 그녀의 긴 머리는 바람에 흩날리며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여자의 얼굴은 매우 아름답고 신선한 기운이 가득하여 이 모습을 본 진휘명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그는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선녀 같은 미인은 처음이었다.“넌 누구냐?” 진휘명이 무심코 물었다.“흥! 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다. 네가 알아야 할 것은 너희 세속 세계의 진씨 가문은 단지 우리 고무계 진씨 가문에서 파견된 하인들이 세운 가문일 뿐이라는 것이다.”“옛날에 우리 진씨 가문의 걸출한 제자가 옥새를 가지고 이곳에 와서 불멸의 왕조를 세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가 자식을 잘못 가르쳐 불과 몇십 년 만에 나라가 멸망하고 말았다. 그 옥새도 잃어버렸지. 그 옥새가 지금 너희 진씨 가문에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 이제 사람들을 데리고 꺼져라!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강한 살기가 담겨 있었다.“고무계... 진씨 가문... 가주님, 빨리 도망칩시다!” 한 사람이 얼굴이 창백해지며 겁에 질려 여자를 바라보았다.그 무리 중 나이가 좀 있는 한 사람이 급히 진휘명을 붙잡고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멀리 도망간 후에야 비로소 멈춰 섰다.진휘명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도망칠 게 뭐 있어? 겨우 여자 하나일 뿐인데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거지? 고무계가 그렇게 두려운 존재인가?”노인이 말했다. “가주님! 고무계의 진씨 가문은 우리 진씨 가문의 주인입니다. 하지만 고무계가 더 이상 세속 세계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우리 진씨 가문은 점차 고무계의 진씨 가문에서 벗어났는데 고무계 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고무계 진씨 가문의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은 다른 고무계 사람들도 점차 등장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다시 뒤바뀔 겁니다. 수십 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고무계 사람들이 다시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고전 무술 왕족의 시대와 선진 가문의
아홉번째 선배인 이추영이 완전히 회복되면서 이도현의 마음속에 있던 죄책감도 완전히 사라졌다. 속담에 마음에 걱정이 없으면 잠이 잘 온다는 말이 있다. 이도현은 그날 밤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잤다. 심지어 그의 작은 친구가 교룡 척추에서 나오는 음란한 기운에 자극받아 밤새 시위를 벌였지만 이도현은 꿈속에서 깨어나지 않고 단잠을 잤다.“정말 편안하다! 이렇게 편하게 잠든 지 오래됐네!” 아침에 눈을 뜨며 이도현은 감탄했고 그 잠 덕분에 그는 몸과 마음이 개운해졌다. 이로 인해 그는 사람이 정상적으로 잠을 자야 한다고 생각했다. 명상이나 수련이 사람을 정신적으로 충만하게 만들 수 있지만 잠이 주는 정신적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그래서 잠은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 때부터 부여한 자연스러운 것이니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설 속 신선들이 몇 천 년을 잠을 잘수 없고 잠이 나쁘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이도현은 감탄하면서도 자신의 작은 친구가 계속 그 상태에 있음을 느껴 이에 그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너 이 쓸모없는 놈아, 좀 조용히 못 있겠냐? 매일 이 모양으로 뭘 하려고 그러는 거냐?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네 형님의 검 뽑는 속도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말이야. 네가 매일 이러면 너도 피곤하지 않겠냐?” 이도현은 찌푸린 눈으로 높이 솟아오른 작은 친구를 바라보며 못마땅한 듯 한바탕 교육을 했으나 작은 친구는 말을 듣지 않고 반항했다. 오히려 이도현이 몇 대 때리자 더욱 심하게 반발하여 뚫고 나올 것 같았다. 이를 보고 이도현은 큰일이라며 급히 눈을 감고 공력을 운전하여 겨우 작은 친구를 진정시켰다.“이거 큰일이네! 이놈이 점점 제멋대로구만. 특히 교룡 척추의 영향으로 기세가 더 강해져서 이제는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이야. 선학신침을 빨리 찾아야겠어!” 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나 막 발을 바닥에 디디려던 순간, 그는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발에 닿는 것을
“너 여기 얼마나 있었어? 언제 들어온 거야?” 등자월이 이도현을 한번 쳐다보며 대답했다. “저는 이도현 도련님이 어젯밤 방에 들어오신 지 얼마 안 돼서 아가씨들이 모두 잠든 후 방을 정리하고 들어와 도련님을 모셨습니다. 그때 도련님은 이미 잠들어 계셨습니다.”“그래서 네가 내 침대 밑에 있었던 거야?” 이도현은 죽고 싶은 표정을 지었다.“네!” 등자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나...” 이도현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방금 전까지 사람은 잠을 자야 한다고 깊이 자야 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현실이 그에게 뼈아픈 교훈을 안겨준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한 여자가 그의 방에서 밤새도록 있었는데 그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만약 그 여자가 나쁜 의도로 자신을 해치려 했다면 지금쯤 그는 아마 온전한 시신조차 남지 않았을 것이다.“잠을 자면 안 되겠어! 이건 정말로 생생한 교훈이야!” 이도현은 다리가 저릴 수도 있는 등자월을 보았다가 다시 삼각팬티만 입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더니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빨리 나가봐. 이건 적절하지 않아...”“도련님... 저... 저를 버리시는 건가요?” 등자월은 갑자기 당황했다.“이도현 도련님! 절 내쫓지 마세요. 만약 이도현 도련님까지 저를 버리신다면 전 정말로 갈 곳이 없어요! 제가 잘못한 게 있나요? 잘못했다면 때리시든 벌을 주시든 다 감수하겠습니다! 제발 절 내쫓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절 버리신다면 저는 죽을 수밖에 없어요!” 등자월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지금 그녀는 정말로 갈 곳이 없었다. 부모님이 살해당하고 자신도 오랫동안 쫓기며 겨우 목숨을 건진 후 비로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곳을 찾았던 것이다. 만약 쫓겨난다면 그녀는 정말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것이다.게다가! 당시 인무쌍이 그녀에게 말하기를, 만약 이도현이 원한다면 복수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등자월은 계속해서 이도현 곁에 머물며
이도현은 방금 자신의 아내에게 이 여자를 잘 감시해 달라고 부탁해 이 여자가 다시 몰래 그의 방에 들어오지 않도록 조심시키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자신이 남자로서의 존엄성을 잃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등자월이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왔고 손에 물이 담긴 대야를 들고 있었다.“이도현 도련님! 세수하세요!” 이도현은 막 바지를 입었지만 아직 상체는 알몸 상태였고 그의 잘 다듬어진 근육과 완벽한 체격이 등자월에게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주었다. 그녀의 심장도 자연스레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이 충격은 어젯밤 본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다.“제발! 지금은 필요 없어! 난 샤워할 거니까 너는 가서 다른 일이나 해. 할 일이 없다면 TV라도 봐! 애니메이션 꽤 재밌으니 한번 봐!”이도현은 이번에는 조금 익숙해져서 더 이상 당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바지를 입었기 때문이다. 등자월은 물을 들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떠나기 전 그녀는 이도현의 근육질 몸을 한 번 더 훔쳐보았다.이도현은 그녀를 보면서 어이가 없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이 여자가 제야의 가문에서 어떻게 교육받았는지 궁금했다. 그녀는 완전히 하인의 태도를 갖고 있었고 말을 할 때마다 자신을 노비라고 부르며 자신이 하녀임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이런 여자에게는 몇 가지 장점이 있었다. 말을 잘 듣고 사람을 잘 돌보며 주인이 말한 것을 절대 반박하지 않았다. 주인이 시키는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야 했다. 그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복종이었다.그런 점을 생각하며 이도현은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등자월을 곁에 두고 잘 키워서 그녀를 하녀로 삼는다면 앞으로 허세를 부릴 때 점수를 따기 좋을 것 같았다.등자월은 마치 밖에서 몰래 훔쳐본 듯 이도현이 막 샤워를 끝내고 옷을 입자마자 들어왔다.“도련님! 제가 머리를 말려드릴게요...” 등자월이 말했다.이번에는 이도현이 바로 말했다. “정말 나를 따르기로 한 거야?”등자월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네! 노비는 이
등자월은 손에든 비책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천급 무술 비책이었다! 이것은 그녀가 이전에 속해 있던 제야의 가문인 용씨 가문에서도 가장 귀중한 비책으로 오직 친전 제자에게만 전수되는 비책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비책을 이도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던져준 것이었다!순간, 엄청난 기쁨과 충격이 등자월의 마음에 휘몰아쳤다! 이로 인해 그녀는 이도현을 따르기로 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고 매우 올바른 선택이었다.“감사합니다, 도련님! 도련님의 크나큰 은혜와 덕을 노비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등자월은 비책을 소중히 간직하며 진지하게 이도현에게 절을 올렸다.“이제 일어나라. 앞으로는 굳이 자신을 노비라고 부르지 않아도 된다. 이곳을 네 집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이 산장은 내 소유야. 앞으로 이곳의 모든 것을 네가 관리하게 될 것이다. 내가 말하는 모든 일,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네가 관리할 수 있겠니?” 이도현이 물었다.등자월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 수 있습니다! 도련님, 안심하십시오. 저... 자월은 반드시 할 수 있습니다!”“좋아! 가봐라! 지하실에 전용 무술 수련장이 있으니 거기서 수련해라. 네가 지급 경지에 도달하면 나를 찾아와라. 그때 내가 너에게 담약을 주어 천급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하마.”이도현은 등자월이 반응하기도 전에 옷을 다 입고 나가버렸고 남겨진 등자월은 혼자서 손에든 비책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이렇게나 급격히 변화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았다.이도현이 나와 보니 자신의 네 명의 선배들이 모두 자리에 없었고 한지음조차도 보이지 않았다.“아무도 없잖아! 나를 이 집에 등자월이랑 단둘이 남겨두다니, 다들 이렇게나 무심할 수가 있나?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상관없다는 건가?” 이도현은 혼자 중얼거리며 식탁에 놓인 아침 식사를 앞에 두고 앉아 먹기 시작했다.그때 그의 주머니에서 전화가 울려 꺼내 보니 신영성존
전화를 끊고 난 뒤 이도현은 중주왕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어 식사를 하면서도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었고 등자월은 그의 명령에 따라 지하실로 가서 수련을 시작했다.그가 이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강력한 기운 몇 개가 산장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고 그는 즉시 몸을 돌려 기운을 자세히 감지했다.다섯 명이 오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황급계 경지의 기운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네 명은 모두 제국급 정상 이상에 해당하는 강자들이었다.이도현은 본능적으로 밖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들이 바로 문제를 일으키려는 자들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밖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려왔고 네 명이 산장 안으로 침입한 것이 분명했다. 이도현이 일어나자 한 젊은이와 네 명의 중년 남자가 자태를 뽐내며 들어왔다. 젊은이는 잘생긴 외모에 긴 옷을 입고 손에 보검을 들고 있었고 그의 뒤에 있는 네 명의 중년 남자 중 한 명은 얼굴과 머리카락이 붉어 보였다. 다른 한 명은 마른 체격에 산양 수염을 기른 유생 같은 복장의 남자로 손에 판관필을 들고 있었다. 또 한 명은 뾰족한 코와 독수리눈을 가진 음험한 표정을 가진 인물이었다. 마지막으로, 어깨에 큰 칼을 메고 있는 남자는 마치 도살자처럼 보였다.이도현은 그들 몸에서 진한 피 냄새를 맡으며 문 앞의 무사 보안원이 이미 처리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이로 인해 그의 얼굴이 더 차가워졌다.그가 말을 하기 전에 음험한 로자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젊은이! 우리는 이도현을 찾으러 왔다. 그를 데리고 나와라!”젊은이는 웃으며 말했다. “조상님! 우리 영상에서 그가 바로 이도현이라는 것을 봤어요!”“그가 맞는 건가? 보기엔 좀 다르게 보이는데! 젊은이, 네가 이도현이냐?” 얼굴이 붉은 중년 남자가 물었다.“나는 이도현이다! 너희들은 누구냐? 나를 찾은 이유가 뭐냐? 너희는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느냐?” 이도현의 목소리는 차가운 평온함을 유지했다.“하하하! 대가를 치르다니!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
곧 이도현의 차가운 시선이 절 안의 스님들에게 향했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살리는 동안 방해라도 한다면, 즉시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이 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감히 방해하려 한다면, 그 순간 너희의 마지막이 될 거다!”이도현은 말을 마치며 손을 휘저어 은침 하나를 던졌다. 은침은 대전 앞에 서 있는 돌사자를 명중했다.쿵!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돌사자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절의 스님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한순간에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섰다.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은 침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돌사자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다니, 이게 그들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무사할 리 없었다.아무리 그들이 뚱뚱하다 해도 이런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빨리 방을 찾아서 이 사람을 안으로 옮겨!” 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도현의 위압적인 분위기 아래, 스님 몇 명이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여인을 한 방으로 옮겨놓았다.“모두 나가라!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라. 내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너는 따라 들어와라!” 이도현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가리켰다. 아마도 이 부부의 친척일 터였다.“저요?” 여인은 자신을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들어와!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따라 해! 산모와 어떤 사이냐?” 이도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제 언니예요.” 여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돌사자를 산산조각 내는 이도현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있었다.대답을 들은 이도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한 번 더 보고, 남편을 보며 더욱 할 말을 잃었다.아내가 이 지경인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산속으로 오다니, 대체
“스님. 제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심장이 뛰고 있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남자는 거의 무너질 듯한 목소리로 떨며 외쳤다.보아하니,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이런 스님들을 믿는 걸까? 그리고 아내가 이렇게 배가 부른데, 병원이 아닌 이 산으로 온 이유는 뭘까?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으면서 병원에 안 가는 경우가 있을까? 산간 마을이라고 해도 최소한 마을 의사나 경험 많은 산파나 어르신을 부르기라도 할 것이다.이 남자는 참으로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아내를 데리고 이 깊은 산속에 와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아미타불! 시주님, 이 여 시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을 편히 하세요. 이번 생의 죄업은 이미 갚았고, 업보도 끝났으니, 다음 생엔 반드시 큰 부귀와 건강을 누릴 것입니다!”“시주님, 이제 길을 비켜주세요. 이 썩은 껍데기를 태워버리게 해주세요. 아미타불, 꽃이 피고 지고, 사람이 나고 죽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로병사는 모두 정해진 법입니다. 이 모두가 전생의 업이고 현세의 결과입니다. 시주님,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이를 본 이도현은 속이 끓어올랐다. 대체 이게 무슨 허튼소리인가.스님의 신호를 받고, 젊고 힘센 스님 몇 명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남자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불태우려는 참이었다.이쯤 되자,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건 두 생명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멈춰!” 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번에 여인을 태우려는 스님들을 발로 차며 막아섰다.“뭐 하는 거에요!” 여인을 태우려던 스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려는 거지. 저 여인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네가 사람을 태우려 하니, 정말 출가한 사람 맞는 거냐? 출가한 자는 자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