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기지 안에서! 이도현은 담약을 만들기 위해 몇 시간 동안이나 앉아 있었고 이 시각 그의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으며 얼굴도 약간 창백해졌다. 그가 만들어내고자 하는 구현단은 천급 담약이다! 최고의 효과를 위해 그는 천급 담약 중에서도 최상급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힘을 아끼지 않고 강제로 최고의 담약을 만들고 있었다.다행히도 이번에 사용하는 정이 신농정보다 훨씬 강력했기 때문에 폭발 사고는 없었고 그 덕분에 담약이 완성될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정 아래의 불길이 점점 약해지자 이도현은 갑자기 눈을 떴다. 몇 가지 복잡한 손동작을 수행하자 그의 앞에 있는 정에서 진한 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곧 구현단이 완성되었음을 의미했다!이도현은 쉬지도 않고 급히 일어나 확인했고 뚜껑을 열자 그 안에서 금빛의 담약 세 알이 날아올랐다. 각각의 담약은 색상이 풍부하고 표면에 희미한 무늬가 나타나 있었다. 천급 최상급 담약! 성공했다!담약은 각 계급별로 하등품, 중등품, 상등품, 그리고 최상등품으로 나뉘는데 상등품부터는 약간의 무늬가 나타나며 지금처럼 무늬가 완전하게 나타난 것은 최상등품의 담약이었다. 여기서 더 개선된다면 무늬가 없는 다음 등급의 담약으로 변할 것이다.손에든 담약을 보며 이도현은 기쁨에 찬 표정을 지었다. “성공했다! 이게 바로 구현단이다. 결국 선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몇 시간에 걸친 모든 노력은 충분히 보상받을 만한 것이었다.이도현은 기쁨을 느낄 틈도 없이 급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지하실 입구에서 인무쌍은 검을 품에 안고 입구를 지키고 있었고 몇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킨 듯 보였다.이도현이 뛰쳐나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급히 물었다. “이 놈아! 어때, 성공했어?”이도현은 손에든 옥병을 내밀며 세번째 선배에게 보여주었다. “성공했어요, 세 개의 최상급 천급 담약이에요!”인무쌍은 잠시 놀라더니 곧 기쁨에 차서 말했다. “정말 대단해, 이도현! 정말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어! 우리 태허산의 자랑스러운 동
“좋아! 내가 먹을게!”이추영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담약을 입에 넣고 단번에 삼켰다.이추영이 담약을 삼키는 것을 보고 인무쌍이 말했다. “우리 모두 나가자! 후배가 이추영을 치료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자!”그들이 나간 후 인무쌍은 바깥을 향해 말했다. “지금부터 이 산장 주변에 어떤 사람도 접근을 금한다! 명령을 어길 시 누구든지 무슨 이유든지 간에 가차 없이 죽인다!”인무쌍의 목소리와 함께 문 밖에서 몇 명의 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예!”인무쌍과 신연주, 그리고 연진이 세 여인은 앞뒤로 이추영의 방을 지켰고 무기를 꺼내 들며 큰 적이 다가오는 듯 한 경계 태세를 갖췄다.방 안에서 이추영이 약을 삼킨 후 약의 효능이 발휘되자 그녀의 얼굴색이 점차 붉어지기 시작했다.곧 이추영은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띄었고 그녀는 자신의 몸속에서 마치 수많은 작은 칼이 몸을 베어내는 것처럼 극심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단전을 회복하고 경맥을 강화하는 일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마치 하나의 용광로처럼 파손된 단전과 경맥을 전부 녹여 다시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이도현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고통으로 몸을 떨고 있는 아홉번째 선배를 지켜보았으나 아무 도움도 줄 수 없었다.그는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이추영이 겪고 있는 고통은 그가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었고 이 고통은 이추영이 스스로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그가 간섭한다면 단전 회복이 실패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이추영은 평생 다시는 공력을 회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불사조가 불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단전을 재구성하는 데 따르는 고통을 견딜 수 없다면 보상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이 고통은 이추영이 스스로 견뎌야 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15분이 흘렀고 이추영은 이미 감각이 둔해져 입술이 터져버렸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지만 그녀는 끝내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땀으로
“후배! 나 회복됐어, 정말로 회복됐어. 공력도 회복됐을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더 정진했어. 오랫동안 돌파하지 못했던 병목마저 이번에 돌파했어! 후배, 이건 전화위복이야! 정말 고마워!”이추영은 다시 예전의 수라 여전사의 기운으로 돌아가 미소를 지으며 이도현을 바라보았고 애정의 눈빛이 담겨 있었다.이도현은 너무 기뻐서 소리쳤다. “아홉번째 선배! 정말 잘 됐어요, 너무 잘 됐어요...”그때 인기척을 들은 신연주와 인무쌍 등이 방으로 달려왔다. 이추영이 완전히 회복된 것을 보고 모두가 확인하려 앞 다투어 다가가며 기쁜 나머지 믿을 수 없는 듯했다.“정말 잘됐다, 이추영. 이제 아무 문제없어서 다행이야!”“그러게 말이야! 이도현이 힘들었지만 결국 헛되지 않았어!”“세번째 선배, 여덟번째 선배, 열번째 후배, 그리고 이도현, 이번에 정말 고마워요. 당신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난 평생을 폐인으로 살아야 했을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이추영은 선배들에게 감사의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우리는 한 식구잖아, 그런 말 하지 마.” 인무쌍이 웃으며 말했다.이어서 이도현에게 말했다. “이도현, 이제 아홉번째 선배도 괜찮으니까 빨리 가서 쉬어. 몇 시간 동안 담약을 만드느라 힘을 많이 썼을 텐데 얼른 가서 쉬어!”“맞아! 이 놈아, 빨리 가서 쉬어. 다음 일은 우리에게 맡겨! 이추영도 몸에서 많은 불순물을 제거했으니 목욕을 해야지! 후배, 안 나가고 여기 계속 있을 거야? 이추영의 목욕 도와줄 생각이야?” 신연주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이추영을 놀리듯 말했다.여덟번째 선배의 이러한 말에 이도현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고 여기서 더 있다가는 자신이 곤란해질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선배들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난을 치기 시작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그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다.그 결과를 생각하니 이도현은 온몸이 오싹해졌고 이 생각에 갑자기 몸이 떨려 그는 서둘러 달려 나갔다.몇몇 선배들이 돌아온
이도현은 대체 왜 그녀가 이도현 방에서 자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산장에 방이 그렇게 많은데 왜 이도현 방에서 자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그는 자신이 지금 잠옷만 입고 거의 알몸 상태라는 것을 생각하며 이런 상황이 오해를 부를 수 있겠다고 느꼈다.그런데 여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노비는 주인님을 모시려고 왔습니다!”“이런 젠장! 내가 이렇게 다 큰 남잔데 잠자는 데 누굴 모실 필요가 있어?” 이도현은 속으로 생각하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여자는 여전히 이도현을 무고한 눈으로 바라보며 그 아름다운 눈에는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이도현은 그녀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며 마치 자신이 한 마디만 하면 이불을 덮어줄 것 같은 모습에 정말로 당황했다.어떻게 세상에 이렇게 고집 센 여자가 있을 수 있을까? 선배가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인데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여자가 있다니. 이도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생각했다.다행히도 여자가 옷을 입고 있었다. 만약 옷을 입지 않았더라면 이 상황은 정말로 황당했을 것이다.“먼저 나가주세요. 제 선배가 그냥 장난친 거예요. 그런 뜻이 아니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지음이에게 방을 따로 마련하라고 할게요.” 이도현은 말하며 문을 열어 한지음을 불렀다.마침내 한지음이 살벌한 눈빛을 보낸 후에야 여자를 데리고 나갈 수 있었다. 이도현은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남자는 밖에서 자기 자신을 잘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수로 탑이 남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그는 방금 전 상황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떠올리며 조금이라도 방심했더라면 자신은 정직한 사람이 아니라 남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달콤한 잠을 잔 후 이도현은 다시 원기가 충전되어 활기를 되찾았은 느낌이 들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꺼내 신영성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중주왕을 조사해.]이번에 남한나라에 간 이유는 바로 한 통의 메시지 때문이었고
이도현은 인무쌍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 여자가 원래 제야의 가문 용씨 가문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등자월로 용씨 가문의 외문 제자였다고 한다.등자월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가 어느 날 외출하여 수행 중에 천년 현음초를 발견했는데 현음초는 사람의 공력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귀한 약초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이런 보물을 발견해 기뻐할 때 용씨 가문의 자제인 용소운이 나타나 그녀의 아버지에게 현음초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당연히 그녀의 아버지는 이를 거부했고 두 사람은 곧바로 싸움을 벌였다. 용소운은 용씨 가문의 자제였지만 무공 실력에서 등자월의 아버지를 상대할 수 없었고 몇 번의 공격 만에 패배했다.용소운은 이를 원망하며 집으로 돌아가 악인 선고하는 식으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고자질했다. 그는 등자월의 아버지가 용씨 가문를 배신하고 외부인과 공모하여 자신을 다치게 했으며 자신의 손에서 현음초를 강탈해 갔다고 거짓으로 주장했다.용소운의 아버지는 이런 말을 듣고 분노했다. 감히 내 아들을 때리다니! 그리고 내 아들의 것을 빼앗다니! 이게 용씨 가문의 위신을 뭐로 생각한 거지?분노한 용소운의 아버지는 곧바로 용씨 가문의 장로들에게 이 일을 알렸고 용씨 가문의 장로들은 문제의 전후 사정을 따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등자월의 아버지에게 돌렸다. 결국 한 마디로 그가 외문 제자 주제에 용씨 가문의 자제와 충돌을 일으켰다면 그건 그의 잘못이고 용씨 가문의 자제를 다치게 하였으니 그는 배신자가 되였다.용씨 가문은 배신자에 대해서는 살려두지 않았다. 그리하여 용소운에게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가서 등자월의 아버지를 죽이고 그녀의 어머니까지 죽이라고 명령했고 등자월은 부모의 필사적인 보호 덕분에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그러나 용소운은 그녀를 놓아두지 않았고 그녀를 끝까지 쫓아 북극까지 추격했으며 그러던 중 천년 수정을 찾고 있던 인무쌍과 우연히 마주쳤다.인무쌍은 등자월을 구해주었고 등자월은 은혜를 갚기 위해 인무쌍의 하녀가 되어 평생을 모
이를 생각하자 이도현은 갑자기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세번째 선배가 이도현에게 이 하녀를 데려온 것은 혹시 이도현을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니었을까? 언젠가 선배들이 자신 곁에 없을 때 자신의 교룡 척추가 갑자기 융합되고 음사한 기운에 휘말리게 된다면 이 등자월이 자신의 해독제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등자월을 갑자기 동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였다.불쌍한 아이, 알고 보니 너는 한 가지 약재였구나!그 후 며칠 동안 이도현에게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신연주는 용팀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돌아와 용팀의 팀장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얻었다. 하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다섯번째 선배가 무사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아홉번째 선배가 중상을 입은 상황에서 돌아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섯번째 선배가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감을 잡을 수 없어 결국 그는 조혜영과 야노 요시코를 시켜 다섯번째 선배 기화영의 소식을 조사해보도록 했다.이도현 쪽은 조용했지만 현재의 영강국은 암울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때 영강국 왕궁에서는 모든 고위층이 모여 며칠 동안 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회의의 목적은 하나의 사건과 한 사람에 대한 논의였고 그 사건은 영강국의 체면에 관한 것이고 그 사람은 바로 이도현이었다.왕궁 내의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다. 이 관리들은 화장실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식사나 잠을 자는 시간까지도 왕궁 내에서 보내야 했다.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떠날 수 없었고 그 기간 동안 누구도 제멋대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결국, 이는 영강국이 부흥한 이후 처음으로 이런 굴욕을 당한 것이며 위신이 처음으로 이처럼 심하게 타격받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한 염국인이 직접 영강국의 오성빌딩에 찾아와 그들의 왕궁에서 그들의 오성 장군을 살해했다는 것은 그들의 치욕이며 영강국의 치욕이었다.“이번 일은 우리 영강국이 치욕을 당한 사건이다! 이런 일은 이전에
영강국의 지도자들이 이도현의 사건을 그들의 수호자들에게 보고할지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국의 한 고대 원시림 깊은 곳에서는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숲 속 깊숙한 곳에서 한 여자가 나무 꼭대기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고 그녀는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얼굴은 창백하고 몸에는 몇 군데 상처가 있었다. 그녀의 뒤를 몇 명의 남자가 쫓고 있었고 그들은 희롱하는 듯 한 표정으로 그녀를 추격하고 있었다.이 여자는 다름 아닌 이전에 이도현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던 사람, 그리고 이도현 사모님의 조카인 진교교였다. 이도현에게 쫓겨난 후, 진교교는 몰래 자신의 가족에게 돌아가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그녀는 가족의 영토에 발을 들이자마자 발견되었고 곧바로 추격을 당하게 되었다.“허허허! 사촌 누나! 왜 도망치는 거야? 난 누나를 집으로 초대하려고 했을 뿐인데 왜 도망가?”뒤에서 쫓아오는 남자가 희롱하는 말투로 말했다.갑자기 그의 손에서 푸른색 비수가 날아 나갔고 앞에서 도망치고 있던 진교교의 몸을 명중했다. 진교교는 비명을 지르며 균형을 잃고 나무에서 떨어져 뒤에서 쫓아오던 몇 명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비열해!” 진교교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주변 사람들을 향해 분노하며 말했다. 아까 말을 했던 청년은 몇 명의 중년 남자들과 함께 비웃으며 말했다. “사촌 누나! 비열하다니, 그건 승자가 왕이 되는 법이지!”“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이번에 나갔던 건 네 그 추잡한 이모의 남자 제자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거였지? 어때? 그는 너를 받아주지 않았나 보네? 어떻게 혼자만 돌아왔어!”그 남자의 조롱 섞인 말에 진교교는 분노에 치를 떨며 말했다. “진휘명! 넌 정말 비열해! 내 아버지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진휘명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아버지? 그 늙은 놈은 정말이지 눈치가 없더군. 내가 호의를 베풀어 그를 후방으로 물러나게 하고 내가 진씨 가문의 가장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 늙은이가 협조하지 않아서 그의 다리를 부러뜨려 가뒀어!
여자는 노란색의 고전적인 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며 신선하고 고귀한 느낌을 풍겼고 그녀의 긴 머리는 바람에 흩날리며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여자의 얼굴은 매우 아름답고 신선한 기운이 가득하여 이 모습을 본 진휘명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그는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선녀 같은 미인은 처음이었다.“넌 누구냐?” 진휘명이 무심코 물었다.“흥! 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다. 네가 알아야 할 것은 너희 세속 세계의 진씨 가문은 단지 우리 고무계 진씨 가문에서 파견된 하인들이 세운 가문일 뿐이라는 것이다.”“옛날에 우리 진씨 가문의 걸출한 제자가 옥새를 가지고 이곳에 와서 불멸의 왕조를 세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가 자식을 잘못 가르쳐 불과 몇십 년 만에 나라가 멸망하고 말았다. 그 옥새도 잃어버렸지. 그 옥새가 지금 너희 진씨 가문에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 이제 사람들을 데리고 꺼져라!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강한 살기가 담겨 있었다.“고무계... 진씨 가문... 가주님, 빨리 도망칩시다!” 한 사람이 얼굴이 창백해지며 겁에 질려 여자를 바라보았다.그 무리 중 나이가 좀 있는 한 사람이 급히 진휘명을 붙잡고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멀리 도망간 후에야 비로소 멈춰 섰다.진휘명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도망칠 게 뭐 있어? 겨우 여자 하나일 뿐인데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거지? 고무계가 그렇게 두려운 존재인가?”노인이 말했다. “가주님! 고무계의 진씨 가문은 우리 진씨 가문의 주인입니다. 하지만 고무계가 더 이상 세속 세계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우리 진씨 가문은 점차 고무계의 진씨 가문에서 벗어났는데 고무계 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고무계 진씨 가문의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은 다른 고무계 사람들도 점차 등장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은 다시 뒤바뀔 겁니다. 수십 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고무계 사람들이 다시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고전 무술 왕족의 시대와 선진 가문의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
곧 이도현의 차가운 시선이 절 안의 스님들에게 향했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살리는 동안 방해라도 한다면, 즉시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이 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감히 방해하려 한다면, 그 순간 너희의 마지막이 될 거다!”이도현은 말을 마치며 손을 휘저어 은침 하나를 던졌다. 은침은 대전 앞에 서 있는 돌사자를 명중했다.쿵!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돌사자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절의 스님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한순간에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섰다.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은 침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돌사자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다니, 이게 그들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무사할 리 없었다.아무리 그들이 뚱뚱하다 해도 이런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빨리 방을 찾아서 이 사람을 안으로 옮겨!” 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도현의 위압적인 분위기 아래, 스님 몇 명이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여인을 한 방으로 옮겨놓았다.“모두 나가라!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라. 내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너는 따라 들어와라!” 이도현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가리켰다. 아마도 이 부부의 친척일 터였다.“저요?” 여인은 자신을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들어와!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따라 해! 산모와 어떤 사이냐?” 이도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제 언니예요.” 여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돌사자를 산산조각 내는 이도현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있었다.대답을 들은 이도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한 번 더 보고, 남편을 보며 더욱 할 말을 잃었다.아내가 이 지경인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산속으로 오다니, 대체
“스님. 제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심장이 뛰고 있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남자는 거의 무너질 듯한 목소리로 떨며 외쳤다.보아하니,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이런 스님들을 믿는 걸까? 그리고 아내가 이렇게 배가 부른데, 병원이 아닌 이 산으로 온 이유는 뭘까?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으면서 병원에 안 가는 경우가 있을까? 산간 마을이라고 해도 최소한 마을 의사나 경험 많은 산파나 어르신을 부르기라도 할 것이다.이 남자는 참으로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아내를 데리고 이 깊은 산속에 와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아미타불! 시주님, 이 여 시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을 편히 하세요. 이번 생의 죄업은 이미 갚았고, 업보도 끝났으니, 다음 생엔 반드시 큰 부귀와 건강을 누릴 것입니다!”“시주님, 이제 길을 비켜주세요. 이 썩은 껍데기를 태워버리게 해주세요. 아미타불, 꽃이 피고 지고, 사람이 나고 죽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로병사는 모두 정해진 법입니다. 이 모두가 전생의 업이고 현세의 결과입니다. 시주님,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이를 본 이도현은 속이 끓어올랐다. 대체 이게 무슨 허튼소리인가.스님의 신호를 받고, 젊고 힘센 스님 몇 명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남자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불태우려는 참이었다.이쯤 되자,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건 두 생명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멈춰!” 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번에 여인을 태우려는 스님들을 발로 차며 막아섰다.“뭐 하는 거에요!” 여인을 태우려던 스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려는 거지. 저 여인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네가 사람을 태우려 하니, 정말 출가한 사람 맞는 거냐? 출가한 자는 자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