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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희메즈 모토카즈의 뒤에서 분노와 차가움이 섞인 귀에 익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목소리의 등장으로 인해 조금 전까지 흥분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현장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현장 전체가 순식간에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얀 머리의 앞니가 없는 노인에게 모든 시선이 쏠렸다. 그들은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여 노인을 바라보았다.

“난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황제가 되려고 그렇게 서두르는 거야?”

“너희들 대포만 쏘면 내가 죽을 줄 알았느냐!”

희메즈 모토카즈와 지국의 문무 대신들은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을 바라보며 모두 깜짝 놀랐다.

충격을 빠진 그들의 마음은 순식간에 공포로 가득 찼다.

손에 부채를 든 늠름한 염국의 남자가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역시도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뒤에는 분노로 가득 찬 지황제가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

희메즈 모토카즈는 두려움에 휩싸여 온몸이 거의 마비될 뻔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무의식 간에 외쳤다.

다른 민군 장관들도 귀신이라도 본 듯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지황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현실이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분명히 수백 발의 대포와 몇 시간 동안의 포격, 수천 발의 포탄이 쏟아졌다.

지하 왕실 금고는 또한 폭격으로 인해 잿더미가 되었고 그 안에 개미가 있다면 아마 모두 가루가 되었을 것인데, 어찌하여 두 사람은 죽지 않았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지황제의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은 살기가 짙게 깔렸다. 그는 희메즈 모토카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희메즈 모토카즈, 내 착한 아들, 아주 잘하는 짓이야. 제법 한 수 하는걸! 이젠 아버지까지 죽이려 하는구나. 정말 대단하다!”

희메즈 모토카즈는 이미 겁에 질려 온몸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떨리고 있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낯익은 노인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비비며 떨었다.

희메즈 모토카즈의 겁에 질린 얼굴은 순간 사나운 표정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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