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검도와 강유란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그들은 저도 모르게 흥분하기 시작했다.이도현이 왔다. 그들이 바라던 일이었다. 한지음을 잡은 목적도 결국은 이도현을 오게 하기 위해서였다.단약 처방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이도현이 반드시 필요했다. 한지음을 붙잡아 두어 이도현을 오게 하였다. 이도현을 자신들의 굴에 끌어들여야 단약 처방을 얻기 쉬웠다.이도현은 홀로 들어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한지음만 바라보았다. 한지음의 안전하다는 것과 치욕을 받지 않았음을 확인해야만 안심이 되었다.그때, 이도현의 몸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 그는 이미 한지음의 앞에 서 있었다.“지음아, 괜찮아?”한지음은 눈물이 그렁그렁해 다급히 그를 올려보았다. 말을 하려 했으나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은침으로 너를 통제했어?”이도현은 얼굴이 어두워져 한지음의 이상함을 알아차렸다.그는 손을 뻗어 한지음의 몸을 찔렀다.툭! 툭! 툭!이도현의 손길과 함께 몇십 개의 은침이 한지음의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한지음이 의식을 회복하고 몸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그녀는 이도현의 품에 안겨 왔다. 눈물이 다시 떨어졌다.“도현 오빠! 드시어 오셨네요!”한지음은 눈물에 말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며칠간의 설움과 공포를 한 번에 털어놓았고 이도현을 꼭 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흐느껴 우는 한지음을 바라보는 이도현의 마음은 찢어졌다.이 여인을 처음 비행기에서 볼 때만 해도 기세가 세 보이는 여자였다.그러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여자아이 같은 면을 발견했다. 성숙한 치장을 빼면 한지음은 이도현보다 두 살이 어렸다.특히 그녀의 병을 볼 때 이도현에게 몸을 보인 후 한지음의 생각은 어린 소녀처럼 그에게 다 읽혔다.자신의 집에서 납치를 당해 몹쓸 짓을 당하면 남자라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아니에요. 난 괜찮아요. 오빠는 오지 말았어야 해요. 위험해 질거예요.”두려움이 사그라들자 한지음은 이도현을 걱정
“너무 하는 거 아니야?”“미쳤구만!”구씨와 강씨 가문의 청년들은 이도현과 한지음의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둘의 모습에 구검도와 강유란도 화가 났다.“네가 이도현인가?”“나다!”구검도의 말에 이도현은 냉소를 보냈다.“좋아, 너를 찾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오는구나!”“네 놈은 모를 테지만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강유란도 덧붙였다.“그래, 네 놈을 기다렸는데 이렇게나 빨리 찾아왔으니 좋구나. 내 딸 약혼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마!”“단약 처방을 내 놓으면 네 놈과 저 여인이 무사히 신용산을 나가게 해주마.”“내 여인을 붙잠은 목적이 겨우 단약 처방이었어?”강유란의 말에 이도현은 냉소를 보냈다.“그래! 너의 단약 처방을 원한다. 네가 오씨 가문에 준 처방을 준다면 무사히 풀어주마!”“처방은 있지만 너희들이 가져갈 능력이 되는지는 모르겠네!”“네 놈의 말을 들으니 순순히 줄 것 같지는 않구나!”구검도의 표정은 점차 차가워졌다.“젊은 사람이 고집이 있는 건 좋으나 목숨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지!”“쳇!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네. 처방을 원하면 직접 와! 그 능력이 없으면 꺼져!”“여봐라! 이 남녀를 손봐라!”“네!”홀에서 네 명의 황급 로자들이 날아올랐다.눈 깜빡할 사이에 네 사람은 이도현의 눈앞에 나타나 그를 에워쌌다.“죽오!”로자들은 외침과 함께 손의 검을 빼 들어 이도현과 한지음을 겨누었다.그 검의 속도는 공기도 베어낼 듯 너무나 빨랐다.이도현은 조금도 긴장하지 않고 한지음을 품에 넣은 채로 한 손으로 음양부채를 폈다.붉은색의 기류가 일더니 로자들에게 향하더니 그들의 검을 산산이 조각냈다.강한 힘에 로자들은 에워싸여 말라 비틀려져 검은 시체로 변했다. 이도현은 한지음을 안고 뒤로 돌았다.동료의 죽음에 슬퍼하던 나머지 세명의 로자들도 기류에 휩싸여 말라 죽었다.“이...”“말이 되는가?”홀의 모든 사람들은 입을 벌리고 눈앞의 상황을 보았다.네 명의 황급 로자들이 이렇듯 쉽게 죽임을 당하다니.다들 넋이 빠졌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도현은 너무나 강했고 너무 오만했다. 감히 고전 무술 왕족인 구씨와 강씨 가문에서 네 명의 황급 강자들을 죽이다니.“네 이놈, 너무 거만하구나! 향진성에서 내 동생 구길림을 죽인 대가를 오늘 처방으로 바꾸려 했는데, 안 되겠네! 너를 오늘 박살을 내 버릴 거야. 우리를 만만하게 보다니!”구검도는 이를 꽉 물고 말했다.“오늘! 구씨와 강씨 가문의 중요한 날에 네 놈이 재를 뿌리다니, 네 놈을 죽이지 않으면 네 놈이 계속 우리를 만만하게 볼 거야!”“우리 강씨도 마찬가지야. 강씨와 구씨 함께 왕족의 존엄을 지키자고요!”구씨와 강씨 가문의 태도로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양씨의 사람들과 몇 되지 않는 손님들은 머릿속으로 이도현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구씨와 강씨에게 밑보였으나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두 가문의 말을 이도현은 비웃었다.“그래? 그럼 두고보지, 당신들이 나를 죽일지 아니면 내가 당신들을 죽일지!”이도현의 말에 두 가문의 수장들은 할 말을 잃었다.그 자리에 있던 청년들도 두고 볼 수 없었다.자신의 가문에서 이런 말을 내뱉은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하하하! 네놈,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건지 알고나 있는 거냐? 우리 구씨와 강씨를 상대로 이런 말을 하다니, 죽고 싶은 모양이로구나!”미인의 손을 붙잡고 붉은 옷을 입은 구경명은 박장대소했다.아까까지 이도현과 한지음의 다정함을 부러워하던 그는 이도현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네가 우리 구씨와 강씨를 죽이고 싶다면 나이가 비슷한 나부터 먼저 넘어...”“기억해! 나는 구...”구경명이 아직 말을 끝맺기도 전에 이도현은 검붉은 은침을 날려 구경명의 미간을 뚫었다.“너...”구경명은 눈을 크게 뜨며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나와 싸울 힘도 없으면서 덤비기는!”이도현에게 구경명 같은 인간은 식은 죽 먹기였다.“경명...”강우연은 아연실색하여 땅에 넘어진 구경명을 향해 달려갔다.아무리 울부짖어도 구경명은 움직임이 없었다. 죽은 것이다!보
구검도와 강유란을 포함한 모든 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도현이 구경명을 죽일 거라 생각도 못했다.구씨의 도련님으로 구씨를 이끌어 갈 수장이고 차세대 청년이었다.그들이 우러러보는 구경명이 이렇듯 허망하게 죽었다.구검도는 이제야 반응이 와 분노어린 울부짖음을 외쳤다.“이도현, 이 놈! 넌 오늘 죽을 줄 알아!”이도현은 냉소적으로 말하는 구검도를 바라보았다.“아까도 말했지, 죽는 게 나는 아닐 거라고!”“구씨의 그 놈들을 다 불러, 남궁 가문의 학살에 참여한 사람들 다 가만 두지 않겠어!”“나오라고 해, 아니면 너희들을 죽을 테니까!”구검도는 음산하게 말했다.“좋아, 그때 남궁우현을 죽이지 않고 네 놈을 내놓아 구씨에 와서 이렇듯 건방을 떠는 구나!”“내가 너를 얕본 모양이구나. 오늘 나 구도검, 허태산의 맥이 끊기게 해주지!”“저 놈을 죽여라!”구검도의 목소리가 울리자 곳곳에서 무사들이 달려 나왔다.이들은 구씨 가문의 엘리트로 모두 왕급 이상이었다.많은 이들은 황급 레벨이었다.심지어 어떤 이는 황급 탑 티어였다.이들이 나오자 강한 기운이 온 홀을 집어삼켰다.홀의 사람들은 이런 압박을 견딜수 없어 마당으로 나가 혹여라도 다칠까 멀리 숨었다.홀에는 적막이 흘렀고 구씨와 강씨의 수장과 구경명의 시체를 안아 든 강유연과 이도현, 한지음 뿐이었다.“네 이놈! 자신 있으면 나가서 싸워! 우리 강씨 가옥을 해치지 말고!”강유란은 정말로 자기 가문 가옥이 허물어질 가봐 두려웠다.“어디 가도 똑같아!”이도현은 한지음을 안고 홀을 나가버렸다.이도현의 움직임에 그를 포위한 무사들도 함께 뒤를 따랐다.왕족들도 매우 강대했다.이렇게 강한 무사들은 아무나 내놓아도 일반 가정에서는 귀한 존재고 세속 가정에서는 위엄이 높은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왕족에서 그들은 평범한 구성원일 뿐이었다.고전 무술 왕족이 염국에서의 지위가 높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왕조가 바뀌어도 그들에게 영향을 줄수 없었다.이도현도 고전 무술 왕족을 그렇듯 두려워하는
수많은 강자를 눈앞에서 마주하자, 이도현은 처음으로 압박감을 느꼈다!황급이든 왕급이든 그들 중 몇 명은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으나 이 사람들이 함께 공격을 진행한다면 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고 체력 소모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는 자신의 내력이 버틸 수 있는 한 강자들을 모두 죽일 수 있다고 감히 보장할 수 없었다.게다가 구씨 가문과 강 씨 가문에게는 다른 강한 자들이 많았으며 아직 내놓지 않은 비장의 무기들도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고전 무술 왕족! 그들이 숨겨둔 괴물이 한두 마리뿐이 아니었다!하지만 걱정은 걱정일 뿐, 이도현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이도현! 당신이 가지고 있는 담방을 넘겨주고 방금 사용한 부채를 그 자리에 내놓고 가면 너의 시신만은 완전하게 보관해 주지.”강유란이 싸늘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금방 이도현이 싸우고 있을 때 그의 손에 쥐어있던 부채를 보았다. 유물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자연스레 그것이 구하기 힘든 진귀한 보물이라 확신했다!“허! 부채를 원해, 어이, 늙다리! 너 따위가 가질 자격이 있다고! 너 자신을 봐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너 자신도 모르잖아!”“당시 남궁 가문의 학살에 너희 가문도 참가했더라고. 오늘이 바로 너희들이 응보를 받는 날이다. 달갑게 받도록 하거라.”“뭐? 늙다리?”“젠장!”“늙다리!”“미치고 팔짝 뛰겠네. 네가 감히 그런 말을 한다니! 하늘이 노할 발언이네!"이도현의 늙다리라는 파격적인 발언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찬바람을 들이마셨다.강씨 가문의 수장을 늙다리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봤을 때! 이 사람의 패기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감히 수장을 늙다리라고 부르는지 모두 기가 막힌 상태였다.이 발언은 정말이지, 자신을 죽음으로 밀고 가는, 살길을 하나도 남겨두지 않은 위험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었다.늙다리라고 칭한 분은 강씨 가문의 수장! 고전 무술 왕족 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위가 있는 분이었다. 이도현 그 자식이 감히 그런 분한테 입을 열자마자 늙
이도현은 그녀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답했다!“바보야, 무슨 소리야, 우린 죽을 리 없어, 내가 무사히 데려다줄게!”“지음아! 이리 와! 내 등에 올라타, 오늘 너를 등에 업은 채 고전 무술 왕족들을 모조리 다 죽어버릴 거야!”이도현은 몸을 쪼그리고 앉아서 한지음을 등에 업은 뒤 자기 몸에서 천 조각을 찢어 두 사람을 같이 묶었다.순간! 모두의 시선 아래 이도현은 움직이기 시작했다.휭!검은 그림자가 순간 번뜩이며 이도현은 한지음을 업은 채 원자리에서 사라졌고 자발적으로 구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고수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에서 비참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그 후 하나둘씩 시체가 보이기 시작했고 사방으로 피가 튕기며 부러진 팔다리들이 날아다녔다.이도현은 공격과 동시 뒤에 있는 한지음을 보호해야 했으며 적들의 습격 또한 주의를 돌려야 했으니, 고도의 집중력으로 멀티플레이를 진행하고 있어야 했다.그러나 그런데도 이도현은 남다른 몸놀림, 그리고 음양 부채와 막강한 실력까지 더해 무자비한 살육을 이어가고 있었다.분노에 휩싸인 이도현은 모든 힘을 동원해 공격했다.불과 몇 분 만에 현장에는 서른네 구의 시체가 더 쌓여있었다.이 시체 중에는 왕급과 황급계 세력들도 있었다.황급계에서도 최고의 수준이었던 두 명의 강자도 속수무책으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현장에 있던 구 씨와 강씨 가문은 이 광경을 보고 가슴속으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가문의 힘의 토대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들이 현재 이런 꼴로 학살을 당하고 있으니, 그들의 마음은 찢어지는 듯하였다.마침내 구씨 가문의 장로 중 한 사람이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수장님! 빨리 움직이세요! 이대로는 안 됩니다!”“왕급과 황급계들은 우리 고대 가문의 미래인데, 이렇게 학살당한다면 저희 구씨 가문의 지위가! 바닥으로 추락하여 하류 가문으로 전락할 것이 뻔해요.”“맞아요! 수장님, 이도현은 저 사람 무서운 존재예요. 이대로는 정말 안 될 것 같아요.”“그
구씨 가문의 수장 구검도는 결심한 듯 드디어 입을 열었다.“모두 비켜라, 내가 나설 테니!”포효와 함께 그는 이도현을 향해 날아갔다.구씨 가문과 강씨 가문에서 내보낸 고수들은 구검도가 나서자 모두 생명의 은인을 본 것처럼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그들은 자신이 더 이상 싸움에 휩쓸리지 않기를 위해 누군가 나서기를 애타게 기다렸다.젠장! 이것은 정녕 싸움이 아니었다. 이건 분명 사형선고였다.그들은 평생을 자랑스럽게 살아왔다. 각자 자신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손짓 한 번에 이도현을 때려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현실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고 이도현은 그들한테 뜻깊은 수업을 해주고 있었다.이도현의 손짓 한 번에 수십 명은 죽어 나갔고 얼마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그는 수백 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그들은 보통 황급계의 강자로 불릴 만큼 뛰어난 실력으로 인정받는 천상의 인물들이었지만, 이도현 앞에서는 모두 한 마리의 개미로 변해 처참히 짓밟히는 신세가 되었다.그들은 겁에 질려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목숨을 잃더라도 이도현을 죽이라는 수장의 명령하에 그들은 후퇴할 퇴로도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없었다!후퇴하면 죽는 사람은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도 포함될 것이 분명했다.그들은 모두 구씨 가문에 속해 있었지만 구씨 가문이라는 대가족 안에는 많은 작은 가족들이 존재하였고 또한 많은 틀과 규칙들도 같이 공존하고 있었다.수장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 피해가 가족까지 연루될 수 있었다! 상황이 심각하면 가문에 의해 살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또한 가족들도 최하층으로 속하는 하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었다.상황이 이러한지라 그들은 아무리 두려워도 할 수 없이 앞장서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죽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들은 싸울 수밖에 없었다.만약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은 최소한의 연금을 받아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자녀들 또한 수련에 관해 더 많은
그는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은침을 밀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순간 체내 속에서 폭발음이 들려왔고 그의 몸은 삽시간에 폭발로 인해 피 구멍으로 뒤덮어졌다.동시에 단전도 폭발했다. 단전의 폭발과 함께 그가 여생 모아둔 공력은 모두 파괴되었고 공력을 잃은 그는 버틸 것 하나 없는 신세가 되어 몸은 기가 빠진 고무풍선처럼 순간 허공에서 떨어지고 말았다.죽은 개처럼 땅에 떨어진 그는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의 몸에 생긴 피 구멍은 끊임없이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죽은 것이 분명했다.“이….”모든 사람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장면이 사실일 거라 모두 믿지 못하는 기색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수장이 죽었어!”“아니야! 내가 꿈을 꾸는 게 틀림없어, 수장의 힘은 무적인데 어떻게 죽을 수가 있겠어, 불가능해, 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이도현, 정말 믿기지 않아, 어떻게 이럴 수 있지?”충격의 도가니가 지나간 뒤 인제야 정신을 차린 구씨 가문은 울며 포효했다.“수장님….”구씨 가문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달려와 구검도의 시신을 둘러앉은 채 통곡하였다.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순간 먼 산에서 화가 잔뜩 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감히.”목소리와 함께 한 노인이 하늘에서 내려와 이도현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네가! 감히 우리 구씨 가문의 수장을 죽여!!!”노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노인의 한마디에 현장의 온도는 수십도 내려간 것처럼 순간 얼음장처럼 한기가 서늘했다.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끝이 보이지 않은 살기가 담겨있었다.노인은 두 손을 등 뒤로 하고 서서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러고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았다.노인의 시선이 가는 곳마다 모두 두려움에 떤 채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의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강력한 존재다! 도대체 어떤 계급이길래 바라만 보
이도현이 몸을 돌리자 천리안의 투시 능력으로 밀실 밖에 태양신전의 사람이 몰래 그를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들어갑시다. 시간이 된 것 같아요.”“지금 반 시간이 지났어요. 보물을 다 보고 명상에 들어갔을 거예요.”명상. 서방 무사가 말하는 명상은 동방 무사가 앉아서 내력을 다스리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부르는 방식이 다르고 다스리는 방법도 다르지만 결국 얻는 효과는 비슷했다.“저도 시간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저놈이 명상하는 틈에 쳐들어가서 쥐도 새도 모르게 해치웁시다.”“맞아요. 이 녀석이 사람을 너무 업신여겼어요. 죽이지 않는다면 저희가 앞으로 성지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녀요.”“이 녀석을 반드시 죽여야 해요. 우리 태양신전이 이 잡종에게 이렇게 당하기만 해서는 안 돼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죽여야 해요.”“맞아요. 이 녀석을 반드시 죽어야 해요.”한 무리의 사람은 작은 목소리로 음흉하고 악랄한 얘기를 토론했다.“다만 지금 정말 명상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명상하고 있지 않은데 우리가 쳐들어갔다가는 우리 다 죽는 거 아니에요?”한 사람이 걱정스레 물었다.“맞아요. 지금 그게 걱정이에요.”“만약 그 짐승이 명상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우리는 죽는 길밖에 없어요.”“하지만 저희가 지금 쳐들어가지 않는다면 그 녀석이 명상을 끝내고 체력을 회복할 거예요. 그때가 되면 저희는 더 이상 그놈을 죽일 기회가 없어요.”이런 걱정 때문에 그들은 진퇴양난의 경지에 빠졌다. 당장 쳐들어가 이도현을 죽이고 싶으면서도 밀실 안의 이도현이 예상대로 명상하고 있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그럼 어떡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안 들어가고 지켜보고 있기만 해요? ”“이 밀실에 왜 창문 하나 없는 거예요? 창문이라도 있으면 안의 상황을 관찰할 수 있을 텐데... 어휴...”“들어갈까요? 지금 벌써 반시간이 지났어요. 더 머뭇거렸다가 정말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지도 몰라요.”“맞아요. 들어갑시다... 가요...”결국, 한 무리의 사람은
이도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천리안을 정제하기 시작했다.그의 현재 내공과 재능으로 천리안을 정제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반나절도 안 되어 이도현은 이미 천리안의 공법을 거의 장악했다.이도현은 전부터 자신이 교룡 척추를 융합한 이후로 수련 재능과 이해 능력이 무섭게 늘어났다는 것을 느꼈다.더군다나 선학신침을 끊임없이 정제함에 따라 이 방면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고 있었다.예를 들어 예전에 천리안 같은 공법을 정제할 때는 그 안의 이치를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비책의 내용을 손금보듯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매우 자연스럽게 공법이 요구하는 대로 원력을 움직일 수 있고 원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반 시간 사이 이도현은 천리안을 전부 습득했다. 다시 눈을 뜨는 순간 그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물론 음양탑에 볼 것이 많지 않으니 천리안의 효과를 별로 알아볼 수 없었다. 뚜렷한 효과를 보려면 밖에 나가서 확인해야 했다.다시 밀실로 돌아와 천리안을 사용했을 때 이도현은 눈앞의 모든 것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졌다.특히 밀실의 보물과 약재 중 어떤 것이 일등품이고 어떤 것이 일반품이며 심지어 어떤 것이 쓰레기인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대박... 완전 짱이잖아.”“이 눈이 있으면 돈 벌기 참 쉽겠다. 비록 나에게 있어서 돈은 무용지물이지만... 이 눈만 갖고 있으면 하룻밤 사이에 갑부가 되는 것도 가능하겠는데... 대박이다...”“잠깐... 그것도 그거지만 이게 무슨 일이지?”이도현의 시선이 머무른 곳에 뜻밖에도 비밀 공간이 있었다.이 비밀 공간은 아주 교묘하게 설치되어 있었기에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천리안을 습득한 후로 이런 은밀한 설계는 허구처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이도현은 비밀 공간을 향해 걸어갔다. 안에 각종 함정이 설계되어 있었지만, 이도현은 매우 쉽게 건너뛰었다.비밀 공간에 빨간색 구슬이 하나 있었고 구슬은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천리안으로 보니
그는 이런 행동으로 점수를 따서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었다.이도현은 말을 하지 않고 안내하라는 의사를 표시하기만 했다.이 장로는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앞장서서 이도현을 태양신전 내부의 밀실로 안내했다.“이 어르신, 이곳은 태양신전의 밀실입니다. 이 안에 태양신전의 모든 보물과 소중한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태양왕과 마법사만 드나들 수 있기에 절대 조용합니다.”장로는 목숨을 건지기 위해 죽이든 밥이든 상관하지 않고 아예 이도현을 태양신전의 밀실로 데려갔다. 게다가 보물이 들어있는 밀실이었다.장로의 의도는 아주 선명했다. 보물은 가져가도 상관없으니 목숨만 살려달라는 의도.이도현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그는 태양신전에서 얻은 선학신침을 정제한 후 바로 천사국으로 갈 계획이었다.모르는 곳이다 보니 실력을 조금이라도 향상하면 안전이 더 보장되기 마련이었다.이도현은 밀실의 보물을 살펴보지 않고 먼저 선학신침을 정제했다.이도현은 다른 사람의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생각이었다.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이도현이 방금 치열한 싸움을 겪고 나니 체력이 소진되어 방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어쩌면 망명자가 이 기회를 틈타 이도현을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그리고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보물 창고에 들어오면 무조건 보물부터 살펴보고 보물을 다 본 후에야 다른 일을 했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돈독이라는 단어가 탄생하지도 않았다.그렇기에 이도현은 먼저 보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선학신침을 정제하기로 했다.물론 이도현은 이 사람들이 그가 선학신침을 정제할 때 쳐들어와서 그를 죽일까 봐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었다. 만약 이런 것이 두려웠다면 이도현은 애당초 이곳에서 선학신침을 정제하려 하지도 않았다.이도현은 선학신침을 꺼낸 후 늘 하던 대로 움직였다.한 방울의 피가 선학신침에 떨어졌을 때 선학신침은 뜨거운 빛을 발하더니 그의 몸속으로 사라졌다.일련의 반응을 겪고 난 후 그는 선학신침의 내부 세
오만.오만하기 그지없었다.이도현의 말은 천명처럼 성지의 2대 최강 패권자에게 전해졌다.수천 년 동안 태양신전과 사탄 지옥 조직은 성지를 제패하며 변함없는 패권자의 지위를 지켜왔다.이 성지에서 2대 패권자의 눈 밖에 나면 3일도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그러나 이도현은 지금 이 2대 패권자를 비롯한 모든 강자 앞에서 앞으로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했고 건드리면 죽인다고 했다.얼마나 패기 넘치는 말인가!수천 년 동안 아무도 감히 이런 말을 내뱉지 못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강자라 해도 엄두 내지 못했던 말을 이도현이 했다.게다가 이렇게 말한 후 2대 패권자의 강자는 고개도 쳐들지 못했고 보복하러 달려들지도 않았다.이게 바로 강자의 실력이었다.모두가 마음속으로 이도현이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서 그를 반박하지 않았다.2대 패권자의 두목 중 하나는 목이 부러지도록 맞아 죽었고 다른 하나는 내공이 폐지되었으며 수많은 강자가 이도현의 손에 살해되었다.그들은 자기도 목숨을 잃을까 봐 겁이 났다.그들은 이도현이 더 이상 그들에게 겁을 주지 않고 눈앞에서 당장 사라져주기를 바랐다. 이도현이 눈앞에서 1분이라도 더 얼쩡거리면 그들은 1분 더 위험을 무릅쓰고 있어야 했다.누구도 이도현이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검을 휘둘러 그들을 해치우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없었다.전전긍긍하는 지옥 사람들을 보며 이도현은 성가신 말투로 말했다.“썩 꺼져라. 내 손을 더럽혀가며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 얼른 꺼져...”사탄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옥주의 망가진 몸을 들고 태양신전을 뛰쳐나왔다.그들은 정말 재빠르게 쌩하고 밖으로 달려나갔다.이렇게 된 이상 목숨을 지키는 것이 체면보다 백배 천배 중요하기 때문이었다.사탄 지옥의 사람들이 다 나가는 것을 보고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부럽기 그지없었다. 이 시각 그들은 모두 마음속으로 자신이 왜 사탄 지옥의 사람이 아닌지 원망하고 있
작디작은 은바늘은 그들의 손바닥 힘을 뚫고 지났고 손바닥도 뚫고 지났다.“어떻게 이럴 수가?”두 사람은 경악하면서 미처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은바늘은 그들의 천령을 뚫고 지났다.“헐... 이건 불가능해...”“펑. 펑.”둔탁한 소리가 두 번 나더니 흑백쌍살의 머리가 순식간에 터져버렸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곧이어 두 개의 머리 없는 시체가 허공중에서 툭 떨어져 아주 세게 바닥에 부딪혔다.두 명의 성급 정상 강자가 이도현의 옷깃을 만지지도 못하고 바로 숨졌다.이 광경은 또다시 한번 장내를 놀라게 했다.하지만 그들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이도현의 몸은 제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들이 다시 이도현을 보았을 때 그는 이미 지옥주의 눈앞에 나타나 있었다.“죽어...”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도현은 곧장 지옥주의 천령을 향해 내리쳤다.화가 난 지옥주는 분노가 가슴속에서 활활 타올랐고 이도현을 향해 노호했다.“짐승 같은 놈. 죽으려고. 내가 아직 너한테 시비를 걸지도 않았는데 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쓰다니. 죽어...”지옥주는 화가 난 나머지 횡설수설했다. 성지를 제패한 지 수십 년인데 이렇게 건방진 사람은 처음 본다. 심지어 외지에서 온 젊은이가 무척 건방지게 감히 지옥주에게 공격을 날렸다.화난 지옥주는 손을 들어 이도현의 손바닥을 행해 내리쳤다.두 사람의 손바닥이 거의 맞닿을 무렵 지옥주는 별안간 아주 강한 힘이 하늘을 찌를 듯이 자기를 향해 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쿵!지옥주는 전력을 다해 이도현의 공격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강한 힘을 내뿜는다고 해도 이도현의 힘 앞에서는 무척이나 보잘것없었다.푹. 푹.이도현의 강한 힘 때문에 지옥주의 팔은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구멍이 하나 두 개 생겼고 피가 안에서 뿜어져 나왔다.지옥주 체내의 경맥은 이도현의 힘 때문에 끊임없이 부서지고 파괴되었다.곧이어 지옥주는 순식간에 모든 힘을 잃었다.몸에 있는 뼈들은 마치 산산조각이 난 것처럼 말랑말랑해졌고 그는 죽은 개처럼 바닥에
지옥주는 말을 마친 뒤 옆 사람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그의 양쪽에 서 있던 두 노자가 갑자기 휙 날아오르더니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짐승 같은 놈. 죽어!”“나도 너를 많이 참았다. 죽어...”이도현은 이 두 사람이 동방인 일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하는 말을 들으니 모두 염국 사람이었다.이도현은 원래 별로 화가 나지 않았는데 이 말을 듣고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올랐다.‘염국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서방 사람의 주구 노릇을 하다니. 너무 역겨워.’“두 사람도 염국 사람이야?”이도현이 차가운 소리로 물었다.“알면 됐어. 나와 동생은 백년전에 동방 염국 무사계에서 쩌렁쩌렁 이름을 날린 사람이다. 흑백쌍살이라는 칭호를 들어봤을 거다.”그중의 노자 한 분이 득의양양하게 말했다.두 사람이 우쭐대는 모습을 보자 이도현은 순식간에 역겨웠다.‘남의 주구 노릇을 하는 주제에 어디서 나온 우월감이지?’“흑백쌍살이고 뭐고 들어보지도 못했어.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주구 노릇을 아주 벼슬처럼 생각하고 있네. 서방 놈들에게 주구 노릇을 해주는 게 그렇게 우월감을 느낄 일인가?”“두 사람이 서방 놈들에게 주구 노릇을 한다는 것을 부모님이 알고 계셔? 조상들이 알고 계셔? 뻔뻔한 놈들. 같은 염국 사람으로서 정말 두 사람 때문에 수치스러워.”이도현은 곧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의 눈빛에서 경멸하는 기색이 넘쳐날 정도다.“젠장. 짐승 놈이. 가 죽어...”흑백쌍살은 이도현의 몇 마디에 화가 들끓었고 얼굴의 근육마저 부들부들 떨렸다.그들은 주구라고 불리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이 단어는 그들에게 금기였고 그들 앞에서 절대 입 밖에 꺼내면 안 되었다.사실 그들도 주구 노릇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 성지에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산사람도 잡아먹는 성지에서 든든한 배후를 찾지 않으면 삼 일도 버티기 힘들다. 그러니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주구를 택하는 수밖에 없었다.이 세상도 마찬가지다. 약자는 강자에게 빌붙어야지 더욱 잘 살아
태양왕의 실력이 어떤지, 제일 강한 기술이 뭔지를 보여줄 새도 없이 목숨을 걸 기회도 없이 태양왕은 이렇게 이도현의 손에 죽었다.정말 불쌍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타깝다고 말할 수는 있다.태양왕은 온몸에 강한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최후의 결말은 일반인보다도 못하다. 왜냐하면 일반인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발버둥을 두어 번 칠 수가 있다.하지만 태양왕은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젠장...”이 광경을 본 사탄 지옥 조직의 사람들은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그들은 이도현이 이렇게 담이 크게 정말 태양왕의 목을 부서뜨릴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것도 지옥주의 얼굴 앞에서 대놓고 그런 짓을 했다.‘어떻게 감히 이럴 수가 있지? 정말 두려운 게 없는 거야? 태양신전과 사탄 지옥 조직 이 두 패권자한테 다 밉보일 생각인 거야?’많은 사람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혐오스러운 벌레 같은 놈. 네가 감히...”지옥주는 크게 뒤통수를 맞았다.이도현이 이렇게 결연하게 일말의 안면도 안 봐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지옥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은 바로 태양왕을 죽였다.이건 지옥주에게 시비를 거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도현은 지옥주의 말을 전혀 안중에 넣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네가 뭔데라는 말까지 했다.지옥주는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수년 이래 그 누구도 감히 이렇게 그의 권위를 도발하지 못했다.심지어 태양왕도 그와 날카롭게 맞서 싸웠을 뿐이지 그를 도발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지옥주는 밖에서 온 새파랗게 어린놈한테, 그것도 동방에서 온 작은 개미 같은 놈한테 도발을 당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참을 수 없었다.지옥주의 얼굴에는 살기가 용솟음쳤고 분노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으며 아주 무서워 보였다.하지만 지옥주가 이렇게 나올수록 이도현은 속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웃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태양왕의 시체를 땅에 버려두고는 발로 지옥주의 앞으로 찼다.“이놈을 달라고 했잖아. 이렇게 줄 테니 가져가도 돼.”이도현이 조롱하면서
“이도현! 지옥주를 뵀으면 무릎을 꿇어야지.”“짐승 같은 놈. 지옥주가 너더러 태양왕을 놓으라고 명령하잖아. 귀먹었어? 빨리 그 손을 놓지 못해?”“무릎 꿇어!”지옥주 뒤에 있던 노자 몇 분이 이도현을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큰소리로 야단쳤다.조금 전까지 죽음의 위협을 느꼈던 태양왕은 지옥주가 자기를 구해줄 뜻이 있어 보이는 것을 보자 순식간에 좋아하는 연예인을 본 것처럼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커다랗고 파란 눈에는 순식간에 억울함으로 가득 찼고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아 보였다.“지옥주! 나를 구해줘... 빨리 나를 구해줘... 지옥주야...”“이 빌어먹을 짐승 놈이 나를 죽이려고 해. 우리 태양신전을 파멸하고 성지를 뒤엎으려고 해. 빨리 나를 구해줘. 지옥주야...”태양왕은 억울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치 술집에서 술을 먹고 떡이 된 아가씨가 이튿날 아침 일어나보니 홀몸으로 호텔 침대방에 있는데 들어온 사람이 자기 남자친구인 것을 보고 순간 억울해서 울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분명 잘못은 자기가 해놓고 억울해하는 그런 느낌이다.태양왕과 지옥주는 상대방을 서로 물어뜯고 싶어 안달 난 철천지원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지옥주에게 구해달라고 청을 들고 있다.정말 세상 오래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지옥주는 씩 웃으면서 조롱하는 눈빛으로 태양왕을 한눈 보았다. 그는 태양왕의 말에 답변하지 않고 오히려 눈길을 이도현에게 돌렸다.“이도현! 그 손을 놓지? 난 너와 싸우고 싶지 않다.”“성지는 우리 사탄 지옥과 태양신전의 구역이야. 네가 성지에 와서 멀쩡한 성지를 개판으로 만들어 놨으니 죄가 크다.”“나는 원래 너를 지옥으로 보내서 제대로 속죄하고 참회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네가 어렵게 내공을 수련한 것을 봐서 이번 한 번만 봐주지. 지금 태양왕을 놓고 나를 따라 사탄 지옥으로 가자. 그럼 네가 저지른 죄에 대해 속죄한 뒤에 너를 놓아줄게...”지옥주는 아주 거만하게 이도현을 전혀 안중에 넣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이 태양왕의
담약은 이도현에게 있어서 제일 쓸모없는 것이다. 이도현이 직접 제련해낸 담약은 남이 꿈에도 그리는 물건인 것도 모자라 음양탑이 그에게 준 담약 세 병은 정말 무적의 정도다. 그 세 가지 담약에 비하면 나머지 담약은 쓰레기에 불과하다.여자. 여자라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 세상에 그의 선배보다 더 이쁜 여자가 있을까? 한지음보다 더 큰 여자가 있을까? 게다가 이도현은 동방 여자를 좋아하니까 서방의 여자들은 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권력은 더더욱 개똥보다 못했다. 이도현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로 권력이다. 쓸모없는 것들이다.“내가 네 물건을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게다가 내가 만약 정말로 네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원한다면 너를 죽인 다음 뺏는 것이 더 낫잖아.”이도현이 장난스럽게 말했다.“너... 너 그러면 안 돼... 안 돼...”태양왕은 겁을 먹더니 눈을 부릅떴다. 그는 이도현이 이렇게 예상 밖으로 나올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그는 삽시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태양왕은 자기가 내놓을 수 있는 제일 큰 자본을 다 내놓았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가 중요시하는 것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이도현은 놀라며 당황해하는 태양왕을 보면서 그의 목숨을 앗아갈 준비를 했다.갑자기!노여움 소리가 밖에서 전해졌다.“자식! 담도 커라. 태양왕을 개 잡듯이 손에 잡고 있다니. 정말 무식한 것이야 아니면 죽으려고 덤비는 거야.”“지금 그를 놓아줘. 그는 오직 지옥주인 내 손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은 그를 죽일 수 없다.”갑자기 전해오는 목소리가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그러자 한 무리 사람이 천천히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것을 봤다. 족히 몇백 명이 되었다.그들은 모두 검은색 장포를 입었고 장포에 검은색 모자가 달려있었다. 큰 모자가 머리에 씌어 있고 그들의 가슴 위치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해골 모양이 수 놓여 있었다. 아주 흉측해 보였다.“사탄 지옥조직!”“지옥주?”“저 사람들이 어쩐 일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