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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어머님만 좋아하시면 돼요.”

도아린은 배추 모양 옥을 유민정에게 준 후 나머지 박스들은 전부 위층으로 가져갔다.

“사모님, 이거...”

유민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짜예요.”

도우미도 가짜인 걸 알아봤는데 주현정이 모를 리가 없었다. 주현정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이 선물 준 사람 육씨 가문을 무시하는 게 틀림없어. 가는 길에 버려. 우리 육씨 가문과 친분도 있는데 망신당하게 해선 안 되지.”

그러면서 배건후를 쳐다보았다.

“지유 아직 어리니까 어떤 일은 오빠인 네가 잘 가르치도록 해. 아린이가 생각이 깊어서 우리 배씨 가문의 체면을 남겨둔 거야. 만약 다른 사람이 지유가 새언니 물건으로 선물 준 거 알면 우리 집이 망할 수도 있다고.”

“...”

배건후는 어두운 표정으로 라이터를 돌렸다. 그가 아무 반응이 없자 주현정이 쿠션을 확 던졌다.

“가끔은 네가 내 아들이 맞나 의심이 들어!”

배건후는 쿠션을 잡고 소파에 내려놓았다.

“지유 말이에요...”

‘됐어. 목걸이는 나중에 얘기하자.’

“걔가 철이 없다고 너도 없을 셈이야?”

주현정이 호통쳤다.

“레스토랑까지 예약해서 밥 먹으러 가라고 했더니 귓등으로 들어? 마음 같아선 널 정말 호적에서 파버리고 싶어.”

배건후는 도아린의 ‘남자들’만 생각하면 표정이 싸늘해졌다.

...

도아린은 나영옥의 친구들이 준 선물과 비취 팔찌만 따로 골라냈고 나머지는 다용도실에 넣었다.

그녀가 금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열었다. 그런데 맨 위에 두었던 벨벳 케이스가 사라졌다. 도아린은 자신을 비웃었다.

비취 팔찌마저 배지유에게 줬는데 루비 목걸이를 남에게 준 것도 딱히 놀랍진 않았다.

그녀는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옷장에서 숄을 찾았다.

갑자기 바람이 불고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주현정이 추울까 걱정되었다. 그런데 돌아선 순간 배건후의 품에 부딪히고 말았다.

도아린은 재빨리 뒷걸음질 쳤다.

“비켜요.”

배건후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금고를 열어보았으니 루비 목걸이가 사라졌다는 걸 분명 알았을 것이다. 이 일은 그녀에게 직접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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