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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지현이한테는 누나 하나밖에 없어요.”

도아린이 싸늘하게 잘라버렸다. 순간 말문이 막힌 도정국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내 양아들이 지현이 형이 아니면 뭔데?”

“지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한 게 없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형이에요?”

“네가 유준이한테 투자했더라면 쟤가 돈 벌어서 지현이 챙겨주지 않았겠어?”

도아린은 조롱 섞인 눈빛으로 도정국을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많이 벌어도 지현이 병원비 일전 한 푼 낸 적이 없잖아요.”

“...”

도정국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병원에서 싸워봤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숨을 길게 내뱉고는 화제를 돌렸다.

“네 시어머니 또 입원했다며? 이번 약 효과 없는 거 아니야? 내가 사람 찾아서 다시 바꿔 달라고 할게.”

도아린은 병실 안의 환자 감시 모니터를 보면서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배씨 가문의 인맥이 아버지보다 넓은데 당연히 아는 사람이 더 많죠.”

“인맥이 아무리 넓어도 그건 그 집 거지.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성의는 보여줘야 하는 거야.”

도정국은 도아린이 자신을 경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매장 있잖아, 얼른 해결해. 유준이 데리고 먼저 갈게.”

그가 가자마자 도아린은 배건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빨리 받아요.’

도아린이 다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다. 드디어 휴대전화 너머로 배건후의 굵은 중저음이 들려왔다.

“말해.”

“우리 아버지 방금 내려갔어요. 혹시 만나면 해외에서 의사 찾았으니까 지현이 깨어날 가능성 있다고 해요.”

배건후는 아무 말이 없었다. 도아린이 멀리서 내다보니 엘리베이터가 어느덧 1층에 도착했다.

“내가 건후 씨 어머니 앞에서 연기하니까 건후 씨도 우리 아버지 앞에서 연기해요. 그래야 공평하죠.”

“근데 넌 4천억이 있잖아.”

도아린이 휴대전화를 꽉 쥐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았다.

‘내가 손보미를 돕지 않겠다고 해서 지금 이러는 거야? 그러는 거라면...’

“건후 씨, 나한테...”

“집으로 들어와서 지내.”

도아린이 화들짝 놀랐다. 배건후가 이런 조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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