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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배지유랑 있지 않으면 손보미랑 있겠지.

그가 집에 안 가면 그녀도 굳이 에이트 맨션에서 숙박하는 거래를 이행할 필요가 없었다.

“에취!”

“조수석 서랍에 티슈 있어요.”

“고마워요.”

도아린은 조수석 앞에 있는 서랍을 열고 티슈를 꺼내다가 그 밑에 있던 향낭을 발견했다.

육하경은 곁눈으로 슬쩍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 향낭이 내 목숨을 살렸어요.”

“그래요?”

도아린은 무심하게 웃었다.

“며칠 전에 고향에서 누군가 돌아가셔서 밤새 차를 몰고 가다가 휴게소에 들렀어요.”

육하경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백미러를 가리켰다.

“그런데 다시 출발하려는데 여기 걸려있던 향낭이 갑자기 떨어지더라고요.”

그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가려 했지만, 어머니는 왠지 불길하다고 하며 천천히 가자고 말렸다.

차 안에서 한 시간쯤 자고 다시 고속도로에 올랐을 때, 그는 몇 킬로미터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트레일러에 실린 수확기가 떨어져서 자기가 타고 있는 차랑 똑같은 차를 덮쳤는데 운전자는 현장에서 즉사했다는 것이다.

“그냥 우연이 아닐까요?”

도아린은 코를 닦은 휴지를 티슈로 감싸서 가방에 넣었다.

그녀의 시선은 가방 밑에 있는 남자 인형으로 향하더니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육하경은 그녀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이 향낭은 내 행운의 부적이에요.”

우연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그의 할아버지와 육민재의 할아버지는 친형제였고 육씨 가문의 사업 중에서 육하경의 집안이 담당하는 건 극히 일부분이었다.

이번에 돌아가신 어르신은 호텔 사업을 맡으셨는데 육하경이 어머니를 모시고 조문을 하러 간 건 단지 가족의 의례일 뿐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할아버지는 그를 후계자로 지명하셨다.

육하경이 늘 여행을 다니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그가 뭔가 수를 쓴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는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호텔 운영에 대해 많이 배워왔다.

비록 다들 그의 승계에 놀랐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그에게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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