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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백구 씨인가요?”

전화를 받자마자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닙니다.”

배건후는 차갑게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곧바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백구 씨, 사모님이 우리 쪽에...”

“죽여버리던가 맘대로 해!”

배건후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사기 전화가 자기한테도 걸려오다니.

이 번호는 배 씨 일가족이나 친한 친구들만 알고 있는 것으로 스팸 문자조차 온 적 없던 번호였다.

딩동.

낯선 번호로 사진 메시지가 왔다.

한 여자가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조사실 조명에 그녀의 얼굴을 창백하고 초조해 보였다.

도아린이었다.

그녀는 지금 경찰서에 있었다.

배건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전화를 걸며 물었다.

“어느 경찰서죠?”

경찰서로 가는 길에 배건후는 최근 콜택시가 여성 혼자 타기엔 위험하다고 했던 조수현의 말을 떠올리며 갑자기 속도를 올렸다.

도아린은 오늘 정말 재수 없었다.

그녀가 소유정의 집에 들어가자마자 집주인이 찾아왔고 집주인은 방 안에 낯선 사람이 있는걸 보더니 소유정이 재임대했다고 우겨댔다.

“재임대 한 사람들은 다 친구나 친척이라고 하더라. 날 속이려 하지 마!”

도아린이 아무리 설명해도 집주인은 끝까지 경찰을 부르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하필 이때 소유정은 공연 중이라 전화도 받지 않았다.

배건후 그 개자식은 지금 분명 병원에 있을 것이다.

동생도 다쳤고 사랑하는 여자도 얼굴을 다쳤으니 그녀에게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전화를 걸고 나서 도아린은 후회했다.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망설이고 있을 때, 경찰 직원이 들어왔다.

“도아린 씨, 이제 가셔도 됩니다.”

빠른 걸음으로 조사실을 빠져나온 도아린은 배건후를 보자 걸음을 멈췄다.

배건후는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이마에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축 늘어져 있었고 바짓가랑이는 물에 젖어 짙은 색을 띠었다.

얼핏 보면 서둘러 집을 나선 것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눈빛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도아린은 다가가 배건후가 던져준 차 키를 받아들고 먼저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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